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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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응민 기자] 지난해 주요 의약품유통업체의 평균 부채비율이 증가하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기에는 ‘숨은 일인치’가 있었다. 평균 부채비율이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상당수의 기업이 전년보다 부채비율을 줄이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부채비율은 어떤 기업의 재정상태나 재무건전성을 분석할 때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지표 중 하나로, 기업이 가진 자산 중에 부채가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부채비율을 구하는 방법은 부채총액을 자본총계(자기자본)로 나눈 뒤 100을 곱해 산출한다.

통상적으로 부채비율이 100% 이하를 표준비율이라고 평가하며, 단기채무(1년 이내에 상환) 비중이 크지 않다면 200% 이하를 적정 부채비율로 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부채비율이 척도가 되는 것은 사실이나, 부채비율이 반드시 낮아야만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산업별 특성과 기업의 거래 형태에 따라 ‘적정 부채비율이’ 각각 다른 것이 그 이유다. 건설업에 속한 회사들은 대부분 부채비율이 높은데, 이는 대출을 받아서 사업을 진행하는 산업의 특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의약품 유통업계의 적정 부채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구체적인 기준은 없지만, 통념적으로 400% 이내를 안정적인 부채비율로 보고 있다. 유통업체는 의약품 특성상 많은 재고를 보유해야 하므로 제약사나 모기업 또는 계열사 등과의 매입채무(외상매입금)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팜뉴스가 2020년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국내 의약품유통업체 54곳의 부채비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부채비율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곳은 티제이에이치씨로 확인됐다.

회사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445.2%로 전년(304.6%) 대비 46.2%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안연케어 752.0%(전년비 26.9%↑), 대전동원약품 116.7%(전년비 24.2%↑), 태전약품판매 89.5%(전년비 23.5%↑), 대전지오영 17,072.9%(전년비 20.7%↑), 유화약품 205.7%(전년비 13.8%), 대구부림약품 752.0%(전년비 13.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조사대상 54곳의 지난해 부채총액은 4조 5993억원으로 전년(4조 4126억원)보다 4.2% 늘어났고 자본총계는 1조 9709억원으로 전년(1조 8115억원) 대비 8.8% 증가했다.

이로 인해 주요 의약품 유통업체들의 2020년 평균 부채비율은 326.9%로 전년(311.3%)보다 15.6% 증가하며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여기에는 ‘숨은 일인치’가 있다. 조사대상 대부분인 43곳의 부채비율이 의약품 유통업계 평균에 미치지 않고, 절반이 넘는 36곳이 전년보다 부채비율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액 ‘TOP3’를 기록했던 지오영의 부채비율은 203.1%를 기록했고 백제약품과 지오영네트웍스는 각각 343.6%, 119.8%로 집계됐다.

부채비율을 가장 크게 낮춘 기업은 비아다빈치로 확인됐다. 비아다빈치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460.7%로 여전히 업계 평균보다는 다소 높았지만, 부채비율이 전년(1064.5%) 대비 56.7%로 크게 감소했다.

이외에도 우정약품 239.8%(전년비 49.4%↓), 한신약품 77.5%(전년비 43.5%↓), 신덕약품 80.5%(전년비 25.9%↓), 인천약품 199.0%(전년비 21.9%↓), 세화약품 205.9%(전년비 20.7%↓), 동원약품 107.3%(전년비 19.8%↓), 선우팜 478.3%(전년비 19.6%↓) 등의 기업이 부채비율을 큰 폭으로 낮추는데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의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낮을수록 ‘무조건’ 좋은 기업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업의 부채비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안정성’은 높아지지만, 그만큼 ‘성장성’이 낮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적정 수준의 부채비율을 유지하면서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오히려 긍정적일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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