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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도 시작한 ‘보급형 백신’ 우리나라는 언제 완성하나
동남아도 시작한 ‘보급형 백신’ 우리나라는 언제 완성하나
  • 신용수 기자
  • credit@pharmnews.com
  • 승인 2021.04.0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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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독감백신처럼 계란 이용해 제작 가능, 태국‧베트남 임상1상 돌입
백신 전문가 “기술 자체는 韓 연구진‧기업 기술로도 충분히 가능, 문제는 임상 성공”
후발 주자, 백신 유효성 평가에서 불리… “엔데믹 가능성 큰 코로나19, 백신 연구 지속해야”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팜뉴스=신용수 기자] 최근 태국과 베트남, 브라질에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들 백신은 모두 미국 텍사스대 연구팀이 개발한 바이러스 벡터 백신 플랫폼을 이용한 것으로, 달걀을 이용해 생산하는 까닭에, 기존 독감백신 시설에서도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이 백신을 도입해야 할까. 학계는 해당 백신에 대해 기본적으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비슷한 플랫폼이라면서, 국내 기술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후발주자로서 임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돌연변이가 늘어나면서 계절병 양상으로 가는 만큼, 앞으로 자체 백신 연구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3월 15일 베트남 백신연구소가 자체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에 돌입한데 이어, 태국과 브라질도 각각 22일과 26일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 계획을 발표했다. 백신 구매 경쟁에서 밀린 제3세계 국가를 중심으로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

이들 백신의 뿌리는 같다. 모두 제이슨 맥렐란 미국 텍사스대 화학과 교수의 연구를 바탕으로 만든 것. 미국 뉴욕타임스는 맥렐란 교수팀이 코로나19 백신을 제조할 수 있는 개량 스파이크단백질 구조를 개발하고 이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고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맥렐란 교수팀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형태를 고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 1000여 개중 2개를 프롤린으로 치원해 스파이크단백질의 구조를 튤립 모양으로 고정하는 데 성공한 것. 연구팀은 이후 메르스와 같은 계열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해당 기술을 접목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을 새로 설계한 뒤, 프롤린 4개를 더해 백신 성능을 더욱 끌어올렸다. 

비영리단체 국제보건적정기술기구(PATH)도 힘을 보탰다. 연구팀은 맥렐란 교수가 개발한 단백질의 정보를 담은 유전자를 닭을 감염시킬 수 있는 뉴캐슬병 바이러스에 삽입했다. 이를 통해 기존 독감백신처럼 달걀을 통해 백신을 대량생산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베트남‧태국‧브라질에서 임상실험에 돌입한 백신이 바로 이 기술로 생산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현재 백신 수급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우리나라도 이 같은 ‘보급형’ 백신을 도입해야 하지 않을까. 국내 학계의 견해는 다소 달랐다. 단백질 생산 기술은 국내 기술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데다, 백신의 성공 여부가 꼭 스파이크단백질 제조에만 달린 것이 아니라는 이유다.

백신 전문가인 김정기 고려대 약대 교수는 “현재 베트남 등에서 생산 중인 백신 기술은 재조합한 스파이크단백질의 정보를 담은 유전자를 바이러스 벡터에 끼워 넣어 인체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원리와 비슷하다”며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달리 닭에 감염되는 뉴캐슬병 바이러스에 삽입했기 때문에 달걀을 통한 대량생산이 가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코로나19 스파이크단백질을 선별하고, 이를 코딩하는 유전자를 바이러스 벡터에 끼워 넣어 백신을 제조하는 기술 자체는 우리나라의 연구팀과 기업들의 기술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멕렐란 교수의 연구성과도 대단히 훌륭하지만, 우리나라가 해당 백신 기술을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필요성이 크지는 않다고 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백신 성공이 단순히 스파이크단백질을 개량하고 백신을 제조하는데 달린 것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임상시험에서 어떻게 성공적으로 결과가 나타나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특히 백신 개발에서 후발 주자의 불리함을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선행주자의 경우 임상시험에서 항체 생성 유무만 보면 된다. 하지만 후발 주자의 경우 이미 사람들이 대부분 선제 개발된 백신을 맞았거나 혹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황이다. 항체가 이미 있는 까닭에 기존보다 항체가 얼마나 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차이점을 그림 그리기를 비유해 설명했다. 예컨대 화이자나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백신 선두 주자가 백지 위에 그림을 그린 것이라면, 후발 주자들은 이미 그려진 그림 위에 또 다른 그림을 그려야 한다. 백지 위에 그림을 그릴 때는 내가 그린 그림이 어떤 그림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지만, 그림 위에 그림을 그린다면 이 부분이 내가 그린 것인지 아니면 이미 그려져 있던 부분인지 헷갈리게 된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백신의 유효성을 따질 때는 항체가 기존 보유 대비 4배 이상 늘었는지를 확인한다”며 “난이도로 봤을 때 항체 유무만을 따지는 상황보다는 훨씬 어렵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난관에도 불구하고, 학계는 자체 생산 백신 관련 연구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가 앞으로 끝나지 않는 ‘엔데믹’(감염병이 특정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으로 갈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앞서의 김 교수는 “코로나19의 돌연변이 양상으로 봤을 때, 코로나19 종식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독감처럼 계절성 질환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도 독감처럼 매년 돌연변이에 맞춰 백신을 생산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그렇다면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자체 기술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현재 우리나라 연구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백신에 도전했던 여러 기업이 사실상 포기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가장 앞서나갔다는 평가를 받았던 제넥신도 아직 성공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며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서라도 앞으로 코로나19 백신 자체 생산을 위한 연구에 꾸준한 지원과 관심을 보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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