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나 도매업계 등 전체 약업계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당장은 힘들어도 正道를 택하기는커녕 당장 목전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미래가 어둡기만 하다.

제약사들의 영업정책을 봐도 그렇게 도매업계의 유통선진화 방안의 내면 또한 이같은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제약업계나 도매업계가 생존을 위해서는 당장 어려워도 힘든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나에게 쉬운 일은 남들에게도 쉬운 일이기 때문에 미래가 보장되지 않으며 내게 힘든 일은 남들도 힘들기 때문에 함부로 덤비지 못하고 피하는 것이다.

개척자의 길이 힘든 것은 모두 손가락질하고 비웃을 때 正道를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약업계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모두 손쉬운 길만 택해 이래도 가면 과연 국내 의약품산업이 어떻게 될지 걱정스럽다.

약가문제만 봐도 그렇다.

정부가 국공립의료기관 입찰가격을 약가인하에 제외시키자 올해 들어 지금까지 실시된 입찰에서 그 어느 해 보다 심각한 덤핑낙찰을 재현했다.

기준약가 수준으로 납품되던 단독품목만 최고 9-10%까지 내려갔으며 경합품목은 70-80%까지 내려하는 등 그야말로 입찰결과만 놓고 보면 의약품 가격은 거품 그 자체이다.

정말 의약품에 이러한 거품이 존재하는 가 싶어 정부의 약가인하에 할말이 없어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입찰결과는 도매업소만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물론 특정 도매업소가 입찰에서 싹쓸이하는 등 물의를 일으켰으나 대부분 제약사와 사전 합의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제약사들이 입찰결과를 약가인하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하자 매출목표에만 연연해 형편없이 저가로 낙찰된 가격에도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세포적인 사고가 결국 사립의료기관까지 공개 경쟁입찰이라는 근사한 포장을 내세워 약을 싸게 구매하는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았는가.

정부가 오는 1일부터 시행하는 최저실거래가 역시 약업계가 각종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으나 장기적 안목에서 영업정책을 전개하면 이 역시 문제될 것이 없다.

문제는 거대한 매출목표는 수정하지 않고 제도변화를 따라 잡으려니 힘겨워 좌충우돌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현재 일부 업체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매업계의 유통선진화 역시 모양새만 전국 네트워크 구축이나 선진 물류시스템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진정한 도매발전 보다는 특정인의 私心이 작용할 수 있어 선진 유통여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때문에 제약사들이 거래조건으로 추가담보를 요구하는 등 기존 업소와 동일한 거래조건을 제시하고 있으며 도매업계 내에서도 "옥상 옥"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결코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시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약업인 모두가 환영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할 수 없어도 상당수가 호응토록 현실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제약이나 도매업 자체가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막대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미래를 대처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당장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라도 3년 후 5년 후 그리고 10년후 반석 위에 설 수 있다면 현재의 가시밭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선택해야 한다.

고급 융단이 깔린 길만 선호하면서 입으로 선진제약과 유통을 부르짖는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제약업계와 도매업계가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과거의 10년이 1년으로 단축되고 있으며 정부가 더 이상 특정 분야를 보호할 수 없어 스스로의 힘으로 자생해야하는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아무도 택하지 않는 가시밭길이지만 미래를 위해 이를 선택하는 제약과 도매업소가 등장하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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