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약기업들은 자국시장은 물론 해외시장에서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공략하고 정부 역시 무역장벽해소를 위해 기업의 선봉에 서 압력을 넣는 등 그야말로 총성 없는 무역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과연 국내 의약품산업은 해외무대 개척을 위해 얼마나 피땀을 흘리고 있으며 우리 정부는 제약사들의 해외진출지원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는 올해 의약품 등 수출목표를 전년대비 5.3%증가한 8억 달로 책정했으나 이 같은 소폭 신장도 수월치 않다는 것이 수출입업무 담당자들의 고민이다.

국내 의약품관련 분야 수출을 살펴보면 전체 수출액중 원료의약품이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요 수출국은 중국 일본 미국 등의 순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체 수출액중 제약원료의 비중이 60%에 달하는데 그 만큼 원료부분이 동남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정부가 부도위기에 빠진 IMF 당시 7-ACA 등 특정 원료의약품이 관련제약사들의 효자품목으로 각광받았던 점도 이를 대변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미 기존의 품목만으로는 더 이상 해외무대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없는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 7-ACA 수출가격이 최근 2-3년 동안 변동이 컸던 점도 이를 입증하고 있다. Kg당 200달러까지 치솟던 가격이 130-150달러로 떨어지더니 최근에는 100달러 이하로 폭락했다.

에이즈치료제인 사이미딘 성분 역시 99년에는 Kg 당 4백80달러 선에서 작년에는 400달러 선으로 인하되는 등 주력 원료의약품들의 수출단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의 주요 원료의약품 수출무대가 동남아시장인데 중국, 인도 등이 주요 원료의약품을 양산할 수 있는 체제에 들어감으로써 1-2년 전부터 원료수출에 빨간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직은 이들이 자체 수요도 충당하지 못하고 있으나 머지 않아 자급자족은 물론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게다가 중국이 작년말 WTO에 가입함으로써 그 발전속도가 과거의 속도를 크게 능가할 것으로 보여 중국이 우리 기업들의 수출시장에서 경쟁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국내 수출 2번째인 일본 경기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그야말로 원료를 비롯한 의약품 등의 수출시장에 암운이 깊게 드리운 상태이다.

때문에 제약사 무역담당자들은 올 수출실적이 전년도 수준이거나 약간 감소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 만큼 해외시장 환경이 엄격해지고 어려워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어려운 환경속에서 의약품 등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정부는 무역장벽 해소에 앞장서고 기업은 새로운 아이템으로 해외무대를 누벼야 한다.

특히 해외무대에서 국내 기업간 이전투구식 가격경쟁은 지양하고 시장분담과 정보공유 등 국익차원에서 수출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기본을 무시하고 당장의 이익을 위해 국내기업간에 해외시장에서 출혈을 강행한다면 그나마 유지하던 시장마저 가격이 무너지고 애써 개척한 시장을 포기해야하는 악순환만 반복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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