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작년 국내 진출 외국계 글로벌 제약사 대부분 경영지표상 실적 호조를 나타냈다. 국내에 제조·생산시설을 두지 않는 다국적사로선 외형 성장이 수익성 개선과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팜뉴스가 금융감독원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외국계 글로벌 제약사 27개사 경영실적을 집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의 총 매출은 5조6173억원으로 전년 5조87억원 대비 12% 증가했다.

작년 영업이익이 증가한 다자사는 18곳으로 감소한 기업은 6곳에 불과했다. 당기순이익도 16개사가 증가세를 나타낸 반면 7개사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전반적인 실적 상승이 뚜렷했다.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국내 경기 침체에도 다자사들의 영업·마케팅 활동과 관련 의약품 처방이 활발히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2020년 외국계 글로벌 제약사 27개사 감사보고서(단위: 백만원)
2020년 외국계 글로벌 제약사 27개사 감사보고서(단위: 백만원)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다자사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다. 아스트라제네카 매출은 4980억원으로 전년(4389억원) 대비 13.5% 성장했다. 영업이익이 241억원으로 30%나 올랐으며, 당기순이익도 133억원으로 7.4% 증가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실적 상승 배경에는 항암제 시장 장악력이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는 지난 한해 국내에서만 1000억원대 매출을 올리며 '슈퍼 블록버스터' 품목이 됐다. 

2016년 타그리소 매출은 23억원에 불과했으나 불과 5년 만에 1000억원대를 기록하며 사실상 아스트라제네카 매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표적항암제 품목은 또 있다. 1차치료제인 이레사(게피닙) 또한 항암제 2위 품목이다. 비록 시장 점유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지만 지난해 약 200억원대 실적을 기록한 블록버스터다.

그 다음 매출 순위를 보면 2위부터 10위까지는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4903억원 ▲한국로슈 4438억원 ▲한국화이자 3918억원 ▲비아트리스코리아 3805억원 ▲한국얀센 3434억원 ▲글락소스미스클라인 3334억원 ▲바이엘코리아 3326억원 ▲머크 3251억원 ▲한국베링거인겔하임 3131억원 등 순으로 올랐다.

매출 성장률을 보면 비아트리스코리아가 111.5%로 가장 높은 실적을 나타냈다. 그 뒤로 암젠코리아(51.6%), GSK컨슈머헬스코리아(33.5%), 한국알콘(22.1%), 머크(20.9%), 사노피아벤티스(11.9%), 얀센(10.4%) 등이 두 자릿수 증가를 보였다.

다만, 비아트리스코리아는 2019년에는 한국화이자와 화이자업존의 사업부 분할 이후 5개월 실적(1799억원)만 인식했다. 올해부터 1년 실적인 3805억원이 반영돼 통계적으로 직전년도 대비 높은 매출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도 2019년 54억원에서 187억원(245.5%), 당기순이익 7억원에서 흑자전환(225억원)으로 경영 지표가 월등히 개선됐다. 실질적인 경영개선과는 무관한 수치로 볼 수 있다.

비아트리스는 고혈압, 고지혈 등 국내 처방 점유율이 높은 품목을 비롯해 1400개 이상 제품을 가지고 있다.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일반의약품 등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내년 공개되는 실적부터 경영지표 평가가 가능할 전망이다.

올해 처음으로 법인 매출을 공개한 암젠코리아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7년 '주식회사에 대한 외부 감사법' 개정으로 일정 규모 이상 유한회사가 외부감사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암젠코리아의 2019년 연매출은 726억원에서 올해 1101억원으로 51%가 늘었고, 영업익은 18억원에서 72억원(291.5%), 당기순익도 3800만원에서 62억원으로 올랐다. 당기순익은 1만6368%라는 통계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화이자와 한국로슈는 2년 연속 적자가 지속돼 경영 개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비아트리아스에 특허만료 사업부를 보낸 화이자는 12%라는 높은 매출 성장을 보였음에도 오히려 영업익과 당기순익은 적자지속과 적자전환을 이루며 역성장했다. 이는 매출원가가 2019년 2533억원에서 2020년 2937억원으로 약 400억원 증가하고, 급여 또한 360억원에서 418억원으로, 퇴직급여는 58억원에서 79억원으로 늘어난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작년 3월 30일 GSK컨슈머헬스코리아에 CHC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한 작업도 중단돼 21억원의 당기순익 손실이 반영됐다.

4438억원 매출을 올린 로슈는 재작년 14억원의 영업익 손실이 지난해 19억원으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퇴직급여, 경상개발비 증가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당기순익은 13.1% 증가한 297억원으로 기록됐다. 이유는 판관비 증가로 늘어난 영업손실을 영업외 수익으로 늘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작년 매출액, 영업익, 당기순익 등 경영 지표가 모두 악화된 경우도 있다.

한국애브비는 1467억원 매출로 전년 대비 6.7% 줄었으며 영업익과 당기순익도 각각 73억원(31%↓), 54억원(26%↓)으로 감소했다. 한국유씨비와 한국쿄와하코기린도 매출액, 영업익, 당기순익 개선에 실패했다.

특히 사노피아벤티스는 매출액은 높았지만 영업익은 27.9% 감소한 250억원, 당기순익도 18.6% 줄은 169억원으로 내적 성장을 달성하지 못했다. 글락소스미클라인과 노보노디스크제약도 매출액과 영업익은 증가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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