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세브란스 병원 내 풍경. 원내약국(왼쪽)에는 가림막이 설치된 반면, 검사 예약 부서(오른쪽)에는 가림막이 없다. (촬영=제보자)
신촌세브란스 병원 내 풍경. 원내약국(왼쪽)에는 가림막이 설치된 반면, 검사 예약 부서(오른쪽)에는 가림막이 없다. [제공=제보자]

[팜뉴스=신용수 기자] 최근 은행이나 고객센터 등 고객을 응대하는 창구에서는 아크릴 가림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말을 차단하고 코로나19 전파를 최대한 막겠다는 취지다. TV 뉴스에서도 아나운서와 패널이 아크릴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대화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감염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큰 종합병원의 접수창구에서는 가림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심지어 원내약국에는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했지만, 접수창구에는 설치하지 않았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측은 부서별 요구에 따라 가림막을 설치했다는 입장이다. 
 
팜뉴스 취재진은 23일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신촌세브란스병원이 불안하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 제보의 골자는 수납처를 비롯해 대면 업무가 잦은 부서에 가림막이 설치돼있지 않다는 것. 

제보자는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외래 진료차 방문했다가 접수‧수납처 등 대면 업무가 진행되는 창구에 가림막이 설치돼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고 경악했다”며 “요새 웬만한 은행 창구만 가도 전부 가림막이 설치돼있는데, 감염 위험성이 가장 큰 병원에서 가림막을 설치하지 않았다는 점은 상당히 안일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병원에 있는 내내 불안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보자가 보낸 사진을 살펴보면, 본원 접수‧수납 창구를 비롯해 진료과목별 접수창구 일부도 가림막 없이 직원이나 간호사가 직접 환자와 보호자를 대면하고 있었다. 물론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아무래도 환자가 많고 감염 위험성이 큰 공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다.

신촌세브란스병원 내 다른 접수 부서. 역시 가림막이 설치돼 있지 않다. [제공=제보자]
신촌세브란스병원 내 다른 접수 부서. 역시 가림막이 설치돼 있지 않다. [제공=제보자]

부서별로 차별 대우하는 것으로 여겨질 만한 대목도 있었다. 제보자가 보낸 사진 중에는 원내약국과 외래검사 예약 부서를 한 구도로 찍은 것이 있었는데, 원내약국에는 아크릴로 만든 투명 가림막을 설치한 반면, 검사예약 부서에는 별다른 가림막이 없이 직원과 환자와 직접 대면하고 있었다. 

앞서의 제보자는 “최근 강북삼성병원을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접수부서에도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다”며 “세브란스병원 정도면 국내 최대 규모 병원인데, 작은 것을 챙기지 못해 아쉬움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경우는 비단 신촌세브란스병원만의 일은 아니었다. 서울 내 한 대학병원에 근무 중인 전공의는 “우리 병원에도 접수처 등에 가림막이 설치된 것을 보지 못했다”며 “은행들도 가림막을 설치하는데, 병원에서 이런 부분들을 신경 쓰지 못한 것은 의사 입장에서 볼 때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부서별 요구에 따라 가림막 설치를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가림막이 설치되지 않은 부서는 가림막 설치를 원하지 않았다는 것.

신촌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아크릴 가림막 설치의 경우 필수 설치사항은 아니다”라며 “부서의 성격 및 업무 형태에 따라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부서의 개별 신청을 받아 설치를 진행했다. 원내약국의 경우 가림막 설치가 있었지만, 사진 속 접수처 등은 따로 가림막 설치를 신청하지 않았다. 차별대우는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나 보호자와 직접 대화하고 소통해야 하는 부서에서는 아크릴 가림막이 전달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세브란스병원은 원내 감염 예방을 위해 철저한 개인 방역수칙 준수를 비롯해 사전 문진, 마스크 의무 착용 등을 시행하고 있다. 안심하고 방문하셔도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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