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훈의료관리공단은 일동제약 암포젤엠, 대웅제약 가스모틴, 동아제약 스티렌, 보령제약 메이액트정 등 총 20억원 상당의 대형 단독 9품목을 구매리스트에서 삭제 시켰다.

이같은 현상은 제약사들이 품목도매업자들과 결탁해 국공립의료기관 입찰에서 무리하게 가격을 세우려다가 오히려 병원에서 관련 품목이 퇴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국보훈의료관리공단은 지난 수년간 사용해 왔던 대형 단독 품목들이 입찰에서 계속 유찰되자 D.C(약사위원회)를 열고 구매리스트에서 전격 탈락시켰다.

더욱이 병원측이 D.C를 소집해 타 의약품으로 대체 가능여부를 확인한 후 구매하지 않아도 환자진료에 전혀 차질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이번에 구매 리스트에서 누락된 품목은 연간 소요량이 1억에서 3억5천여만원 등 대형 단독 품목들로 예정구매량이 총 20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들 제품은 도매업소들이 제약사들로부터 고마진을 받고 영업을 전개하는 대표적인 품목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병원측의 이번 결정은 의약품 구매를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제약과 도매 및 병원 구매담당자의 각종 의혹에 메스를 가하려는 전초전이라는 조심스러운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보훈의료관리공단은 올해 구매의약품에 대한 예가를 작년도 낙찰가격 수준으로 책정했는데 단독품목을 보유한 제약사와 도매업소들이 예가를 높이기 위해 6차례에 걸친 입찰에서 계속 유찰돼 왔다.

이는 연간 소요량이 큰 단독 품목이라서 제약사로부터 사전오더를 받은 도매상이 예가를 초과한 가격으로 응찰하면서 계속 유찰시킴으로써 병원측이 예가를 상향 조정토록 유도할 계획이었다. 사전 오더를 받지 못한 도매업소들은 낙찰시켜도 사살상 공급이 어렵기 때문에 아예 응찰도 못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고 대체 의약품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작년 보다 비싼 가격으로 구매할 필요가 없다면서 구매리스트에서 9개 품목을 삭제시켰다.

보훈의료관리공단 한 관계자는 "최근 D.C를 개최한 결과 9개 대형 품목이 타 의약품으로 대체가 가능하다는 판단아래 이같이 결정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로선 이들 품목을 구매할 계획이 없으며 다만 D.C에서 다시 구매키로 결정하면 추가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관련 제약사 및 의료진 일부가 현재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 입찰리스트에서 누락된 품목은 대부분 품목영업을 전개하는 제품인데 제약사와 도매상들이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낙찰시키려다가 일격을 맞은 격”이라면서 “다른 의약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품목들이 있기 때문에 병원측이 더 이상 업자들에게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결단을 보여준 조치”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단독 품목이 일시에 9개씩이나 입찰리스트에서 삭제된 경우는 거의 없는 일”이라면서 “보훈의료관리공단이 의약품 구매와 관련 각종 잡음에 제기되고 있는 산하병원 약제부에 대한 일련의 경고성 조치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결국 제약사들이 연간 수억원대에 달하는 제품을 병원에 어렵게 랜딩 시키고 품목도매업자들에게 무리하게 끌려다님으로써 입찰리스트에서 삭제되는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이번에 누락된 품목은 ▶Aluminum hydroxide gel(일동제약 암포젤엠, 연간 금액 2억7천6백) ▶Benexate betadex(일동제약 울굿캅셀, 1억1천9백만원) ▶Dantrolene sodium 25mg(유영제약 아노렉스캅셀, 1억4천5백만원) ▶Artemisia asiatica 95% ethanol ext.(동아제약 스티렌캅셀, 3억4천7백만원) ▶Cefditoren pivoxil 100mg(보령제약 메이액트정, 1억3천5백만원) ▶Mosapride citrate 5mg(대웅제약 가스모틴정 2억2천2백만원) ▶Astromycin sulfate 200mg(영진약품 포티미신주(2억8천만원) ▶Amoxicillin sodium 500mg(근화제약 썰타목스주, 1억7백만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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