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최근 제약 업계에서 빅데이터가 신약 개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2일 ‘AI 파마 코리아 컨퍼런스 2021’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다양한 주제 발표가 이목을 끌었지만 곽민섭 강동경희대 병원 소화기 내과 교수의 발표가 단연 청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뜨거운 현장을 소개한다. 

곽민섭 교수의 발표 모습

#청구 빅데이터, 신약개발의 중요 단서 제공

곽민섭 교수는 먼저 헬스케어 빅데이터를 크게 Claimed&registered(청구), Bioinformatics(생체), Computational technology(컴퓨터 기술) 데이터로 나눴다. 그는 “헬스케어 빅데이터는 신약개발의 단서(CLUE)를 찾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청구(claim) 빅데이터는 우리 5000만 국민이 항상 사용하는 데이터”라며 “특히 5000만 국민이 건강보험에 가입된 우리나라에서는 청구 데이터가 신약 개발의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보공단 데이터는 환자들이 와서 병원 진료를 받으면 자료가 쌓이고 그것에 대해 건보공단이 중간자로서 기능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곽 교수는 “건보공단에 바로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심평원 등 기관에 심사를 맡겨서 진료가 적정한지를 평가받고 적정 진료로 여겨지면 공단이 병원에 지급하는 것”이라며 “여기서, 공단이 환자의 경제상태, 직업, 가족 구성원 등을 면밀히 알고 있어야 보험료를 징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요한 사실은 공단 또는 심평원에 모여 있는 청구 데이터를 임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복잡하고 여러 가지 데이터가 있어서 임상 의사나 연구자들이 통계적으로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 어려울 수 있지만 거시적인 관점으로 질환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곽 교수는 청구 데이터를 통해 약물 사용의 적정 타이밍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 단서를 찾는 데에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구 데이터를 정확하게 추출하면 약제 사용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 즉 이슈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염증성 장질환(크론병) 환자 중 특정 환자들은 증상이 악화되면 스테로이드 약제를 많이 쓰는데 언제 적정시점에서 약제를 쓰는지가 중요하다”며 “이때 청구데이터를 통해 우리나라 전체 크론병 환자의 특성을 정확하게 추출하면 약제 사용 타이밍을 잡는 데 유용하다. 이런 점이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SEER 빅데이터, 항암 신약 개발 위해 중요

곽 교수가 주목한 또 다른 청구 데이터는 미국 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의 SEER 빅데이터였다. 여기서 SEER는 미국의 Surveillance(감시), Epidemiology(역학), and End Results(최종결과)의 약자다. 

SEER 데이터는 암 환자의 보건의료연구를 위해 국립 보건원(NCI) 산하 암 레지스트리 자료와 Medicare(공적 의료 보험) 청구자료를 연계한 자료원이다. 

암 환자의 발생 위치, 병기 및 조직학적 소견 등의 자료가 있고 이 중 Medicare 수혜자인 경우 CMS 자료와 연계하여 의료이용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 (“근거중심 보건의료 시행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이란 연구에 따른 정의, 고민정· 임태환,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곽 교수는 이날 발표를 통해 “SEER 빅데이터는 미국 17개 주에서 데이터 검색 작업에 직접 참여 중인 자료”라며 “저도 활용해봤는데 항암제 후보 물질을 찾는데 있어서 전 세계 데이터 베이스 중 가장 자세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SEER 데이터를 통해 조기 대장암 연구를 했다”며 “내시경을 통해 대장암을 절제한 다음의 전략이 중요하다. 절제한 부분 이외에 림프절 전이 등 암의 씨앗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같은 부분을 예측하기 위해 SEER 빅 데이터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곽 교수는 또 “SEER 데이터를 토대로, 머신 러닝을 이용한 모델로 조기 대장암 등 임상적으로 중요한 연구 문헌들을 낼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 역시 SEER 데이터처럼 연구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 베이스를 만들면 항암제 신약의 아주 좋은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AI 파마 코리아 컨퍼런스 2021’에서는 강연자들이 발표를 끝날 때마다 제약 업계관계자들이 질문이 나올 정도로 관심도가 높았다. 특히 곽 교수 발표 뿐 아니라, 김경환 서울대병원 교수의 “헬스케어 데이터의 의료 현장과 임상시험에서의 사용 경험”과 김중헌 고려대 교수의 “환자개인 정보를 위한 의료 딥러닝 분할학습 기법” 발표에 대해서도 청중의 호응이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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