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전북대학교  약학대학 정재훈 교수
사진. 전북대학교  약학대학 정재훈 교수

최근 폴란드 Wroclaw 의과대학의 Szymon Urban 박사 연구팀이 심부전 치료를 위한 신기술들을 정리한 논문을 Journal of Clinical Medicine(11(15): 4303)에 발표하였다. 심부전 치료를 위한 전자약의 현 주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료로 여겨져 이번 컬럼에 소개한다.

심부전(Heart Failure)은 심장의 구조적 및/또는 기능적 이상으로 심장이 혈액을 받아들이는 기능이나 펌프 기능이 떨어져 전신에 혈액(산소)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는 임상 증후군이다. 심부전의 요인과 병태생리는 다차원적이라서 단순한 기능 조절을 통해 그 증상을 개선하기가 어렵지만 인위적 장치를 개입시켜서 교감 신경계 조정 또는 호흡 조절, 체적 과부하의 조정을 시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심부전의 병태생리학적 기작에 기초하여 적용되고 있는 기술들이 아래 그림과 같이 소개되었다.

심부전의 치료가 여전히 의학적 난제로 남아 있어서 장치 기반 새로운 치료 기술들의 개발이 촉진되었다. 새로운 기술들은 근거에 기반한 소규모 탐색 연구 과정을 거쳐 발전하였고, 대규모 전향적 연구를 통하여 검증되고 있다.

▶ 자율신경 조절 기법

생리학적으로 자율 신경계는 심혈관 기능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신경 호르몬 반응에 의해 구동되는 역동적인 구조로 심부전의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심부전 치료의 임상적 관점에서 자율신경을 조절할 수 있는 표적들이 제시되었다. 압반사 활성화 요법은 생리적 반사 기능 즉, 자극이 구심성 신경을 통해 중추 신경계로 전달되고 뇌간에서 분석되어 효과기 경로로 반응하는 기능을 활용한다. 교감신경조절을 통한 심박동수와 심수축력의 조절과 함께 레닌-안지오텐신계를 통한 나트륨과 체액 량의 조절이 심부전 해소의 주요 기작이다. 결과적으로 심 박출량을 늘리고 울혈을 줄일 수 있다.

자율신경 조절 방법인 압반사 활성화 요법은 자율신경 활성의 재균형에 기여하는 생리적 반사 경로를 활용하는 요법이다. 264명의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NCT02627196)에서 압반사 활성화 요법은 환자의 삶의 질과 운동 능력, 심 기능을 개선하는 동시에 뇌나트륨이뇨펩티드(NT-proBNP)를 감소시키고 입원 횟수를 줄였다. 주요 신경학적 또는 심혈관계 이상반응이 없는 비율은 97.2%이고 시술 관련 합병증이 없는 비율도 85.9%였다. 심혈관 사망률과 심부전 이환율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미주신경 자극(VNS)은 부교감신경의 활성을 증가시켜 자율신경의 불균형을 조정하는 방법이다. 자극이 쉬운 오른쪽 경추 미주 신경을 전기 자극하여 교감신경의 과활성을 완충한다. 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NCT01385176)에서 VNS는 환자들의 삶의 질과 뉴욕심장학회(NYHA) 등급, 운동 능력을 개선하였다.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률에서 대조군과 치료군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좌심실 기능과 심부전 증상 개선을 위하여 설계된 임상시험(NCT01823887)에서 VNS가 심장 기능과 심장초음파, NYHA 등급, 운동능력의 지속적인 개선을 보여주었다. 다만, VNS 요법 동안 NT-proBNP 혈청 수준이 감소되지 않았다.

내장 신경은 상복부 내장 혈관의 자율적 수축과 이완을 조절하는데 내장 혈관은 긴급한 필요에 따라 신속하게 재배치될 수 있는 혈액량의 자연적 저장소 역할을 하며 심부전 환자의 심-충전압 조절에 기여한다. 내장 신경의 조절을 통하여 내장 혈액이 중심 순환으로 이동하는 양을 조절할 수 있다.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내장신경 조절 임상시험NCT03453151)에서 내장신경 조절이 폐 모세혈관 쐐기압과 심장 지수, 운동 중 심-충전압을 개선하였다.

대장신경의 외과적 절제(NCT03715543)가 NYHA 등급과 삶의 질을 개선하였다. 또 다른 임상시험(NCT04592445)에 따르면 시술 1개월 후에 환자의 39%, 3개월 후에 50%에서 NYHA 등급이 개선되었다. 다만, 심각하지 않지만 시술 중 수액 과부하로 인한 심부전 보상 해제와 일과성 고혈압, 요통이 보고되었다.

심·폐 신경 자극은 심박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심실 이완과 심근 수축력 증가를 일으켜서 심장 기능과 전신 관류, 울혈을 개선한다. 심·폐 신경 자극 임상시험(NCT04814134)에서 심부전 환자의 좌심실 수축성이 개선되었고 평균 동맥압이 증가되었다. 또한, 카테터 삽입술 또는 이식형 제세동기/심장 재동기화 요법을 받는 만성 심부전 환자에서 단기 안전성과 타당성이 입증되었다.

▶ 울혈 해소 촉진 신기술

울혈 해소에 이뇨제가 사용되지만, 약물 내성으로 장기적 사용에 문제가 있으며, 심부전 환자의 약 50%에서 울혈이 지속되며, 울혈은 예후를 악화시킴으로 새로운 요법에 대한 요구가 있어왔다. 

Reprieve Therapy®(RT)는 정확하고 세밀한 울혈 완화 방안을 제공할 수 있다. 요도 카테타로 소변을 배출하고 체액 균형에 맞춘 대체 용액을 보급한다. 심부전에서는 소변량을 예측할 수 없으므로 일부 환자는 의도치 않게 혈관 내 용적 고갈이 일어난다. 이 기술은 울혈 시 요 배출에 대한 내부 신호인 혈관 내 용적 고갈의 위험을 줄인다. RT는 과도한 혈관 내 체액 제거와 용적 고갈을 방지하여 저혈량증 이나 혈역학적 불안정을 해소한다. 임상시험(NCT05015764)에서 RT가 소변량 증가와 체중 감소, 중심 정맥압 감소 효과를 나타내었다. 신기능이나 안전에 문제가 발생되지 않았고 피시험자들의 수축기 혈압은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다만 저칼륨혈증이 보고되었다.

심부전 환자에서 신정맥 울혈은 신기능 악화의 가장 중요한 요인인바 울혈 완화를 위한 새로운 중재 기술에 대한 요구가 높다. 대퇴 정맥 카테터를 삽입하여 신정맥의 압력을 줄이고 신장 흐름이 증가하며 소변 배출량이 증가하도록 경피 신정맥 울혈 해소계(TRVD)가 설계되었다. TRVD에 대한 임상시험(NCT03621436)이 진행되고 있다. 도라야(Doraya) 카테터는 신정맥 아래의 하대정맥에 설치된다.

하대정맥에 압 경사를 형성하여 신정맥압을 일시적으로 낮추고 우심실 전부하를 감소시킨다. Doraya에 대한 임상시험(NCT03234647)이 진행 중이다. 모든 기술적 측면은 성공적이었고, 카테터 위의 압력이 감소하였으며 이뇨 효과가 관찰되었다. 호흡곤란을 포함한 울혈의 임상 징후도 개선되었고,  장치 관련 또는 색전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으나, 추적 조사에서 주사 부위의 출혈성 혈종이 관찰되었다. Doraya 카테터는 표준 이뇨제 치료에 부적절한 반응을 보이는 울혈성 심부전 환자에게 새로운 중재 방안이 될 것이다.

preCARDIA(pC) 요법은 장치를 상대정맥에 삽입하여 간헐적 폐색을 유발함으로써 우심실 전부하를 감소시킨다. 임상시험(NCT03836079)에서 pC는 치료 전에 비해 우심방 압력과 폐모세혈관쐐기압을 감소시켰다. 처치 24시간째에, 소변량과 순 체액량을 130%와 156%까지 증가시켰다. 그러나 preCARDIA 시스템의 안전성과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장기적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

울혈성 심부전에서 림프계의 기능을 조절하면 울혈을 해소할 수 있다. 림프액 배출은 세포간질액 제거에 필수적이며, 중심 정맥압 상승은 흉관을 통한 림프 유출을 방해하고 림프 생성을 자극하여 부종을 악화시킨다. WhiteSwell®(WS)은 흉관에서 정맥계로 유출을 촉진하는 장치이다. 이뇨제 치료에 의한 혈관 내 체액 제거와 동시에 세포간질액의 배출을 쉽게 한다. 임상시험(NCT02863796)에서 WS가 설계에 맞는 압력 구배를 형성하여 체액 축적을 해소하고 제거를 촉진하였다. 처치 후 기립성 부종과 부종이 개선되었고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AquaPass 시스템은 간질액과 나트륨을 직접 제거하는 기술이다. 땀을 흘리는 속도를 높여 체액을 제거하나 심부체온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하체의 피부온도를 상승시키도록 제작된 웨어러블 장치이다. AquaPass 시스템으로 4시간 동안 3회의 치료 세션을 받도록 설계한 임상시험(NCT04578353)에서 피험자들의 피부 온도는 증가했지만 중심 온도에는 변화가 없었다. 심박수와 수축기-이완기 혈압은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심부전 환자의 발한 속도를 높이는 것은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충혈 완화 요법이 될 수 있으나 대규모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심부전 치료를 위한 새로운 중재 방안들은 화학적 또는 기계적 기술에 한정되지 않고 전자적 또는 디지털 기술들로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새로운 기술들은 기존 기술과 융합을 시도하여 최적의 치료 요법을 지향하고 있다. 대전환의 시대에서 의·약학과 화학, 공학, 전자학의 경계는 무의미하다. 당연히 생명을 향한 길에서 학문을 분류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시대가 다시 도래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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