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미국 FDA가 진전증(tremor) 치료를 위한 심부 뇌 자극(Deep Brain Stimulation; DBS)을 승인한 이후, 신경 자극은 신경계 질환을 치료하는 중요한 치료 옵션이 되었다. 그 이후 신경자극은 본태성 떨림과 파킨슨병, 뇌전증, 신경병증성 통증, 기억 장애, 우울증, 강박 장애, 투렛 증후군, 편두통 등의 치료에 활용되어 왔다. 초기에 대부분의 신경 자극은 개방-루프(Open-Loop) 방식, 즉, 자극 설정이 고정(사전 프로그래밍)되어 있어서 환자의 임상 증상이나 질환의 변화에 ​​자동으로 반응할 수 없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폐쇄-루프(Closed-Loop) 시스템으로 진화하여 환자의 상태나 병소에 따라 자동으로 자극 범위와 형태가 조정될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 물론 개방-루프 방식도 장점이 있지만 그 장점까지 포함할 수 있는 폐쇄-루프가 개발되었고 적용 질환도 모든 질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식 기술과 센서 기술, 데이터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생리적 신호를 지속적으로 감지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에 기초하여 병태생리학적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환자 상태에 최적화된 전기 자극이 부과되도록 설계되고 있다.

이번 컬럼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IEEE Transactions on Biomedical Engineering”에 발표된 한 편의 흥미로운 논문, “An ASIC System for Closed-Loop Blood Pressure Modulation through Right Cervical Vagus Nerve Stimulation”을 소개하고자 한다. 전자약에 관한 새로운 소식을 찾던 중 다행스럽게도 위 논문을 PubMed 검색 창에서 발견하였다. 위 논문의 저자인 Shah 등은 미국의 Purdue 대학과 Johns Hopkins 대학의 컴퓨터공학자들로서 미국 NIH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수행하였다.

오래 전에 Dworkin 등이 대동맥과 경동맥동에 0.035-0.056 Hz로 전기 자극하면 수초 내에 혈압이 조절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미 2019년 미국 FDA는 CVRx가 개발한 심부전환자와 고혈압 치료를 위한 신경조정장치인 “Barostim Neo®”를 시판전 승인(pre-market approval; PMA)하였고 이 제품은 30여국에서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이자극기는 이식하여 경동맥동의 압수용체를 자극하는 장치로 개방-루프 방식이다.

이에 반해 Shah 등은 폐쇄-루프 방식의 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s(ASICs; 적용특이 집적회로)과 Microscale Pressure Sensor(MPS; 미세압력 센서)를 실험동물(쥐)에 적용하여 혈압 조절 효과를 검색하였다. 실험 쥐(Long Evans rats)에 두 개의 ASIC가 설치되었는데, 하나는 마이크로-스케일 압저항 압력 센서로 혈압을 모니터하고 다른 하나는 전기 자극을 한다.

아래 그림의 도면과 같이 폐쇄-루프가 구성되었다. 압력센서가 대퇴동맥에서 혈압을 감지하여 전류로 전환하여 보내면 컴퓨터가 이를 해독하여 1초 평균압력을 기준으로 설정된 압력 역치에 따라 오른쪽 목부위 미주신경에 심어진 전극(전기자극기)이 켜지거나 꺼진다. 전기자극으로 혈압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였고 검색을 통하여 얻어진 자료에 기초하여 대퇴동맥압이 상향 역치에 도달하면 자극기가 켜지고 하향역치에 도달하면 자극기가 꺼지도록 조정하였으며 전기자극의 강도(current amplitude of 525 µA, pulse width of 1 ms, and frequency of 15Hz)는 고정되었다.

37회의 전기 자극 시도로 변화된 평균 혈압은 16.677 ± 8.125 mmHg로서 임상적으로 유효할 수 있는 결과이다. 이 결과는 압력 감지 ASIC와 자극 ASIC의 유효함을 입증하고 있다. 혈압의 제어에 사용될 수 있는 최신 ASIC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Barostim Neo®의 전기자극 위치가 경동맥동의 압수용체였다면 ASIC의 전기자극 위치는 미주신경이었다. 전기 자극 표적이 다변화하고 있고 침습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선 ASIC시스템을 SHR과 같이 널리 알려진 고혈압 질환 모델들에 적용하여 정상 동물과 반응 차이 즉, 유효성과 위해반응의 차이를 분석하여 고혈압 환자에서 사용 타당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고혈압은 장기적 치료가 불가피한 질환이므로 장치를 장기간 이식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혈전 생성과 염증, 면역 반응과 같은 문제들을 해소해야 한다. 많은 Data가 쌓이면 시험 개체의 상태나 혈압이 변화하는 추이에 따라 역치와 전기 자극 강도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맞춤형 최적화 시스템도 구상해 볼 수 있다.

또한, 두 개로 분리된 ASIC를 하나로 통합하여 한 곳에서 압력을 감지하고 자극하는 기술로 발전시켜서 편이성을 높여야 한다. 아울러 다른 질환 즉, 녹내장이나 요실금, 배뇨장애와 같은 유사 압력 조절 장애로 그 적용을 확대해 볼 수 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지만 분명한 것은 이 기술은 고혈압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며, 대부분의 질환 치료에서 약물 병용 요법을 사용하듯이 약물치료와 병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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