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MZ세대들 사이에서 헬시플레저가 급격히 늘고 있다. 그들은 이제 넷플릭스 등의 OTT(Over The Top) 플랫폼만을 구독하지 않는다. 비타민까지 구독하고 주변 친구에게 건강기능식품 선물도 한다. ‘팜뉴스 대학생 기자단’이 MZ 세대를 필두로 시작된 헬시플레저 열풍을 진단했다.

사진 자료 - 영양제 구독 서비스 ‘필리’ 공식 블로그, ‘얼라이브’ 공식 블로그

# MZ세대의 비타민 구독법

‘필리’는 비타민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다. 20대 여성 A 씨는 2021년부터 필리를 통해 매달 비타민을 배송 받고 있다. 그는 본인의 건강 상태에 맞는 비타민 등의 영양제를 추천받고 매달 복용하는 과정이 즐겁다고 한다. 

A 씨는 비타민 구독 이유에 대해 “나이를 먹어서 이제 영양제라도 챙겨 먹지 않으면 안 되겠더라”라며 “‘내 몸은 내가 지켜야지’ 하는 마음으로 챙겨 먹고 있다”라고 대답했다.

20대 초반의 청춘이 나이가 들어 영양제 복용의 필요성을 깨달았다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대답은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MZ세대의 인식을 대변한다. 대학생 기자단은 아래 문답 형태로 A 씨를 인터뷰했다. 

# ‘필리’를 접한 계기는. 

 

지난해 초에 친구들 사이에서 비타민 구독이 유행이었다. 그때 ‘필리’를 알게 됐다. 

 

# 앞서 인터뷰에서 20대인데도 본인을 ‘나이가 먹었다’고 표현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확실히 기운이 없다. 저뿐만 아니라 또래들도 코로나19 때문에 건강에 대한 걱정이 많아진 것 같다.

 

# ‘필리’같은 맞춤 영양제 정기구독 서비스에 대해 설명해달라.

 

건강 설문을 통해서 개인별로 알맞은 영양제를 추천받고 한 달치씩 정기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 맞춤 영양제 정기구독 서비스의 장점이 있다면.

 

평소 제 몸에 대한 걱정거리나 고민거리에 대한 부분에 맞춰 영양제가 추천된다. 믿을 수 있다. 정기구독을 하면 할인 혜택이 있는 점도 MZ 세대가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된 이유라고 생각한다

앞서 A 씨처럼 20‧30세대 등 젊은층이 건강을 챙기는 모습은 ‘헬시플레저’란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 ‘헬시플레저’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2022년 10대 트렌드로 제시한 말 가운데 하나로, ‘건강(health)관리가 즐거워진다(pleasure)’는 의미다. 

헬시플레저 열풍은 코로나19 팬데믹,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건강과 보건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촉발됐다. 여기에 SNS 인증 릴레이와 재미를 우선시하는 특성이 맞물리면서 MZ 세대들 사이에서 헬시플레저가 새로운 건강관리 문화로 자리잡았다.

전통적인 형태의 건강 관리가 다이어트 등으로 자신의 쾌락을 절제하거나 포기하는 방식이었다면, MZ세대 헬스플레저는 건강 관리에도 즐거움이란 요소를 스스로 부여하면서 지속가능한 건강 관리를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필리 앱 할당량 채우기
필리 앱 할당량 채우기

A 씨가 비교적 젊은 나이인데도 비타민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점도 헬시플레저 열풍과 같은 맥락이다. 

헬시플레저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맞춤형’이다. 다양한 방식의 설문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진단받고 그에 따른 비타민을 처방받는다. 앞서 소개한 필리 서비스 뿐만 아니라 ‘쌩쌩구독’, ‘오쏘몰 이뮨 정기구독’, ‘프롬바이오 정기배송’, ‘필리케어’, ‘마이퍼즐’ 등 수많은 앱들이 시장에 출시된 상황이다.  

MZ세대는 다양한 비타민 구독 서비스를 통해 재미, 희열, 성취감을 느끼며 ‘헬스플레저’의 삶과 문화를 누리는 중이다. 마치 MBTI(성격유형검사)처럼, 본인의 건강 상태를 진단받는다는 점에서 또 다른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넷플릭스의 AI 알고리즘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구독자의 취향에 맞춘 영화를 추천하는 것처럼, MZ 헬시플레저들도 알고리즘을 통해 각종 비타민을 추천 받고 복용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있다. 한 달 치 비타민 복용량을 채우면, 이른바 ‘갓생’을 살아냈다는 성취감을 느낀다고 전한다.

동아제약의 복합비타민 제제 오쏘몰 이뮨 공식몰 캡처

# MZ세대의 비타민 선물법

헬시플레저는 비타민 구독 서비스에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데서 오는 즐거움뿐 아니라 친구의 건강을 챙기는 형태로 진화 중이다. 비타민 등의 건강기능식품을 선물하는 방식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MZ 세대 사이에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인식 전환이 이뤄진 탓이다. MZ 세대는 이제 비타민 등의 건강기능식품을 노년층의 전유물이 아닌, 개인의 취향조차 타지 않는 실용적인 선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헬시플레저들이 건강기능식품을 선물받은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대학생 기자단은 최근 건강기능식품을 생일 선물로 받았다는 직장인 H 씨를 인터뷰했다. 

 

# 건강기능식품을 선물로 자주 받았는지 궁금하다 

 

옛날에는 회사에서 명절 때 선물 받은 적이 있는데 요즘은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특히 생일 때 많이 받는다

 

# 어떤 건강기능식품을 선물 받았나?

 

정관장 홍삼 스틱을 받았다. 왜소한 몸 때문에 별명이 항상 약골이었는데 면역력이 약해 보였는지 친구가 홍삼을 생일 선물로 주었다. 친누나에게도 선물을 받았다. 올리브영에 갈 때마다 ‘오쏘몰 이뮨’이라는 비타민의 포장지가 신기해서 궁금했는데, 마침 누나가 생일 선물로 사줬다. 

 

# 신기한 포장지라고 표현했는데 어떤 포장지인가

 

오쏘몰 이뮨은 아래 병에는 액상 비타민이 들어있고, 위에 플라스틱에는 두 알의 비타민정이 들어있다. 먹을 때마다 재미를 느낀 이유다. 

 

# 홍삼 스틱의 특징은 무엇이었나

 

정관장 홍삼 스틱에는 ‘생일축하해~ 선물은 바로 나야 나’, ‘일년 중 가장 특별한 오늘 행복한 하루 보내~’등 과 같은 문구가 병마다 써져 있었다.

 

# 문구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확실히 선물을 받았다는 느낌이 든다. 선물해준 친구의 진심도 느껴지고,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문구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저 역시 친구에게 선물을 한다면 건강기능식품이나 비타민 겉면의 포장지나 문구를 중요하게 볼 것이다

 

#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비타민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달라졌나

 

팬대믹 이전에 비해 MZ 세대가 비타민을 더욱 많이 복용하고 있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다. 저도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비타민은 노년층들만 먹는 건강기능식품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팬데믹을 계기로 점차 건강에 관심이 많아졌고 주변 친구들의 비타민 복용 사례도 증가했다. 자연스레 MZ 세대들 사이에서 비타민 선물도 늘고 있다. 

앞서 인터뷰에 언급된 것처럼 MZ 세대를 겨냥한 선물용 비타민에는 특징이 있다. 특별한 포장이다. 포장지에 ‘힘내라는 말 대신’, ‘사랑해요 말 대신’과 같은 문구가 쓰여 있다. 비타민 선물을 통해 마음을 전달하고 싶은 MZ세대 특유의 바람을 투영된 것이다.

MZ 세대의 비타민 구독부터 선물까지. 헬시플레저란 새로운 흐름은 이제 MZ 세대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이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전통적 인식의 대전환이다. MZ 세대의 헬시플레저들은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앞장서서 이끌고 있다

해당 기사는 '약사신문 에디터 과정'을 통해 선발된 우수조가 작성했다. '팜뉴스 대학생 기자단(종근당팀 1조)'- 공현지(수원대 졸업), 김도원(동아대 3학년), 김세훈(강원대 4학년), 김윤서(연세대 2학년), 김지민(하얼빈공업대 3학년), 허승환(경북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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