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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 특허침해소송 경쟁사 영업 방해...국내 산업 첫 사례
부당 특허침해소송 경쟁사 영업 방해...국내 산업 첫 사례
  • 김민건 기자
  • kmg@pharmnews.com
  • 승인 2021.03.0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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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출원 생동성데이터 허위 작성 → 안국에 소송 제기
회사 실무진 심적 압박감에도 '무조건 출원' 지시
경영진 아닌 법인 고발 이유 '조작 지시 아니다' 판단
사진. 대웅제약 전경
사진. 대웅제약 전경

[팜뉴스=김민건 기자] '1월에 출원 안하면 죽을듯ㅜㅜ(담당직원 이메일)' '데이터도 없는데 누가 회장님께 특허보호 가능하다고 했는지 문의(담당 팀장)'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알비스D 특허출원 경위 관련 내부 문서' 내용의 일부다.

지난 2015년 1월 대웅·대웅제약(이하 대웅) 특허 실무진은 알비스D 제네릭 시장을 방어하기 위한 특허출원에 상당한 압박을 느껴야 했다. 특허출원을 충족하는 데이터가 없었지만 경영진을 만족시키기 위해선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것이다.

경영진 지시는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작용해 데이터 조작을 암묵적으로 묵인, 특허등록을 하기에 이르렀다. 경직된 조직문화와 상하수직으로 하달된 지시사항이 특허 데이터를 조작해 경쟁사를 방해하고, 특허청을 속이는 위법 행위로 이어진 것이다.

이에 지난 3일 공정위는 대웅에 22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특허권을 남용해 저렴한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는 국민 권리를 방해하고, 공정 경쟁을 훼손했다는 결정이었다.

특허청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특허권 남용은 그 누가보더라도 (특허 침해가)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악의적인 목적으로 소송을 거는 극단적인 경우에 적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법상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는 일반 원칙이 있다. 특허권은 독점적 권리를 주지만 정당한 경우에만 사용할 권리를 주는 것"이라며 위법성을 설명했다.

대웅의 특허권 남용이 명백히 고의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은 제약업계가 아닌 국내 전체 산업에서 첫 사례다. 공정위는 부당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해 경쟁사 거래를 방해한 최초의 제재라고 강조했다. 생동성시험 데이터를 조작하고 병원 입찰·판매 등 거래 방해, 소송 지연 등도 이뤄졌다. 

◆'초긴급' '무조건 특허 출원' '데이터도 없는데 누가 보고했나'

공정위가 공개한 '알비스D 특허출원 경위 관련 내부 문서'에 담당자들의 어려움과 곤혹스러움, 경직된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조직적인 조작 정황이 드러나 있다.

▲2014년 12월초 '회장님께 보고된 사항이니 반드시 출원해야 한다 ○○에게 지시'  ▲2014년 12월 11일 '○○에게 초긴급으로 2015년 2월 1일 발매 전 출원하라고 얘기함'이라는 내부 의사소통이 있었다.

▲2014년 12월 '○○에게 진보성 주장 근거가 없어 현 상황으로는 특허 출원 어렵다고 회신, 제품연구실은 경영진 보고가 완료돼 무조건 특허출원해야 한다는 입장, 논의 끝에 주성분 입도로 특허성 만들어보자 협의'

▲2015년 1월 22일 '출원대리인 →○○에게 현재 데이터(임상 3건 중 1건 성공, 2건 실패)로는 특허 명세성 작성 어려움 어필' ▲2015년 1월 24일 '○○에게 데이타도 없는데 누가 회장님께 특허보호 가능하다고 보고했는지 문의' '○○는 특허팀 문의에 회신 없이 제품연구실 팀원들에게 빨리 출원하라고만 지시'

이처럼 특허내용을 뒷받침 할 만한 생동성실험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직원들의 모습이 나타나 있다.

공정위가 공개한 알비스D 특허출원 경위

이와 같은 대화가 오고간 뒤 ▲'상호 논의하여 특허출원 가능한 방향으로 실시예 수정' '대리인과 협의해 명세서 작성-데이터 조직을 암묵적으로 공유' ▲'출원 전 ○○이 직접 최종 검토 확인하였고, 몇가지 사항에 대해 지적하였으나 일단 출원하고 추후 수정하자고 지시'라는 내용이 이어졌다. 마침내 대웅은 특허등록을 완료했다.

이보다 앞선 한 달 전 대웅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알비스D 품목허가를 받았다. 목표는 다음 해인 2015년 2월 1일 발매하는 것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회장으로부터 특허출원 지시가 떨어져 급하게 시작한 것이다. 데이터 조작 근본 원인이 지시를 거수를 수 없는 경직된 상명하복 문화에 있음을 유출할 수 있는 부분이다.

◆대웅 "제네릭 막는다"...허위 데이터로 특허받고 소송까지

대웅은 알비스 시장을 지키기 위해 2015년 2월 함량을 두 배로 높여 복용 횟수를 줄인 후속 제품 '알비스D'를 선보였다. 그러나 이 또한 제네릭이 곧바로 출시됐다. 그중 하나가 안국약품 개스포린에프정이다.

대웅은 알비스 제네릭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알비스 원천특허와 알비스D 후속 특허를 활용한 '특허침해소송'에 나섰다. 공정위는 "실제 특허침해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소송이 제기되면 병원, 도매상 등 거래처가 향후 판매중단 우려가 있는 제네릭 전환이 어려운 점을 이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웅이 가진 알비스D 후속특허인 '입도특허'는 비스무트와 수크랄페이트 입자 크기(입도)를 일정 범위(25~70㎛)로 조절하면 이중정 제형으로 만들지 않아도 기존 알비스와 동등한 생동성과 안정성을 보일 수 있다는 제형특허다. 

대웅이 조작한 알비스D 특허 데이터

대웅 경영진은 경쟁사가 특허를 회피하기 어렵게 하기 위해 알비스D 입도특허에서 입도범위가 25~70㎛인 넓은 권리범위의 특허를 원했다. 특허명세서에 비스무트 25~70㎛의 입자 크기를 가진 알비스D를 만들면 기존 이중정 알비스와 동일한 효과가 있음을 입증한다는 생동성 실험 데이터도 적었다.

그러나 실무진은 대웅 경영진이 원하는 범위의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다. 알비스D 품목허가 근거가 된 생동성 시험은 총 3차례 진행됐다. 1·2차는 실패하고 3차에 성공했는데 1개만 입자크기 42㎛에서 성공했고, 나머지 두 개는 48㎛과 50㎛에서 실패했다. 25~70㎛ 범위에 못 미쳤다.

결국 특허출원일인 2015년 1월 30일 생동성실험 데이터를 3건에서 5건(성공 1건 → 3건)으로 늘렸다. 세부 입자 크기 수치도 조작했다. 특허청구 내용에 부합하도록 입자크기 28㎛, 68㎛에서 성공한 데이터를 2개 추가했다. 앞서 실패한 48㎛과 50㎛ 데이터는 각각 95㎛, 4㎛ 크기에서 진행한 것으로 조작했다. 대웅이 28㎛, 42㎛, 68㎛ 데이터를 확보해 25~70㎛ 범위를 가진 것으로 만든 것이다.

2016년 1월 특허출원이 완료됐다. 대웅은 안국약품이 알비스D 제네릭을 출시한 이후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이 사실을 병원과 도매상 등 거래처에 알려 영업과 연계해 공략했다. 이는 21개월간 이어졌다. 알비스D는 2016년 646억원, 2017년 629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공정위가 경영진이 아닌 법인을 고발한 이유

당시 대웅은 윤재승 회장이 이끌고 있었다. 윤 회장으로부터 '제품 발매 전 특허를 출원하라'는 지시가 떨어졌고 실무자들은 데이터를 조작, 특허출원을 받아냈다. 공정위는 "담당 직원들이 심한 압박감을 토로하는 등 기존 데이터만으로 원하는 특허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다만, 윤 회장 등 경영진이 데이터 조작을 지시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든 출원등록을 해야만 하는 압박이 실무진에게 가해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실제 대웅 경영진으로부터 빨리 특허를 출원하라는 압박을 느낀 게 있다고 해도 조작까지 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다. 그런 부분에서 경영진을 고발해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봤기에 법인만 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웅 관계자는 "당시 회의 내용을 보니 회장님 지시로 관련 특허출원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 것으로, 직원이 무리하게 강행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허 출원에 무리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지만 공정위로부터 의결서를 받아야 어떻게 할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웅 관계자는 "공정위 지적사항은 절차에 따라 성실히 바로 잡을 예정이며, 추후 특허 등록 및 특허권 보호 진행 시 관련 이슈가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웅은 알비스 이중정특허가 침해받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파비스제약을 상대로 '특허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파비스 제품 판매를 방해했다. 파비스에 제조위탁을 검토하던 제약사 일부가 대웅으로 거래처를 바꾸기도 했다. 

이같은 위반사항을 담은 공정위 의결서가 특허청에 보내진다. 특허청은 의결서를 받으면 무효사항 등을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공정위 의결서를 바탕으로 검토했을 때 무효사항이 있다면 특허심판원 심사관이 무효심판 절차나 권리범위가 줄어든 특허 등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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