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마시스, 셀트리온 CI. [출처=각 회사 홈페이지]
휴마시스, 셀트리온 CI. [출처=각 회사 홈페이지]

[팜뉴스=신용수 기자] 휴마시스와 셀트리온이 공동 개발한 자가진단키트가 식약처의 허가를 마친 뒤 시중 유통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의 주가는 허가 이후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휴마시스는 허가 이후 연일 주가가 급등하면서 거래정지가 발동하는 상황까지 도래했지만, 셀트리온은 허가 이후 일주일 내내 하락장을 기록했다. 

식약처는 23일 에스디바이오센서, 휴마시스 등 2개 회사의 자가검사키트에 대해 추후 자가검사 관련 추가 임상시험 자료를 3개월 내 제출하는 조건으로 품목허가했다. 이들 회사는 현재 생산라인을 정비하고 라벨링 및 가격 책정 등 유통 시작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키트는 5월 초 약국을 비롯해 편의점‧마트‧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판매 예정으로, 가격은 9000원에서 1만 원 선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자가진단키트 허가 소식이 들려오면서, 주주들은 특히 코스닥 상장기업인 휴마시스에 큰 관심을 보였다. 휴마시스는 셀트리온과 공동으로 자가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Humasis COVID-19 Ag Home Test)를 개발했다. 디아트러스트는 항원항체검사 방식의 신속진단키트로, 이미 체코‧덴마크‧오스트리아 등 3개국에서 자가검사용으로 사용 중이다. 또 19일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미국 수출도 눈앞에 있는 상황이다.

연일 호재가 계속되면서, 휴마시스의 주가도 함께 급등했다. 

휴마시스의 코스닥 주가는 식약처 발표가 있었던 23일 종가 2만9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전날 종가인 1만6100원 대비 약 30%(4800원) 가까이 오른 수치로, 상한가인 30%에 근접했다. 주말이 지난 뒤 26일에도 휴마시스의 상승 폭은 매서웠다. 26일 종가 23400원을 기록하면서 이전 거래일 대비 12%(2500원)가량 상승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휴마시스의 매서운 급등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종목에 대한 투자수요가 과열됐다는 이유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23일 휴마시스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한 데 이어, 27일에는 하루간 ‘거래정지’라는 특단의 조치까지 꺼내들었다. 

하지만 휴마시스의 상승세는 거래정지에도 굴하지 않았다. 거래중지가 풀린 28일에는 2만5100원으로 약 7% 상승한 데 이어, 29일에도 2만73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오름세를 이어갔다. 식약처 발표 이전인 22일 1만6100원과 비교하면, 일주일간 상승률이 70%에 육박했다.

반면, 디아트러스트를 공동개발한 셀트리온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연일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셀트리온 코스피 주가는 식약처 발표가 있었던 23일에도 전일과 같은 28만8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 다음 거래일인 26일에는 28만5000원을 기록하면서 소폭 하락했다. 특히 27일에는 종가 27만4000원으로, 전일보다 1만1000원(3.86%)이나 떨어졌다. 휴마시스가 연이은 상승세로 27일 거래정지를 받은 것과 사뭇 대비하는 대목이다.

셀트리온은 이어 28일과 29일에도 각각 27만 원, 26만8500원에 장을 마치면서, 하락장의 흐름에서 벗어나는 데 실패했다. 30만 원에 장을 마친 20일부터 29일까지 열흘 연속 하락세의 늪에 빠진 것. 이달 최고가였던 1일 32만4500원과 비교하면 한달 만에 17.3%나 폭락했다. 

휴마시스와 셀트리온의 주가 행보가 엇갈린 데는 2가지 ‘숨은 1인치’가 있다. 

첫 번째 1인치는 식약처 발표에서 휴마시스만 독점적으로 언급됐다는 점이다. 식약처가 23일 공개한 보도자료에서는 셀트리온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미국 시장의 경우 휴마시스가 셀트리온에 디아트러스트를 독점 공급하고, 셀트리온 미국법인 ‘셀트리온 USA’가 현지 유통을 맡게 된다는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셀트리온도 휴마시스와 공동개발을 진행해 같은 권한을 갖고 있다”며 “휴마시스와 국내 승인 및 판매 조건은 동일하다. 현재 식약처에 허가 신청이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조만간 승인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1인치는 ‘공매도’다. 지난해 3월 16일부터 금지된 공매도가 5월 3일부터 부분적으로 재개하는 까닭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미리 빌려서 판 뒤, 차후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법이다. 공매도가 이뤄지면 일반적으로 고평가된 주식들의 가격은 하락한다. 

셀트리온은 국내 기업 중 공매도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평가된다. 국내 최대 공매도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잔고금액 기준 1조767억 원으로, 2위인 LG디스플레이(1343억 원)의 8배 이상의 공매도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공매도가 많이 이뤄지던 기업들의 경우 공매도 재개 시 주가 하락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공매도 거래가 많은 셀트리온의 특성상 공매도 재개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 우려가 리스크로 작용하면서, 셀트리온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돼 호재에도 주가가 상승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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