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전북대학교 약학대학 정재훈 교수
사진. 전북대학교 약학대학 정재훈 교수

최근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Gemelli 병원, 인지과학기술 연구소(Institute of cognitive science and technologies, ISTC)의 Franca Tecchio 연구팀이 전자약의 임상시험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Home treatment against fatigue in multiple sclerosis by a personalized, bilateral whole-body somatosensory cortex stimulation)를 발표하였다.

이 연구 결과는 “Multiple Sclerosis and Related Disorders”라는 전문학술지의 2022년 7월호(63권-103813)에 게재될 예정인데 On-line에서 먼저 공개되었다. 논문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연구는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에서 나타나는 피로 증상을 집에서 치료할 수 있는 전자약의 임상적 효용성을 시험한 것이다.

드디어 임상시험에 근거한 전자약이 가정에서 활용되는 시대가 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다발성경화증은 탈수초성 질환의 한 종류로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다수(약 80%)가 피로를 호소한다.

그 피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는 경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피로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이 없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여 연구자들은 다발성경화증의 피로 증상 해소 방안으로 전자약을 제시하였고 사전 연구에서 하루에 15분간씩 경두개직류자극(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tDCS)을 5일 동안 부과하여 전기자극 요법의 효용가능성을 확인하였다.

그 후속 연구로서 1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전자약(Feremus)의 임상효과를 시험(임상Ⅱ상 시험)하였다. 

▶Faremus의 기본 원리

Faremus는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피로증상 해소를 위해 고안된 개인맞춤형 신경조절 기술이다. 연구자들은 피로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에서 나타나는 1차 운동피질(M1)의 과흥분성과 1차 체성감각피질(S1)의 저흥분성에 연계된 M1-S1 간의 연결성 약화에 주목하였다.

사전 연구에서 양측의 1차 체성감각 영역에 개인맞춤형 경두개직류자극(tDCS)을 부과한 결과 다발성경화증-피로에 유효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고, 그 요법을 다발성경화증에서 피로 완화(Fatigue Relief in Multiple Sclerosis, Faremus)라고 명명하였다.

자극 표적을 S1으로 정하고 환자의 MRI-3D 뇌영상을 기초로 S1-회전을 분석하여 개임맞춤형 양극전극(anode electrode)을 모델링하였다. 그 전기자극을 위한 헬멧 모형과 시험 설계를 아래 그림에 제시하였다.

개인 맞춤형 전극 모형은 일반적인 크기인 35cm2로 설정되었고, 개인의 뇌 중심고랑에 맞추어 폭 2 cm 밴드의 S1 전극(양극)이 설치되었다.

좌우 양쪽에 음극(cathod) 전극(7 × 10 cm2)이 뇌전도도 10-20 계통의 Oz위치의 중심에 설치되었다. 자극기를 통해 1.5 mA 강도의 일정한 전류가 하루에 15분간 5일 동안 부과되었다.

경두개직류자극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고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며 부작용이 거의 없는 자극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 가정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경두개직류자극 가이드라인도 발표되었다. 이번 연구에서 다발성경화증-피로에 대한 Faremus의 유효성과 함께 타당성과 안전성, 환자 수용성도 평가되었다.

▶Faremus 치료의 효과

전기 자극이 부과됨으로써 다발설경화증-피로가 환자에 따라 0에서 86%까지 감소하였고, 평균 37% 감소하였다. 15명의 환자 중 10명에서 유의적인 피로 감소 효과가 나타났고 악화된 경우는 없었다.

그 효과는 약 1∼2개월 간 지속되었고 한참 후까지 환자들은 이 치료에 대하여 긍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비침습적 방법으로 전기자극을 부과하기 때문에 치료 중에 사소한 불편은 있었어도 안전성의 문제를 제기할 만한 사안은 없었고 특이적인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다.

Faremus가 가정용으로 인증된 고품질 장치임에도 불구하고 연구의 한계 중 하나는 기술적 문제였다. 실제로 무반응자로 분류된 5명의 환자 중 3명은 사용 시 기술적인 문제에 직면했음을 보고하였다. 

Faremus를 통한 개인 맞춤형 전기 자극 요법이 환자들이 집에서 실행 가능하고 안전하며 효율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또한 다발성경화증 환자들이 피로를 해소하여 삶의 질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피로 증상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해야하는 불편을 줄여줄 수 있다.

저비용과 사용자 친화성, 안전성, 비내성을 갖춘 이 치료 기술은 가정에서 직접 사용하기 쉬운 환자 중심 치료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환부의 전기적 신경조절과 다른 신경조절을 결합하는 전략으로서 음악을 듣거나, 아름다운 경치를 제공하거나 환자가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것과 같은 부가적 유쾌한 자극을 더한다면 환자의 수용성과 중재효과를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 기술에 환자와 임상의사 또는 치료 지원팀 간의 실시간 소통을 지원할 수 있는 디지털핼스케어 시스템이 접목되면 그 효율성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전자약과 디지털치료제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융합되는 상황이 자연스럽게 조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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