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병원 로고. [출처=한일병원 페이스북]
한일병원 로고. [출처=한일병원 페이스북]

[팜뉴스=신용수 기자]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종합병원에서 성범죄 이력이 있는 의사를 인턴으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는 과거 2011년 고려대 의대 성추행 사건의 가해자 중 한 명인 A씨(33)로, 현재 한국전력공사 산하 한전의료재단이 운영 중인 한일병원에서 ‘인턴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팜뉴스가 해당 정황을 단독 보도한다. 

팜뉴스 취재진은 25일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로부터 서울 도봉구 한일병원에서 과거 성범죄를 저지른 적이 있는 의사를 인턴으로 채용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현직 의료인이라고 밝힌 제보자는 “최근 넥스트메디신 게시판을 통해 한일병원에서 올해부터 인턴으로 근무 중인 전공의 A씨가 과거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한 글을 확인했다”며 “심지어 해당 글에는 ‘A씨가 한일병원에서 인턴을 대표하는 인턴장을 맡았다’는 댓글도 있었다. 소식을 접한 의료계 동료들이 상당한 충격을 받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넥스트메디신은 의사와 예비 의사(의대생)들만 가입할 수 있는 의료인 커뮤니티다.

해당 제보에 따르면 A씨는 2011년 고려대 의대 성추행 사건의 가해자 3명 중 1명이다. 당시 고려대 의대생이었던 이들은 2011년 5월 21일 경기도 가평군 모 민박집에서 함께 여행 온 동기 여학생이 술에 취해 잠든 틈을 타 속옷을 벗기고 신체 부위를 만지면서 해당 장면을 디지털카메라로 촬영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를 비롯한 가해자 전원은 2011년 9월 5일 출교 처분됐고, A씨는 2012년 6월 28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이후 A씨는 2013년 11월 출소를 1개월 앞두고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했고, 출소 이후 정시를 통해 2014년 성균관대 의대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가 2020년 국가고시에 합격해 의사 면허증을 취득했고, 가톨릭대 가톨릭중앙의료원 전공의에 합격했다가 부적격자로 채용 취소됐다는 사실이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의료인 커뮤니티 넥스트메디신 캡처. [제공=제보자]
의료인 커뮤니티 넥스트메디신 캡처. [제공=제보자]

앞서의 제보자는 “성균관대 의대 출신 지인과 한일병원에 근무 중인 지인을 통해 이 둘이 동일인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성범죄자 출신이 의료계 동료로 일한다는 사실이 매우 꺼림칙하다. 동료들도 성범죄자가 공공병원에서 근무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의료인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공론화를 통해 성범죄자가 의료계에 발을 붙이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팜뉴스 취재 결과, 해당 제보에 신빙성이 있다는 정황을 확보할 수 있었다. 취재진은 또 다른 현직 의료인으로부터 한일병원에 근무 중인 인턴장이 고려대 의대 성추행 사건의 A씨와 동일인물이라는 제보을 받았다. 진술자는 성균관대 의대 출신으로 A씨와 같은 기간 수학했다.

해당 의료인은 “나도 지인을 통해 A씨가 한일병원에 취직했다는 사실을 들었다”며 “현재 병원에서 쓰는 이름은 성균관대 재학 당시 이름과 달라 개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학 시절 봤던 얼굴을 기억하고 있다. 사진을 통해 한일병원의 인턴장이라는 사람이 A씨와 동일인물이라는 점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어떻게 그가 공공재단에서 운영하는 병원에 취직할 수 있었는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일병원 측은 해당 의혹에 대해 채용 시점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인물은 없었고, 현재로서는 근무 중인 인턴장이 고려대 의대 성추행범과 동일인물인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론화가 이뤄질 경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설 의향은 있다고 밝혔다.

한일병원 관계자는 “올해 인턴 채용 당시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지원자를 뽑은 경우는 없었다”며 “의사의 근무 여부 및 신원 확인은 개인정보인데다 사안도 매우 민감한 만큼 섣불리 알려드리기 곤란한 상황이다. 다만 공론화가 이뤄지고 정식으로 문제가 제기된다면, 병원 차원에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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