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성건 박사(약사)
사진. 김성건 박사(약사)

앞서 1편에서 살펴봤던 소화기계 질환들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기본적으로 뚜렷한 기질적 병변이 없고 증상 발현이 있다가 없다가(flare & remission) 하기 때문에 치료 및 관리를 하는 것이 어렵다.

또한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양약으로 치료를 받는 것도 위와 같은 이유로 한계가 있다.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천연물을 이용하여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생각된다. 천연물의 경우 장기간 복용을 하여도 부작용이 적고 실제 논문을 확인해보면 효능도 확실히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소화기계에 적용할 수 있는 천연물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물론 약국을 방문하면 한방소화제가 여러 종류가 있다. 거기에 함유된 창출, 계피, 진피 (귤껍질), 현호색, 견우자 등 여러 소화기능을 도와주는 생약재들이 많다. 이들 중에서는 식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재들이 많고 손쉽게 구하여 복용할 수 있는 것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번에 필자가 소개할 소재는 이러한 전문적인 소재들이 아니고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들이며 이미 거의 모든 독자들이 알고 있는 것들일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친근한 소재들이 막연하게 “좋다”라고 알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본 컬럼에서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화기계 질환 관리를 위한 소재들의 우수성을 학술 논문에 근거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 양배추

양배추가 소화기계를 보호한다는 이야기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일본에서 수입된 양배추 추출물인 카O진은 약국에서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은지 오래이다. 특히 만성 위염, 속쓰림에 효과를 봤다는 분들이 많다. 자 그럼 양배추가 왜 효과가 있는지 어떠한 논문이 보고가 되었는지 살펴보겠다.

1952년 미국에서 이와 관련된 임상시험이 진행된다. 양배추 주스를 마신 군과 그렇지 않은 군에서 소화기계 증상의 변화를 확인한 것이다.
 

양배추 주스가 위통 및 염증 회복에 미치는 영향
양배추 주스가 위통 및 염증 회복에 미치는 영향

100명의 궤양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였고 실제 양배추 주스를 섭취한 군에서 2-7일만에 통증이 억제되었고 실제 염증부위 회복이 음성대조군과 비교시 빠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미 양배추에 함유된 항궤양인자를 vitamin U로 명명을 하고 있었고, 이 물질은 S-methylmethionine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탁월한 효능은 후속연구에서도 입증되었다. 1956년에 진행된 연구는 다음과 같다. 궤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양배추 주스의 복용여부에 의한 변화를 확인하였다. 흥미로운 것은 교도소에서 연구가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소화기계에 작용하는 효능을 파악하는 부분이라 교도소라는 공간이 섭취하는 음식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임상시험보다 결과의 신뢰도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본 논문의 저자들도 이에 대한 고려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위약군의 경우 31.6%에서 궤양치유를 확인하였고, 양배추 주스를 복용한 군에서는 92.3%에서 궤양이 치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양배추 주스의 항궤양 효과
양배추 주스의 항궤양 효과

이처럼 이미 1950년대 양배추에 염증을 억제해주는 역할을 하는 비타민 U의 존재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입증되었다.

또한 시기적으로 최근인 2009년 흥미로운 결과가 발표된다. 위산분비억제제인 famotidine 단일 투여와 비타민 U와 병용투여시 위벽보호능에 대한 비교연구를 진행하였다. 임상에서 famotidine은 널리 이용되고 있는 성분이다. 본 논문의 결과를 살펴보면 famotidine 단일 투여시 위벽을 보호하는 점액 분비가 감소하게 된다.

하지만 비타민 U와 병용투여시에는 점액 분비량이 다시 회복되는 결과가 확인되었다. 그리고 비타민 U의 단독 투여시 정상군(약물비처리군)과 비교한 결과 통계적 유의성이 있는 점막 분비 증가 효능이 확인되어 비타민 U의 점막 보호 효능을 입증하였다.
 

비타민 U와 famotidine의 병용 투여시 점막보호능 변화
비타민 U와 famotidine의 병용 투여시 점막보호능 변화

양배추는 비타민 U를 함유하고 있어 염증을 억제하며 궤양을 완화하는 효능이 뛰어나다. 앞서 언급한 현대인들이 시달리고 있는 소화기계 질환의 병리적 기전을 생각해보면 양배추는 위벽에서 헬리코박터 균과 관련된 미세 염증반응을 완화하는데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기존에 위산분비 과다로 인한 속쓰림, 역류성 소화질환 등에 사용되는 famotidine의 부작용을 양배추가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필자의 글에 추가적인 의견이나 궁금증이 있으면 언제든지 댓글이나 팜뉴스 이메일 등을 통해 알려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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