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제약사에서 성공한 영업사원의 노하우는 달랐다. 전문직 고객인 의료인과, 환자들에게 제품의 필요성을 인식 시켜줄 때야 '구매 욕구'를 크게 올릴 수 있다는 현실적 노하우가 공개됐다.

정유진 지명컨설팅 팀장은 2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4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제1차 MR 영업역량 강화 프로그램: 제약영업 패러다임 전환과 비즈니스 분석과 계획' 교육을 맡아 영업·마케팅 노하우를 공개했다.

정 팀장은 제약사에서 다년간 영업·마케팅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 '베테랑'이다. 그는 이날 고객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찾아 그 필요성과 중요도를 인식 시키고, 해결책을 제시할 때야 고객이 제품 가치를 알게 된다며 '치료적 미충족 욕구(Unmet needs)' 중요성을 강조했다.

어렵게 느껴지는 말이지만 정 팀장은 '필요하지 않다(No needs, 노 니즈)'고 생각하는 고객이 '필요하다(미충족 요국)'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의료인이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특정 환자군'을 발굴해내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야말로 제품 가치를 전달하고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활동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전문직 고객인 의료인이 가진 '치료적 미충족 욕구'를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치료적 미충족 욕구란 의사가 환자를 치료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불충분한 상황과 한계, 문제, 어려움을 뜻한다. 

정 팀장은 출시 2년 만에 손발톰 무좀 치료제 시장 선도 제품으로 등극했던 메나리니의 '풀케어'를 대표적인 '치료적 미충족 욕구' 사례로 언급했다.

정 팀장은 “2013년 풀케어 출시 전까지 손발톱 무좀치료제 시장은 성장하지 못 했지만 필요성을 못 느끼는 '노 니즈(No needs)'에서 필요하다고 느끼는 '미충족 욕구'를 개발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고 했다.

2013~2017년 손발톰 무좀 치료제 시장에는 메나리니 '풀케어', 갈더마 '로세릴', 한독약품 '로푸록스', 동아ST '주블리아'가 시장을 나누고 있었다. 시장 점유율이 가장 큰 제품은 풀케어였다. 2013년 출시된 풀케어 매출은 88억원에서 2014년 250억원을 기록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13년 1~3분기 매출만 55억원으로 당해 4분기부터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이 됐다.

그러나 매니큐어 형태 손발톱 무좀치료제 중 가장 먼저 출시된 제품은 90년대 한독의 로푸록스다. 그 다음이 로세릴이었고, 풀케어는 세 번째였다. 로세릴과 로푸록스가 시장을 선점한데다 동일한 매니큐어 형태로 치료 방법도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도 소비자 선택은 풀케어였다.

정 팀장은 "풀케어 광고는 여성이 보여주기 싫은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이를 해결할 방법이 무엇인지도 알았다. 광고를 통해 20~30대 젊은 여성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20~30대 여성의 미충족 욕구란 '발가락이 보이는 구두'와 '매니큐어를 바르지 않아도 되는 발톱'이었다.

정 팀장은 "광고에서 노출된 구두를 신고 싶은 여성 욕구를 잘 포착했다. 발톱 무좀으로 발을 가리거나, 매니큐어로 가리지 않아도 앞이 훤히 보이는 빨간 샌들을 신을 수 있다는 20~30대 여성의 심리적 욕구를 건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광고는 여성들의 미충족 심리적 욕구를 건드리는 동시에 발톰 무좀이 왜 문제이고 중요한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성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풀케어는 '발가락이 노출되는 구두'를 신고 싶은 20~30대 여성에게 발톱무좀은 감출 문제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무좀을 치료하지 않으면 '손발톱 건강'을 잃을 수 있다며 문제를 일깨웠다. 치료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피부과를 가지 않아도 약국에서 바로 치료할 수 있다는 해결책까지 제시했다.

이러한 치료적 미충족 욕구가 인식되자 원하는 신발을 신고 싶다는 여성들의 구매 욕구로 연결됐다. 제품이 가진 가치를 전달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실제 해당 광고는 제약업계에서 여름철 발톱 무좀 증상이 노출돼 외관상 예쁜 하이힐을 신지 못하고 쳐다만 봐야 하는 여성의 고민을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영업현장에서 풀케어 사례는 어떻게 적용할수 있을까. 정 팀장은 의료인의 '노 니즈'는 ▲현재 처방의 문제를 모르거나 ▲알지만 환자 치료 목표 중 중요성을 낮게 보거나 ▲해결책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 팀장은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고 이 상태로도 좋다고 생각하는 '노 니즈' 상태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 같지만 결론적으로 문제 미인지, 문제는 알지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문제도 중요성도 알지만 해결책이 없다는 결론으로 모아진다”며 간단하다고 했다.

정 팀장은 “풀케어 출시 전까지 손발톱 무좀 시장은 성장하지 못했다. 고객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제를 모르면 알려주고,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해결책을 알려주면 '노 니즈'가 '미충족 욕구'가 된다"며 "의료인의 '노 니즈'를 미충족 욕구로 인식 시킴으로써 문제를 인식하거나, 중요성을 높이거나, 해결책이 있음을 알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약에 대한 특정 환자군이 있고, 그 환자의 미충족 욕구를 찾아내 해결책을 찾아내야 처방 의지를 높일 수 있다. 풀케어 광고는 문제를 끌어내기 위해 '발톱에 매일 매니큐어 바르는 게 불편하지 않냐'고 질문을 던졌던 것"이라고 말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