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채한정 학술위원장(전북대 약대 학장)
사진. 채한정 학술위원장(전북대 약대 학장)

[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폭증하면서 방역지침이 강화되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지만, 약학자들의 ‘학문에 대한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개최되는 대한약학회 2021 추계학술대회가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뜨거운 열기를 보이며 성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는 전북지역에서는 최초로 개최되는 약학 관련 국제학술대회로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팜뉴스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학술위원장을 맡으며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이끈 채한정 학술위원장(전북대 약대 학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이번 대한약학회 추계학술대회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대한약학회는 우리나라 제약산업 생태계에 든든한 기반이 되고자 지난 춘계학술대회에 이어 산학연 협업과 신약 개발을 학술대회의 주제로 삼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산학연 협력을 통한 뉴노멀 시대의 신약개발 여정>라는 주제로 온, 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개최된다.

총 3개의 기조강연을 포함하여 2개의 수상강연, 1개의 특별초청강연과 주제별 심포지엄, 젊은 과학자 발표, 팜팜콘서트, 포스터 논문 발표 등 다양한 세션으로 진행된다.

# 전북 지역에서는 최초로 개최되는 약학관련 국제학술제다. 의미가 남다를 것 같은데

제약·바이오산업은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있어서는 대학과 기업이 ‘동반성장’을 한다고 볼 수 있지만, 지방에서는 ‘동반생존’의 개념이 적용되는 상황이다. 특히, 제약·바이오산업에서  약학대학이 갖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

그간 호남지역은 제약·바이오산업 측면에 있어 다소 뒤쳐져 있는 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업이 생기고 대학이 그 뒤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대학이 먼저 자리를 잡고 기업이 뒤따라오는 흐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왔다.

대한약학회가 이번 추계학술대회 개최지로 전북 지역을 선택한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저출산에 따른 대학의 학령기가 낮아지고 ▲지방 지역들이 소멸되며 ▲지역 국립 약학대학로서의 역할론 등과 같은 시대적 사명에 부응해서 전북 지역에서 개최된 것이라 생각한다.

지자체 역시 이러한 취지에 공감해서 물심양면 많은 도움을 줬다. 전라북도와 전주시, 전북테크노파크 등 지자체를 비롯해 지역 기반 제약기업들과 전북대, 우석대, 원광대 약학대학, 전북대병원이 아낌없는 후원을 했다.

특히 여타의 학술대회와는 다르게 전라북도 지역 기반의 제약·바이오 헬스케어 관련 연구 성과 및 산학연 협력에 대한 세션들도 함께 준비했다.

# 이번 학술대회를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점이나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이 학술대회 개최 막판까지 큰 변수로 작용했다.

사실 학술대회 사전등록기간에 참가 등록한 인원만 1500명이 넘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12월부터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강도 높은 방역지침이 시행됐고, 이로 인해 학술대회 오프라인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까지 벌어지게 됐다.

학술대회 유치에서부터 행사 준비까지 다방면에 걸쳐 수많은 노력들이 있었는데, 자칫하면 오프라인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전부 온라인 행사로 돌려야하는 상황까지 거론됐었다. 이로 인해 대회 개최 마지막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큰 도움을 준 것이 전라북도와 전주시를 비롯한 지자체였다.

지자체가 직접 질병청에 문의해서 규정 내에서 허락하는 행사 규모 및 인원 한도가 어느정도인지를 확인했고, 이를 확인한 조직위원회는 학술대회에서의 학생참여를 취소하는 등 참여 인원을 최소화해서 무사히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사진. 채한정 학술위원장(전북대 약대 학장)
사진. 채한정 학술위원장(전북대 약대 학장)

# 양질의 강연들이 많이 준비돼 있지만, 그중에서도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앞서 설명했듯이 이번 학술대회는 기조강연자들과 수상강연자를 비롯해 각 세션의 연자들 모두가 약학의 각 분야에서 훌륭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학자들이다. 어느 것 하나 놓치기 아까운 강의들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굳이 하나를 꼽아본다면, 오늘(21일) 오전에 있을 ‘의료용 대마 연구 개발 방향 소개’를 소개하고 싶다. 대마 연구는 신약 개발에 있어 마지막 남은 ‘미개척 분야’로 난치성 질환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현재 중독성이 없는 약효성분의 대마 종자를 농업진흥청에서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스마트팜(Smart farm)에서 LED를 통한 ‘스마트농업’으로까지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마 재배는 규제가 엄격해 노지 재배가 어려운 까닭에, 스마트농업의 대표 소재로 꼽힌다.

의료용 대마는 난치성 질환에서도 유망한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 너무 엄격한 규제환경 탓에 연구조차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의료보험 정책과도 맞물려 있는 희귀질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도 많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 학술위원장으로서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다면?

우리나라는 지난 수십년간 여러 분야에 걸쳐 눈부신 진전을 이뤄냈고, 특히 약학 분야에서의 발전도 눈에 띄었다. 이로 인해 다양한 연구와 학술대회도 개최됐으며 해가 갈수록 그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개최되는 학술대회의 문화가 전반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기존에 수직적인 사회 분위기도 수평적인 분위기로 많이 전환됐지만, 유독 학술대회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부족한 것 같다. 이는 이번처럼 규모가 큰 학술대회일수록 더욱 크게 체감된다.

일례로 해외에서 개최되는 학술대회의 경우, 어떤 연자가 강연을 마치고 나면 Q&A 세션에서 교수를 비롯해 학생들의 참여가 매우 활발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학생들이 나서기 보다는 주로 교수 위주의 질의응답이 오고 가는 상황이다.

국내 약학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준비하는 연구생들을 살펴보면, 매우 수준이 높고 전공에 대한 지식도 해박하다. 이러한 수준 높은 인재들이 훌륭한 연자를 초대해 놓고서도, 수직적인 분위기로 인해 질문이나 토의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아쉬운 것이 어디 있겠는가.

당장 바뀌기는 어렵겠지만, 향후 국내에서 개최되는 학술대회 문화가 전반적으로 ‘수평적인 문화’로 바뀌어서 세션에 참여하는 사람이면 누구든 자유롭게 토의를 할 수 있는 ‘학술교류의 장’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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