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한미약품이 최근 임성기재단을 공식 출범시킨 가운데 제약사들이 운영하는 공익 법인을 향해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종근당, 유한양행 등 주요 제약사들은 공익법인을 통해 장학·문화·복지사업을 벌이면서 사회 공헌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특히 일부 제약사들의 공익법인은 기업집단 최상위 회사의 지분을 소유한 것은 물론 오너 일가가 이사장직을 겸직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영향력이 상당하다. 업계에서는 제약사 오너들의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공익 법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들리고 있다.

팜뉴스가 국세청과 금감원의 공시 자료를 토대로 국내 상위 제약사 20곳을 분석한 결과, 14개 제약사가 17개의 공익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익 재단을 보유한 14개 제약사는 유한양행, 대웅, 녹십자홀딩스(3곳), JW홀딩스, 일동홀딩스, 동화약품, 종근당, 광동제약, 유나이티드제약, 한독, 동아쏘시오홀딩스, 보령제약, 제일약품, 한미약품이다. 

이중 공익재단 15곳은 최상위 회사에 상당한 지분을 가지고 있다. 

먼저 유한재단은 유한양행에 대해 15.41%의 지분이 있는 제약사다. 유한양행의 창업자 유일한 박사의 전 재산 사회 환원을 통해 설립한 재단이다. 유한재단은 유한양행의 최대주주로서 유일한 박사의 유지에 따라 ‘주인 없는 기업’ 이미지를 표방한다. 

다음으로, 대웅재단(대웅, 9.98%) 목암생명과학연구소(녹십자홀딩스, 8.57%) 중외학술복지재단(JW홀딩스, 7.46%) 송파재단(일동홀딩스, 7.03%), 가송재단(동화약품, 6.39%), 종근당고촌재단(종근당, 5.10%) 순이었다.  

가산문화재단(광동제약, 5%), 유나이티드문화재단(유나이티드제약, 4.99%), 미래나눔재단(녹십자홀딩스, 4.30%), 목암과학장학재단(녹십자홀딩스, 2.06%), 한독제석재단(한독, 0.94), 상주학원(동아쏘시오홀딩스, 0.48%), 수석문화재단(동아쏘시오홀딩스, 0.42%), 보령중보재단(보령제약, 0.11%)이 뒤를 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분을 보유한 재단들의 이사장이 제약사 오너 일가 출신이었다는 점이다. 

대웅재단(대웅제약, 윤재승), 목암생명과학연구소(허일섭), 중외학술복지재단(이종호), 송파재단(윤원영), 가송재단(윤도준), 유나이티드문화재단(강덕영), 미래나눔재단(허용준), 목암과학장학재단(허은철), 한독제석재단(김영진), 상주학원(강신호), 보령중보재단(김승호)이었다. 

오너 본인이 재산을 출연하고 재단 이사장직에 오르거나 창업주에 이어 재단 수장에 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익 재단의 주력 사업도 각양각색이다. 대웅재단은 ‘웅토링 스쿨’ 등 장학 사업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을 지원해왔다. 녹십자홀딩스의 목암생명과학연구소는 국내 최초 민간 비영리 연구 기관으로 생명공학 기술 분야에 연구 환경을 조성해온 곳이다. 

JW홀딩스의 중외학술복지재단은 ‘JW 아트 어워즈 개최’ 등 미술 분야, 일동제약의 송파재단은 장학사업을 대규모로 벌이고 있다. 동화약품의 가송재단은 의학, 약학상 시상 등 학술연구지원, 유나이티드제약의 유나이티드문화재단은 음악회 개최 등 음악 사업이 주력이다. 
 
녹십자홀딩스의 미래나눔재단은 북한 이탈주민 정착, 목암과학장학재단은 장학사업을 활발히 펼쳐왔다. 한독제석재단은 한독의약박물관 등 전시사업, 상주학원은 상주고등학교 등 학교 운영에 집중해왔다. 보령중보재단은 아동·청소년들을 위해 문화예술 체험활동을 지원 중이다.

중요한 사실은 제약사 오너 일가가 이사장을 맡아온 공익 법인의 역할이 ESG 경영을 계기로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들린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 사이에서 ESG 경영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재단 등 공익법인이 제약사의 부수적인 지위에 머무르면서 소극적인 역할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더욱 그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모기업이 아닌 재단을 통한다면, 사회적 책임에 맞는 역할을 더욱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오너들이 이사장직을 겸하고 있는 공익법인이라면 재단의 운영 방향이 향후 급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오너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S)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공익 법인의 역할을 더욱 다변화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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