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주요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지름길은 뭘까. 묵현상 국가신약개발사업단장이 최근 매출액과 R&D를 기준으로 주요 제약바이오사를 분석한 사례가 이같은 질문에 대한 힌트를 제공했다. 그 흥미로운 결과를 공개한다. 

묵현상 단장 발표 자료 중 그래프(우정바이오 자료 제공)
묵현상 단장 발표 자료 중 그래프(우정바이오 자료 제공)

1일 묵현상 단장은 ‘국내외 신약개발 현황과 민간 클러스터의 역할(우정바이오 주최)’에서 “국내 제약사의 매출액과 연구개발 비용을 2000년도를 기준으로 알아봤다”며 “그 결과 4개의 그룹으로 나눴는데 이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효율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배포된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으로 X축은 R&D 투자비용, Y축은 매출액으로 볼 수 있다. 

X축과 Y축의 우상단에 위치한 기업들은 ‘선진시장 진출모델’ 그룹이다. 이들의 R&D 투자 비용은 약 1000억 이상이고 매출액은 1조 이상을 기록했다. 녹십자, 유한양행, 종근당, 대웅제약, 한미약품이 여기에 속했다. 

묵현상 단장은 “이런 기업들은 선진시장으로 단독으로 진출할 수 있는 경험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개발 자금 유입 모델’ 그룹의 주인공은 동아ST, JW중외제약, 일동제약이었다. 이들 기업은 좌측 상단에 위치했다. R&D 투자 비용은 1000억 미만이고 매출액은 5000~6000억 안팎이었다. 

묵현상 단장은 “이런 기업들은 글로벌 진출을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여왔고 의지도 충분했다”며 “그런데도 절대 투자 금액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 단독으로 선진시장으로 가기 어렵고 연구 개발자금이 외부에서 유입되지 않으면 쉽지 않을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파머징 진출 모델’ 그룹은 제일약품, 동국제약, 보령제약, 한독, 유나이티드제약 등이 차지했다. 이들은 매출액은 ‘연구개발 자금 유입 모델’ 그룹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R&D 투자 비용이 적은 경우였다. 

묵현상 단장은 “이들 그룹은 R&D 비용지출이 많지 않았다”며 “매출 5000억 수준이지만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퍼스팅 클래스의 신약 개발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보령제약은 카나브와 같은 훌륭한 ARB2 고혈압 치료제를 개발했다”며 “국내 시장에서는 매출 1000억에 이르고 중남미 중 에콰도르와 중동, 동남아에서도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국제약도 마찬가지다. 원료의약품(API)에 집중하면서 대단히 많은 수출을 기록하고 있다”며 “유나이티드제약도 각종 제형을 바꾸거나 복합제를 만드는 방식으로 파마징 진출 모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좌측 최하단 그룹은 ‘제네릭 모델’이다. 그는 “매출과 연구비 규모로 보면 이들은 신약 개발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한 회사다”며 “하지만 이런 회사들도 국민 건강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묵현상 단장은 4개 모델 그룹이 글로벌 시장의 진출하기 위해 ‘맞춤형’ 해결책을 제안했다. 

‘선진시장 진출 모델’은 글로벌 빅파마와의 합작투자, 공동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 ‘연구개발자금 유입 모델’은 신약 파이프라인별로 자회사를 설립해서 벤처 캐피털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끌어온 자본을 토대로, 글로벌 임상 시험을 하고, 세계 시장으로 진입하기 위한 기틀을 닦아야 한다는 것. 

‘파머징 마켓 진출 모델’은 개량 신약 개발로 아시아, 중남미, 중동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마련하고 ‘제네릭 모델’은 수출 국가의 현지 사정을 살펴야 한다. 묵현상 단장이 각 그룹별로 제시한 글로벌 진출 생존 전략이다. 

그는 “우리는 각각의 제약바이오사가 처한 특성을 고려해서 가장 효과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가는 강구해야 한다”며 “특색에 맞는 지원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향후 우리도 매출 1조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