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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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중남미 시장으로 적극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를 계기로 진출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더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대응하기 위한 진단키트와 백신, 그리고 치료제 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다.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남미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8~9%의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되지만 2021년에는 코로나19 관련 규제 완화와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투자 및 소비심리가 회복돼 약 3.6%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멕시코와 브라질, 칠레 등의 중남미 주요 3개국의 제약시장을 살펴보면, 2019년 기준으로 브라질이 226.58억 달러로 가장 규모가 컸고 멕시코 105.71억 달러, 칠레 42.73억 달러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자료: 한국보건산업진흥원(2020) 재구성
자료: 한국보건산업진흥원(2020) 재구성

하지만 연평균 성장속도는 칠레가 가장 빠를 것으로 관측됐는데, 오는 2024년까지 칠레의 제약산업 연평균 성장률은 6.7%로 예상되며 브라질 5.8%, 멕시코 2.2% 순으로 집계됐다. 

의약품에 따른 제약시장의 구성 측면에서는 멕시코와 브라질, 칠레 모두 전문의약품(처방의약품)의 비중이 80% 이상으로 압도적이었다. 다만, 전문의약품 중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멕시코와 브라질은 각각 52.5%, 58.5%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 반면에 칠레는 18.5% 수준에 그쳤다. 

보고서의 저자인 김지현 비티인사이트 대표는 "칠레는 전체 제약시장 규모도 작고 제네릭 의약품 시장이 전체 의약품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분석했다.

중남미 주요 3개국의 의료기기시장에 대한 분석도 눈에 띄었다.
 

자료: 한국보건산업진흥원(2020) 재구성
자료: 한국보건산업진흥원(2020) 재구성

먼저 멕시코의 의료기기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57.58억 달러였고 브라질은 52.58억 달러로 50억 달러 이상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었다. 칠레는 8.95억 달러로 상대적인 규모가 가장 작았지만 2024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8.1%로 전망되며 주요 3개국 중에서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가장 높았다.

멕시코의 예상 성장률은 7.0%, 브라질은 5.3%로 집계됐으며,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오는 2024년에는 멕시코 의료기기시장은 약 80.89억 달러 규모에 이르러 브라질(68.15억 달러)와 격차가 좀 더 벌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주목할 점은 앞서의 3개국 모두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것과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진출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멕시코와 브라질 그리고 칠레 모두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발생 증가에 따라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라며 "멕시코의 경우, 정부가 최근 비준한 USMCA에 따라 오리지널 의약품의 시장 독점기간을 기존 10년에서 5년으로 조정되면서 제네릭 의약품 시장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이어 "브라질은 보건부가 지난 2009년부터 외국-현지 제약사 간의 기술이전 및 합작투자를 통해 독점입찰 기회를 제공하는 '공동개발협력(PDP, Productive Development Partnership)'을 운영하고 있어 기업 유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칠레는 2020년 1월에 의약품 구매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건 조달청이 공공약국과 보건소 외에도 민간약국에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법률을 공포했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공공 조달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 제약산업의 높은 잠재력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의 중남미 진출이 점점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우선 대웅제약의 경우, 자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을 들고 활발한 진출을 선보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미 작년에 중남미 시장 1위 시장인 브라질과 2위 시장인 멕시코에 각각 7300만 달러, 5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6월에는 콜롬비아의 바이오파스(Biopas)사와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칠레 등 4개국에 대한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하면서 총 6개국에 진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9년에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플러스'와 '아모잘탄큐' 2종을 멕시코에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멕시코의 중견 제약사 실라네스(Silanes)사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규모는 비공개로 처리됐다. 

올해에는 이상지질혈증 복합신약 '로수젯'도 멕시코에 진출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3월, 파트너사인 MSD를 통해 로수젯의 멕시코 제품명 'NAXZALLA(낙스잘라)'의 세가지 용량(10/5mg, 10/10mg, 10/20mg)을 출시한 바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항암제를 들고 중남미 문을 두드렸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콜롬비아와 칠레, 쿠바 등 중남미 10여개국에 다양한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는데, 지난 6월에 멕시코 정부가 지정한 현지 의약품 조달회사 메디멕스(Medimex)사와 5400만 달러 규모의 항암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구매기관은 멕시코 보건복지청(INSABI)와 사회보장청(IMSS) 등 7개의 공공의료기관이며 총 16종에 대한 항암제를 수출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중남미 진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라며 "중남미 지역은 의료재정 부담 완화와 열악한 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기업 진출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면서 감염병을 대응하기 위한 진단키트와 백신, 치료제 분야에서도 진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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