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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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기업이 R&D 투자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이너스 성장이나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연구개발비를 늘린 회사도 다수 존재했다.

팜뉴스는 15일 국내 상장 주요 제약·바이오사(매출 1000억원 이상) 58곳의 연구개발비와 ‘R&D 집중도’를 살펴봤다. R&D 집중도란 기업별 전체 매출액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한 비율이다.

먼저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58곳의 2020년 전체 연구개발비는 2조 4444억원으로 전년(2조 321억원) 보다 20.3% 증가했다. 기업별 평균 R&D 집중도는 9.8%로 전체 매출액의 10%에 가까운 비중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R&D 집중도를 높인 기업은 전체의 81%인 47곳이었으며 증감률이 전년 대비 10% 이상인 곳도 27곳에 달했다. 한 자릿수의 증감률을 보인 곳은 20곳이었고, 11곳은 전년보다 연구개발비 규모를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목할 점은 성장이 둔화되거나 수익성이 악화된 기업들도 오히려 연구개발비를 더 늘렸다는 점이다. 기업 경영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R&D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 것.

실제로 이연제약과 경동제약, 삼진제약, 대원제약, 한국콜마, 동아ST, 대화제약, 대웅제약, 안국약품, 삼천당제약 등의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이 역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R&D 집중도를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안국약품은 영업이익까지 적자인 상황이었다.

조사대상 중에서 R&D 집중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메디톡스로 확인됐다. 지난해 메디톡스의 R&D 집중도는 23.9%, 지출한 연구개발비는 337억원으로 전년(294억원) 대비 14.4% 증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메디톡스가 지난 2020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메디톡스는 작년 6월과 11월에 식약처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제제에 대한 품목허가 취소와 행정처분을 받으면서 매출은 급감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이러한 상황에도 연구개발비를 늘리고, 연구인력도 증원했다.

다만, 오는 5월 25일에 대전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품목허가 취소 등에 대한 소송을 시작으로, 다수의 소송들이 남아있는 상태라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그 뒤를 이어 20% 이상의 R&D 집중도를 보인 기업은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으로 집계됐다.

셀트리온과 한미약품의 R&D 집중도는 21%를 기록했으며 셀트리온의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3892억원, 한미약품은 226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8.4%, 7.8% 늘어났다.

특히 한미약품의 경우, 이러한 높은 R&D 투자를 바탕으로, 지난 13일에 세계 최대 규모의 암 학술대회 AACR(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에서 자체 개발 중인 항암신약 5종의 주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미약품 측은 "이번에 발표된 항암 신약들이 급성골수성백혈병(AML, Acute myeloid leukemia)과 흑색종, 혈액암 등 다양한 암종 분야에서 혁신 가능성이 확인돼 학회 참가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년 매출액 20%대 금액을 R&D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이번 AACR에서 발표한 항암 분야 혁신 파이프라인은 미래가치를 밝게 하고, 한미의 강력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전년보다 줄어든 곳은 코오롱생명과학(-34.4%), JW신약(-22.2%), 명문제약(-15.7%), 종근당바이오(-14.8%), 에스티팜(-12.3%) 등이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했고 콜마비앤에이치(-9.6%), 유나이티드제약(-6%), 보령제약(-5.9%), 동국제약(-4.3%), 차바이오텍(-2.8%), 삼일제약(-1.7%) 등의 기업이 한 자릿수의 감소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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