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글로벌시장 진출 전략
[대웅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 서종원 상무] 

고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국내 제약시장은 특히, 대대적인 약가인하로 인한 기업의 이익률 감소 등으로 판매량이 증가해도 매출이나 수익 성장은 미미한 전형적인 저성장 국면으로 진입했다.

따라서 국내 제약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필연적이다. 수익창출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국내 제약시장보다 70배나 큰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추진 동력을 이동시킬 필요가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는 대웅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 서종원 상무를 만나 2014년 제약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들어보았다.

2014년 촉진요인이 저해요인 일정부분 상회
대웅, Reverse Innovation 전략 수립

2014년 전반을 미리 예측하자면 오리지널 약물의 특허만료에 따른 급격한 매출감소와 출시되는 신약 수의 감소, 전 세계적인 의약품 가격 인하는 제약산업의 가장 큰 성장 저해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바이오 및 specialty 의약품의 성장, 신흥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의약시장 수요 증가는 성장 촉진요인이라 할 수 있다.

서종원 상무는 “2014년은 전체적으로 촉진요인이 저해요인을 일정부분 상회하리라 판단되며 5-8% 성장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국내 업계는 저해요인을 최소화하고 촉진요인을 극대화하기 위해 신흥국 시장 진출에 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누차 강조됐듯이 향후 제약산업의 미래는 해외시장 진출에 승패가 달려있다.

이에 대웅제약 또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경쟁력 있는 의약품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미 해외 진출을 목표로 우수한 품질의 의약품 개발과 제약 신흥시장 네트워크 구축 등에 대한 준비, 이를 기반으로 한국이 제약강국으로 발돋움하는데 앞장서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대웅제약의 글로벌 진출 전략은 무엇일까? 서 상무는 ‘리버스 이노베이션’(Reverse Innovation)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시장의 가능성과 진출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현지에 맞는 제품 개발을 통해 선진국 등 전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으로, 현재 국내 제약사 중 현지 해외 현지법인을 최다

보유하고 있는 대웅제약은 중국,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을 비롯한 7개의 해외 지사 및 법인을 중심으로 국가별 정책, 제도, 규제 등 진입 장벽을 최소화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확보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 상무는 “현재 베트남 공장진출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며, 시장성이 확보되는 국가에 지사 및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러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VISION 2020’을 선언,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각 진출국가에서 10위 안에 진입하고 2020년에는 해외매출이 국내매출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국제 비즈니스 전략 수립 시 고려사항
국가별 진입전략부터 우선 파악 후 결정

대웅제약은 이미 7개국에 해외 지사 및 법인을 설립했다. 중국의 생산시설인 심양공장 인수와 인도네시아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 케이스.

특히 자체 개발한 보톨리눔톡신 제제인 ‘나보타 주’는 이미 계약이 완료된 미국, 유럽을 포함해 2014년까지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14년에는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cGMP 공장을 완공하고 가동하는 것이 목표이며 우루사, 이지에프, 루피어, 알비스, 큐라백 등의 제품을 바탕으로 다국가 글로벌 마케팅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서 상무는 국제 비즈니스 전략 수립 시 가장 먼저 해야 됨과 동시에 가장 중요한 것이 ‘진입전략’(Entry mode)이라고 강조했다. “제약산업의 진입전략은 크게 수출(Exporting), 라이센싱(Licensing), 합작(JV-Joint venture), 100% 투자법인 설립(whole owned subsidiary)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진출하려는 국가의 문화, 수요, 정치적인 안정, 현지 경쟁상황, 관세/비관세 장벽, 노하우 및 기술 유출 가능성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해야 정확한 진입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시장수요 예측이 크지 않고 운송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특별한 수입장벽이 없지만 현지 정치체계가 불안정하고 투자여력이 크지 않다면 수입을 우선으로 고려할 수 있다.

반대로 시장수요가 크게 예측되지만 규정상 수입장벽이 커서 현지 생산이 필요한데 기술유출 가능성과 그 폐해가 크다면 기술이전보다는 직접투자(FDI)가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진출하려는 국가의 문화, 비즈니스 관행 등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알아보고 학습할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상위기업 글로벌 진출 성공 공통 요인
M&A 통한 규모 경제 실현ㆍ신기술 확보 등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진출을 위해 노력을 해왔고 다양한 성공 및 실패사례도 도출됐다. 서 상무는 이러한 결과를 통해 상위 기업의 글로벌 진출 성공요인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바로 인수합병을 통해 신흥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이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 신기술과 신제품을 확보해 장기적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서 상무는 “국내 제약사들도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각 사의 핵심역량과 강점을 고려해 M&A나 JV(조인트벤처)같은 전략적인 성장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글로벌 사업 성공의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첫째, 진출 국가의 선정 후 직접 현지를 방문해 그 나라를 이해하는 수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사업은 책상에 앉아서 주어진 자료만 갖고 남의 말에 의지해 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둘째, 글로벌 사업은 한 개의 부서나 본부의 일이 아닌 연구·개발·생산·마케팅 등 전사적인 지지와 협력이 필요하며 특히 최고 경영층의 신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셋째, 글로벌 담당자의 비전과 목표의식이다. 이는 아무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이기에 해당 국가의 문화, 정책, 제도, 규제 등 많은 학습과 노력이 필요하고 많은 것들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넷째, 말보다는 실행이, 계획보다는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모든 일은 결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사업 담당자의 회사 충성도이다. 서 상무는 “글로벌 사업 담당자는 회사를 잘 알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 이뤄지는 글로벌 사업의 특성상 본부에서 관리가 어려운 점을 감안할 때 회사가 신뢰할 수 있으며 스스로 자기관리가 되어야 하는 사람이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서 상무는 마지막 사안과 관련해 글로벌 진출과 사업 성공에 있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글로벌 인재의 채용과 육성”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인원뿐만 아니라 해외지사에서 활동할 수 있는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것.

서 상무는 “이를 위해 사전에 글로벌 사업에 적합한 직원을 선발해 많은 해외 경험을 통해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 모든 것에 앞서 글로벌 기업 선포 등의 전사적인 지원과 관심은 가장 기본적인 사안일 것이다.

서 상무는 한미약품의 성공적인 중국진출을 모범적인 글로벌 진출 사례로 꼽았다. 그는 “소아과라는 특화된 분야에 집중하고 시장 니즈를 반영한 타깃팅은 국내 제약회사들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며 “연구와 생산, 영업, 물류 조직을 연계한 전 방위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운영한 것도 성공요인이라 생각된다”고 밝혔다.

정부의 해외진출 교두보 역할 중요
상대 국가 제도 및 정책 우선 숙지해야


앞서 언급됐듯이 제약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상대 국가의 제도와 정책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기업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

서 상무는 “우선 현재 일부 국가에서는 국가별로 제도와 규정을 정리한 책자를 배포하고 있다”며 “이를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정부가 많은 국가들과의 교류를 통해서 국내 제약사의 해외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부뿐만 아니라 제약사의 자체적인 방법 모색도 필수적이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이 개도국과 신흥국, 선진시장에 진출함에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도 들어보았다.

서 상무는 “선진시장은 환자는 적지만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보험급여가 가능한 고가의 Specialty 품목 개발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고 신흥시장 진출은 규모의 경제실현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각 시장에 적합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진시장에 대해서는 특정영역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집중하고, 필요하다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현지 업체와 제휴 방법도 고려 가능하다. 또한 EU-GMP, c-GMP 수준으로의 생산시설 업그레이드는 필수이자 기본적인 사항이다.

신흥시장에 대해서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역혁신(reverse innovation) 제품 개발이나 현지에 맞는 맞춤 개량제품 등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다. 또한 신흥국 진출 시 정부기관 및 환자, 의료기관 등과 협력을 통한 공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전에 해당국가 정부의 정책, 제도, 규정, 규제에 대한 학습을 통해 진입장벽을 축소하고 시간을 단축하는 전략을 갖춰야 한다.

국내 제약, 해외진출 아이템 다양하고 풍부
글로벌 시장 진출 결실 따라 제약사 명암 결정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위해서는 품질적인 측면과 가격적인 측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까다로운 해외 시장 기준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국내 제약기업은 장점과 강점을 특화시킴으로써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서 상무는 “국내기업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최근 비약적으로 R&D 수준이 발전해 신약, 개량신약, 바이오 등 기술 난이도가 높은 차별화된 제품이 많이 개발됐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이 과거보다 다양하고 풍부해졌다는 설명이다.

해외시장 진출이 국내 제약산업의 유일한 돌파구로 여겨지는 지금, 2014년의 글로벌 진출 동력이 각 제약사에 어떻게 적용될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앞서 서 상무의 말처럼 모든 것은 결과로 대변된다.

국내 내수시장의 저성장과 약가인하의 어려움 속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진출을 답으로 상정하고 노력해온 만큼 그 결실이 올해 본격적으로 맺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 해가 흘러 2014년을 돌아볼 때 어떤 회사가 울고 웃을지는 해외시장 진출 성공 여부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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