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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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신용수 기자] 미국과 독일 등 공동 연구팀이 충치 등 치과질환에 걸린 사람들이 차가운 음식에 통증을 느끼는 경로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치아가 냉각을 감지하는 센서 단백질을 찾아낸 것.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한 경로가 치통 개선 신약 개발의 새로운 표적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 하워드 휴스 의학 연구소(HHMI) 및 매사추세츠 종합 병원,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대 등 공동 연구팀은 치아가 냉각을 감지하는 신경학적 경로를 규명했다고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3월 26일자에 발표했다. 

이가 시린 증상은 일반적으로 충치나 치아 파손 등으로 법랑질이 파괴되거나 치주염이나 마모 등으로 치아 뿌리가 노출돼 치아가 민감해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통증을 어떻게 감지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전달 경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센서 단백질 ‘TRPC5’에 주목했다. TRPC5는 세포막에 존재하는 이온 채널의 일종으로, 칼슘 이온이 통과하는 경로 역할을 하는 단백질 중 하나다. 

연구에 참여한 카타리나 짐머맨 프리드리히알렉산더대 생리학 및 병태생리학 연구소 연구원은 “약 15년 전 TRPC5 단백질이 저온에 상당히 민감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당시에는 주로 단백질 자체와 피부에서의 작용에 집중했다. 2011년에는 생쥐 모델을 통해 기존에 알려진 냉감 수용체 TRPM8가 부족해도 TRPC5를 통해 냉각을 감지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TRPC5의 중요한 역할은 피부가 아니라 치아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인간 성인의 치아 표본을 통해 TRPC5가 치아에 존재하며, 충치가 있는 치아에서도 작동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후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TRPC5가 실제로 치아에서 냉감수용체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결과, 얼음처럼 차가운 용액을 생쥐의 치아에 닿게 하면, TRPC5가 작동하면서 냉각을 감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 TRPC5가 모자라거나 TRPC5의 기능을 차단하는 화학 물질로 처리한 치아에서는 냉각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TRPC5 외에도 TRPA1 이온 채널 단백질도 치아가 냉각을 느끼는 데 기여한다는 점도 함께 확인했다.

연구팀은 TRPC5가 치수와 상아질 사이에 존재하는 상아모세포(odontoblast)에 다량 분포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데이비드 클래펌 HHMI 부소장 겸 최고 과학 책임자는 “치아가 찬물에 노출이 되면, 치아모세포에 분포한 TRPC5가 작동하면서 차가운 느낌을 뇌로 전달한다”며 “충치에 걸렸거나 치아가 파손‧마모돼 상아질이 노출된 환자들은 정상인보다 TRPC5의 발현이 증가하면서 시린 증상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민간요법이 치통을 어떻게 완화하는지도 설명한다. 앞서의 짐머맨 연구원은 “과거 치과에서 치통 치료법으로 사용했던 민간요법인 정향유의 주성분에도 TRPC5를 차단하는 화학 물질이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치통 치료의 새로운 표적으로서 차후 치통 관련 신약 개발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의 클래펌 부소장은 “표적 단백질을 발견하면 자연스럽게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도 커진다”면서 “치통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많은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는 매우 중요한 질환 중 하나다.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TRPC5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을 찾아낸다면, 냉각에 대한 치아 민감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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