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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도 건보 재정 개선 효과 인정했는데… ‘대체조제 활성화법’ 불발 
학계도 건보 재정 개선 효과 인정했는데… ‘대체조제 활성화법’ 불발 
  • 신용수 기자
  • credit@pharmnews.com
  • 승인 2021.03.0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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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처방 활성화 위한 ‘동일성분조제’ 법안, 2월 국회서 논의 미뤄져
美 연구팀 “오리지널→제네릭 처방 대체, 건보 지출 최대 17억 달러 줄일 수 있어”
[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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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신용수 기자] 제네릭(복제약) 처방 활성화를 위한 약사법 개정안이 2월 국회에서 논의가 불발됐다. 의사 면허 취소법 등에 밀려 법안소위 테이블조차 오르지 못한 것. 약사 사회에서는 아쉬움을 드러낸 가운데, 미국 학계에서는 제네릭 처방을 활성화하면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최대 17억 달러(한화 1조9000억 원)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 제1법안소위는 지난 25일 ‘대체조제’의 용어를 ‘동일성분조제’로 바꾸고, 대체조제 시 약사가 심평원에 통보한 후 이를 의사에게 통보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보류했다. 이 법안은 대체조제에 대한 약사의 부담을 줄이고, 대체조제를 활성화하겠다는 취지에서 비롯한 법안으로, 지난해 9월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미뤄진 법안은 3월 국회에서 재논의할 예정이다.

약사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미뤄지면서, 법안을 발의한 서영석 의원 측과 법안을 지지해온 대한약사회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 의원실 측은 “이번 약사법 개정안은 동일성분조제에 대한 국민의 오해를 바로잡고, 동일성분조제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었는데, 지난 법안소위에서 논의조차 해보지 못해 굉장히 아쉽다”며 “3월 임시국회에 열릴 법안소위에서 이번 개정안이 제대로 논의돼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의사 면허 취소법을 놓고 회의가 길어지면서, 성분명 처방에 대한 약사법 개정안은 결국 이번 2월 국회에서도 논의되지 못했다”며 “다가오는 3월 국회에서는 약사법 개정안이 꼭 논의가 진행돼, 본회의까지 통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대체조제 활성화 법안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악화하고 있는 건보 재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을 사고 있다. 실제로 미국 의료계에서는 제네릭 대체 처방이 건보 재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연구팀은 ‘메디케어(Medicare) 파트D’ 프로그램을 통해 지급된 모든 브랜드 처방약(오리지널)을 제네릭으로 대체했다면, 연간 약 17억 달러(한화 1조9000억 원)를 절약했을 것이라고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했다. 자마 네트워크 오픈은 미국의료협회(JAMA)에서 운영하는 월간 공개 의료 학술지다.

메디케어는 65세 이상의 고령자와 65세 미만의 영구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미국 연방정부에서 의료 혜택을 제공하는 건강보험 프로그램이다. 그중에서도 파트D는 의약품 처방 관련 프로그램으로, 민간 보험회사에서 메디케어 수혜자를 위해 제공‧운영한다. 메디케어 파트D는 미국에서 처방약 관련 총 지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연구팀은 2017년 메디케어 파트D를 통해 지급된 처방약 관련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총 1억9900만 건의 처방 중 850만 건(4.9%)은 제네릭을 사용할 수 있는데도, 오리지널을 처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850만 건의 처방 중 140만 건(16.9%)은 임상의가, 110만 건(13.5%)은 환자가 오리지널 처방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490만 건(59.2%)은 처방을 요청한 주체를 명시하지 않았고, 나머지 90만 건(10.4%)은 기타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임상의와 환자가 요청한 오리지널 처방을 제네릭으로 대체할 경우 메디케어의 재정 지출을 얼마나 절감할 수 있는지 추산했다. 그 결과, 임상의가 요청한 오리지널 처방을 제네릭으로 대체할 경우 약 9억9700만 달러(1조1170억 원)를, 환자 요구를 대체 처방할 경우 약 6억7300만 달러(7540억 원)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부담금 총액도 각각 1억6100만 달러(1800억 원), 1억900만 달러(1220억 원)씩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를 주도한 제라드 앤더슨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대 교수는 “오리지널 처방에 의존하는 관습이 메디케어 파트D에 막대한 재정 부담을 안기고 있다”며 “제네릭 처방 활성화는 건보 재정 개선에 가장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제네릭 처방 활성화를 통해 의료진과 환자가 가능한 제네릭을 선택하도록 장려해 지출을 줄일 수 있도록 권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과 환자들은 오리지널에 대한 기계적 의존이 건보 재정 및 국민 세금 부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아울러 제네릭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환자 의약품 선호도에 영향을 미치는 의약품 관련 직접적 마케팅을 제한하는 등 추가적인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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