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험의약품에 대한 최저실거래가제도가 도입된 현재 그동안 비교적 가격관리를 잘 해온 메이커들은 느긋하게 영업을 전개하는 반면 정부의 약가인하 때 마다 무더기로 인하된 제약사들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대형 품목을 보유하고 있는 외자계 제약사들은 최저실거래가제가 자사에 미칠 영향이 거의 없다며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고 9월을 맞이했다.

이는 그동안 기준약가로 의약품가격정책을 전개해왔기 때문에 어떠한 제도를 도입해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여유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의약품 유통과정을 비교적 철저하게 관리했기 때문에 의약분업 이후 시장가격이 안정적으로 정착됐으며 비록 특정 도매업소에서 장난을 쳐도 이를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며 자신만만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약가인하 과정에서도 외자계 제약사들의 약가인하가 소폭에 머물렀던 점이 이를 입증하는 부분이다.

외자계 제약사들은 이같이 밖으로 드러나는 약가관리는 철저히 이행하면서 자사 제품으로 처방량을 늘리기 위해서 고도의 방법을 동원, 의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고가약 판매를 통해 발생한 이익을 교묘하게 의사들에게 활용함으로써 매출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외자계 제약사 못지 않게 그동안 약가인하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던 국내 몇몇 제약사들도 예전과 같이 9월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최소한 주력 제품에 대해서는 일관된 가격정책을 펴고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가격문란은 철저히 담당자들에게 묻겠다는 입장이다.

도매업소가 책임질 일은 엄중히 묻고 자신들에게 책임이 있으면 약가인하를 감수하겠다는 성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많은 중소 제약사들은 최저실거래가제도가 곧 바로 매출감소로 이어진다며 안절부절이다. 아직까지 제도도입에 따른 영업정책을 결정하지 못하고 주변 제약사들의 눈치만 보고 있다. 영업사원들에게 제도변화에 따른 세부지침을 전달하지 못한 상태이다.

상위 제약사중에서도 그동안 밀어넣기 영업을 전개한 일부 메이커들은 드러내놓지 못하고 내심 고민만 하고 있다.

외형이 이미 거대하게 부풀었기 때문에 이제와서 가격을 준수하겠다며 정도영업을 전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곧 바로 매출감소 이어지고 그 책임이 영업담당자들에게 쏟아지기 때문에 어떻게든 현상을 유지해야 한다.

가뜩이나 올 하반기 들어 매출이 마이너스로 전환해 지난 8월에는 목표대비 70%밖에 달성하지 못한 제약사가 수두룩하며 9월부터는 최저실거래가제도까지 도입돼 엎친데 겹친 격으로 사면초가에 몰려있다.

이같이 제도변화에 대처하는 메이커들의 일면을 보면서 반석위에 세운 집과 모래위에 세운 집의 차이를 보는 것 같다.

기초 없이 단기간에 모래 위에 세운 집은 조그만 바람에도 흔들이고 무너지는 반면 반석 위에 세운 집은 강풍이 몰아쳐도 다소 흔들릴뿐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이같은 맥락에서 볼 때 현재 최저실거래가제도를 위기로 받아들이며 안절부절한 제약사는 모래위에 세운 집이며 의연하게 대처하는 메이커는 반석위에 세운 집이 아니겠는가.

최저실거래가제라는 위기 앞에 보다 의연하게 대처하는 제약사가 지금 보다 많은 약업환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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