이승호 NH투자증권 연구원


2015년은 한국 헬스케어 산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한 해였다. 국내 헬스케어 기업들은 기존의 제너릭, 리베이트 위주의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상위 제약사를 중심으로 수출위주의 R&D 중심 경영전략을 펼쳤고, 그에 대한 성과가 분명히 나타난 한 해였다.

2015년 코스피 제약업종은 12월 10일을 기준으로 연초 대비 82.8% 상승했으며 코스피 대비 81.8% 초과 상승했다. 바이오 업종 역시 연초 대비 78.1% 상승했고 코스닥대비 55.8% 초과 상승했다.

국내 R&D 중심 경영전략의 대표적인 성공사례인 한미약품의 경우, 2015년 일라이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존슨앤존슨을 대상으로 7조 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R&D 투자, B2B 성과 도출, 대규모 기술료 수취 등 선 순환기에 진입했다.

지난 5년간 공격적으로 R&D 투자에 집중해 성과를 도출해낸 한미약품의 사례는 한국제약업종의 새로운 방향성과 함께 R&D 투자의 당위성과 가능성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에게 R&D 투자 및 신약가치 평가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2015년이 R&D 투자의 가능성을 확인한 해였다면, 2016년은 본격적으로 R&D 및 B2B 성과가 수익으로 전환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역대 최대 기술수출 성과

2015년은 국내 헬스케어업종 역대 최대 기술수출계약 및 B2B 계약 성과를 도출해낸 한 해였다.

과거 2013년 앨러간 대상 3억 6,2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계약을 체결했던 메디톡스가 계약금 6,500만 달러와 마일스톤 6,500만 달러를 수취함에 따라 매출액 759억 원(+93.9% y-y), 영업이익 500억 원(+198.1% y-y), 순이익 436억 원(+205.0% y-y)이라는 놀라운 수치를 달성한 것을 참고하면, 한미약품을 비롯한 우량 R&D 파이프라인 및 B2B 계약을 보유한 기업들의 실적 및 기업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

한국 바이오시밀러 생산국기지화

바이오시밀러 역시 2016년에 주목해야 되는 분야 중에 하나이다. EvaluatePharma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13년 1,650억 달러(시장 비중 22%)에서 연평균 +8.4% 성장해 2020년 2,910억 달러(시장 비중 27%)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세계 10대 블록버스터 의약품 중 7개가 바이오의약품이며, 2019년까지 7개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Thomson Reuter는 세계 선진 바이오시밀러 시장 장악에 있어서 가장 주도적인 바이오회사로 노바티스, 화이자와 셀트리온 합작, 머크와 삼성 바이오에피스 합작 3개를 선정했다.

한국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과거 인도 제너릭 산업과 마찬가지로 선진국 수준의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특허 만료 시 최초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통해 선진국 시장을 공략해 바이오시밀러 기반 고성장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과거 인도가 제너릭 선진국으로의 수출을 통해 수출 지향적 산업 재편에 성공한 것과 마찬가지로 향후 한국이 바이오시밀러 선진국으로의 수출을 통해 수출 지향적 산업 재편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허가현황으로는 대표기업인 셀트리온이 2013년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의 유럽허가를 취득했으며, 2016년 2월 램시마의 미국 FDA허가가 기대되고 있다. 또한 셀트리온의 경쟁상대로 부상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엔브렐,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의 국내허가를 취득한 상태이며, 유럽허가신청을 한 상태이다.

최근 발표된 머크(Merck)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유럽 레미케이드 매출액은 2분기 4억1,125만 유로(-7.1% y-y)로 집계됐고 3분기 3억9,756만 유로(-12.8% y-y)로 집계됐다. Wall Street Journal은 레미케이드 대비 45% 저렴한 램시마 때문에 레미케이드의 매출액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했다.

램시마의 유럽 출시 이후 레미케이드 외에도 동일기전의 약물인 휴미라, 엔브렐의 유럽 매출액이 감소했다. 2015년 3분기 미국 외 지역에서 휴미라, 엔브렐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3.0%, -11.8%의 역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램시마가 출시되지 않은 미국지역의 휴미라, 엔브렐 성장률이 30.4%, 39.2%를 기록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금년 유로화 약세를 감안하더라도 램시마가 휴미라, 엔브렐의 시장도 일정부분 잠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6년 제약·바이오 주식시장 전망

2016년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대선이 헬스케어업종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힐러리 등 민주당 유력 후보들이 잇달아 헬스케어 관련 공약을 발표하면서 최근 미국 헬스케어 주가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민주당 유력 후보들은 구체적인 약가인하 정책과 바이오시밀러 장려정책을 제시했지만, 공화당은 헬스케어 산업과의 이해관계로 약가인하와 관련해서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도 민주당이 상원, 하원의 다수당이 되지 못한다면, 약가인하 안이 실질적으로 통과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는 2016년 미국대선은 헬스케어 섹터에 중립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2016년 대선에서 공하당 승리 시 약가인하 우려 해소, 민주당 승리 시 바이오시밀러 산업 성장이 기대된다.

2015년에는 다수의 우량 헬스케어 기업들이 상장하며 주식시장에서 헬스케어 섹터의 비중이 늘었다. 2016년의 헬스케어업종의 IPO수는 2015년의 절반 정도로 예상되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헬스케어, CJ헬스케어 등 대형 헬스케어기업들의 IPO가 예정돼 있어 규모 면에서는 2015년을 압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헬스케어업종 IPO 확대 추세에 따라 헬스케어업종 비중 확대 및 투자자 관심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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