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준 서울성모병원 교수

분화 갑상선암은 생존율이 높은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본 치료법인 방사성요오드 치료에 불응할 경우 평균 기대여명이 3~5년으로 줄어든다. 다행히 국내에 렌바티닙, 소라페닙 등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 TKI)가 도입되면서 치료 접근성이 개선됐고 이에 따라 방사성요오드 치료 불응성 분화 갑상선암 환자들도 TKI 치료를 통해 생존기간 연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환자들 중 일부는 TKI 치료의 이상반응에 두려움을 품고 치료 시작 전부터 지레 겁을 먹거나 치료 중단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 갑상선암은 방사성요오드 요법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인데, 방사성요오드 치료에 불응한 갑상선암 경우에는 같은 치료를 반복하기 보다 TKI 치료로 전환하는 것이 생존기간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이상반응이 있더라도 용량 감량 및 임시 투여 중단 등을 통해 관리 가능하기 때문에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침 지난해 11월 내분비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Endocrinology'지에 진행성 분화 갑상선암 치료제인 ‘렌바티닙’이 이상반응 관리를 위한 용량 감량 시에도 임상적 유효성과 양호한 내약성을 보였다는 리얼월드 연구가 발표돼 고무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렌바티닙 투여 24개월 시점의 전체 생존율(OS)은 74%, 무진행 생존율(PFS)은 71%로 나타났으며, 용량 감량 시 확인된 독성 프로파일은 이전 연구 결과와 유사하고 대부분 등급이 낮고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 특히, 이번 리얼월드 데이터를 살펴보면 렌바티닙의 유지 용량이 환자의 전체 생존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렌바티닙 일일 용량 14mg 이상 환자군의 24개월 후 전체 생존율은 82%, 렌비마 일일 용량 10mg 이하 환자군의 전체 생존율은 63%로 렌비마 일일 용량 14mg 이상 환자군에서 유의하게 더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렌바티닙의 표준 용량은 24mg이다.

유럽갑상선협회 가이드라인에서도 방사성요오드 치료에 불응한 진행성 갑상선암 치료 중 이상반응 관리가 필요할 시 나은 삶의 질과 질병 조절 사이의 균형 유지를 위해 약제 용량의 순차적인 감량을 권고하고 있으며, 실제로 본인이 진료한 환자 중에도 약제 용량 감량을 통해 이상반응을 조절한 사례가 있다.

저분화암에 의한 다발성 폐전이로 이전 방사성요오드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렌바티닙 투여를 시작한 61세 갑상선암 여성 환자였는데, 표준 투여 용량의 절반 이하로 약제 용량을 감량한 이후 기존에 호소하던 고혈압, 두통, 단백뇨 등 여러 이상반응 증상을 잡을 수 있었다. 이후 2년 간 같은 약물을 투여하며 진행 병변(PD) 관찰 없이 치료를 유지하고 있다.

갑상선암 유두암으로 갑상성절제술 진행 후 다발성 폐전이가 발견돼 2회의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받았던 한 여성 환자 역시 80세의 고령임에도 약물 투여 용량 감량을 통해 치료를 잘 이어가고 있다. 해당 환자는 하지부종, 고혈압, 혈뇨, 단백뇨 등이 나타나 약제 용량을 14mg, 10mg으로 순차 감량하며 부작용을 조절하였으며 현재 약 2년 동안 치료를 유지하며 종양에 부분 반응(PR)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환자들의 특성상 키와 체중이 적어 다른 나라에 비해 더 적은 용량에서도 치료적인 임상적 유효성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으며, 다른 나라의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부작용 증상의 관리를 통해 저용량의 약제를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방사성요오드 치료 불응으로 이미 한 번 좌절을 겪은 환자들이, 또 다른 고통으로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약제 조절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치료 전 부작용에 대한 환자와의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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