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류영진(62·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민주당 부산진구을위원장이 '페이스북 정치'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를 공개 저격해 화제 중심에 선 것이다.

류 전 처장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형준 부인 조○ 씨는 개명 전 이름이 조○○이고, 박형준은 1960년생이며 조○ 씨는 19○○년생입니다. 아는 분은 연락주세요"라며 공개 제보 요청 글을 올렸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박 후보 부부에 대한 의혹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사진: 류영진 전 식약처장 페이스북

 

이 글은 바로 화제가 됐다. 국민의힘은 박 후보 배우자 실명과 출생년도를 공개한 류 전 처장을 향해 "상대 후보에 대한 존중이 없는 신상털기"라며 "집권 여당 정책위 부의장이자 전 식약처장까지 지낸 분의 행태를 보니 가짜뉴스와 공작정치 맛에 중독되면 약도 없나보다. 차라리 흥신소를 차리시라"며 공개 비난했다.

류 전 처장은 팜뉴스와 통화에서 "다 오픈된 정보인데 신상털기랄 게 있나. 의혹이 많으니 혹시 아는 사람있으면 연락달라고 한 것이지 특별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직에 나오면 다 검증해야 하는데 구린 게 있으니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공직 후보자 검증을 위해 제보를 요청한 것이지 신상털기가 될 만한 사건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가덕도 신공항 추진 등으로 여야 대립이 치열하다. 일부 언론에서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가운데 류 전 처장 페이스북 정치를 통해 여의도 입성 의지가 여전함을 엿볼 수 있다.

◆친문 실세, 총선 패배 후 '페이스북 정치' 활동

류 전 처장은 '친문 중의 친문'으로 불리는 실세로 문재인 정부 초대 식약처장을 지냈다. 식약처장은 차관급이지만 국무회의에 참여하는 자리다. 이러한 평가 때문인지 식약처 사상 처음으로 5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받아내기도 했다. 식약처 내부에서 "예산 잘 받아오는 식약처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류 전 처장의 금뱃지 도전은 지난 2012년부터 본격화했다. 18대 대통령선거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직능특보, 부산선대위 공동위원장을 맡아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원내입성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사진: 류영진 전 식약처장 페이스북

2019년에는 잘 나가던 식약처장을 사퇴하고 다음해 21대 총선 지역구 출마에 도전했다. 부산지역 대표 친문인사인 만큼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두 번째 도전도 떨어졌다.

그럼에도 류 전 처장은 여의도 입성을 향한 희망의 끈은 놓지 않았다. 작년 10월 민주당이 이낙연 전 당대표 체제로 출범하면서 뽑은 정책위 부의장에 류 전 처장도 이름을 올린 것이다. 정책위 부의장은 지역 내 현안을 당에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이와 함께 박형준 후보를 저격한 것처럼 자신의 존재감을 계속 드러냈다. 그 존재감을 나타내는 중심이 바로 '페이스북 정치'였다.

류 전 처장이 4·15 총선에서 떨어진 뒤 보인 페이스북 행보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공수처법 개정안 찬성은 물론 여권 거물인 김경수 경남지사 재판과 최근 대구·경북(TK) 지지도 1위로 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판하는 공격수로 활동해왔다.

먼저 작년 11월 6일 페이스북에 '김경수 지사 재판을 이해하기 힘들다. 드루킹 일당은 목적을 가지고 우리측에 접근했다……김경수 지사에게 킹크랩 기계로 조작한다는 것을 보여줄리가 있나? 상식적으로 판단해봐라'고 적었다.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로 재판 중인 김 지사가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것을 비판한 것이다. 류 전 처장은 김 지사와 같은 대표적 부산·경남(PK) 라인이다. 김 지사는 친노·친문으로부터 유력 대권 주자라는 평을 받고 있고, 가덕도 신공항 추진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이와 반대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선 '윤석열 총장이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고 하는 말을 듣고 아연 실색했다(작년 10월 22일)'라고 날을 세웠다.

현재 윤 전 검찰총장은 야권 차기 대선 주자 중 TK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3월 6~7일 영남일보와 KBS대구방송총국이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한 조사 결과다.

대구·경북지역은 여권이 추진하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비롯해 검찰·부동산 정책 등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PK와 갈등을 맺고 있는 TK 대표 주자 윤 전 총장을 공격한 것 또한 존재감 드러내기로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해당 게시물마다 '좋아요'가 100~300개씩 달렸다. '식약처장 프리미엄'이 여전하며 지지자들의 관심이 식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류 전 처장에 대해선 "평소 선거운동을 열심히 한다" "유권자와 스킨십이 좋다"는 평가가 있다. 페이스북 정치 행보를 통해 화제를 만들고, 유권자들과 접촉하고 있는데 따른 반응이다. 총선 패배 후에도 야권과 대척점에서 공격수와 저격수 역할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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