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약사들의 '학술 및 교류의 장'으로 알려진 아시아약학연맹(FAPA) 총회가 11월 8일부터 12일까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컨벤션센터(KLCC)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28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FAPA 총회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연기되다가 4년만에 재개됐다.

이에 팜뉴스는 이번 행사에 참석한 이향란 약사(부산시약사회 학술위원회 및 미디어컨텐츠위원회 위원장)를 통해 생생한 현장 분위기와 흥미로운 컨텐츠들을 전하고자 한다. 지난 1편에 이어 본편에서는 많은 약사들의 호응을 받았던 인도약사회 T.V.Narayana 회장의 심포지엄 내용들을 소개한다.

사진. 이향란 약사(2022 FAPA 현장)
사진. 이향란 약사(2022 FAPA 현장)

최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2022 FAPA 총회 및 학술대회에 참가해 다양한 컨텐츠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준비된 '인도 약국 전문직의 변화 시나리오'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을 듣고 나니, 앞으로 우리나라 약사 사회가 변화하는 시대상황에 맞춰 어떤 청사진을 그려야 할지 고민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이번에 소개할 내용은 약국 교육 분야(Pharmacy Education)에서 인도약사회 T.V.Narayana 회장이 진행한 '인도 약국 전문직의 변화 시나리오(Changing scenario of pharmacy profession in India)' 심포지엄에 관한 내용입니다.

인도에서 약학기관의 기원은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최초의 약학 학부 프로그램은 1932년에 시작됐습니다. 이후 많은 대학교들이 설립되면서 학부 및 대학원, 석사, 박사 과정을 제공하는 약학기관들이 늘어났고 현재는 약 4000개 이상의 많은 약학 교육기관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강의계획은 2008년까지 실무보다는 '산업지향적'인 편이었고 주로 제약산업의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인도의 제약산업은 자국의 경제 발전에 괄목할 만한 기여를 했고 전세계 백신 수요량의 50%, 전세계 제네릭 시장의 20%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무역협회(KOTR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인도 의약품 산업 규모는 약 290억 달러 수주이며 향후 5년간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인도의 대형 제약사들은 제약산업을 자국의 핵심산업으로 키워 나가면서 국가를 자립하게 만들었고 사회적 및 전략적 중요 분야가 되었습니다. 특히 전세계 경기를 침체에 빠트렸던 코로나19 기간 동안 다른 산업들은 모두 하락세를 보였지만 제약산업은 오히려 성장세를 가속화하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현재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R&D)과 혁신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T.V.Narayana 회장은 "시대가 변하면서 다양한 사회적 요구사항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헬스케어 영역 뿐만 아니라 보다 전문화된 인력에 대한 필요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한 시나리오에 초점이 맞춰졌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진. 이향란 약사(2022 FAPA 현장)
사진. 이향란 약사(2022 FAPA 현장)

실제로 인도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팜디(pharmD)'라는 자격이 인도의 미래 약사상을 위해 도입됐습니다. '팜디'란 약을 조제하는 기술 뿐만 아니라 환자와 약을 처방하는 의료진 사이에서 의약품 상담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전문적인 약사를 의미합니다.

10여년 전부터 도입해 지속해 온 자격증으로 이 기간 동안 자연스럽게 '팜디'를 보유한 약사들이 늘어났고, 이들 대부분이 병원과 지역약국에서 자리잡게 될 무렵에 코로나19 팬데믹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약사들이 지역사회와 국가 공중보건 시스템에 상당한 기여를 했습니다. 일례로 최근 인도 정부는 약사의 백신 접종을 허용했는데, 3일 간의 별도 교육을 이수한 약사들은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인도는 백신 생산 주도국이라는 점과 높은 인구 수에 비해 백신을 접종할 의료진 숫자가 부족했을 것이라는 배경들이 있지만, 팬데믹에 약사들이 시민들에게 제공한 서비스는 모든 이해 관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지난 2년간의 코로나19라는 전세계적인 비상사태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인도의 보건당국 관계자 및 정책 입안자들은 의료 서비스 영역에 있어 전염병 이후의 변화를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책 입안자들은 제약산업과 R&D,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약국 서비스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정책적인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며 약사는 과학과 헬스케어 분야 모두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번 2022 FAPA 총회 기간 중에 대한약사회와 인도약사회 간의 교류 및 협력을 약속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당시 T.V.Narayana 회장은 팬데믹 기간 동안 지역약국 약사가 수행했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약사 직능의 위상을 강화하는데 일조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점들이 앞서의 심포지엄 내용과 더불어 우리나라 약사의 미래 시나리오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 이향란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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