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일각에서는 오는 3월로 예정된 국내 공매도 금지 조치가 풀릴 경우 제약·바이오주에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발발 초기 코스피·코스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기업주 상당수가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2일 이날 팜뉴스가 한국거래소 공시 자료를 통해 공매도 거래 금지 조치 시행 직전인 작년 1~3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현황을 확인한 결과 총 61개 기업이 78회에 걸쳐 적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발발 초기, 제약바이오기업 62개사 공매도 과열 지정

지난해 공매도 과열 종목에 지정된 제약·바이오주를 보면 코로나19 치료제·백신·건기식 개발 관련 업체가 다수이다.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가장 많이 공매도 과열 종목에 지정된 기업은 코스닥 상장사인 씨젠과 코미팜이다. 씨젠은 2월(1회)과 3월(3회) 등 총 4회 적출됐으며, 코미팜은 1월(1회)에 이어 2월(1회), 3월(2회) 등 매월 지정됐다. 그 뒤를 엔지켐생명과학(3회), 앱클론(3회), 메디톡스(3회), 에이비엘바이오(2회), 엔케이맥스(2회), 오스코텍(2회), 유틸렉스(2회), 파미셀(2회) 등 코로나19 수혜주들이 따르고 있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이들 대부분 공매도 적출 지표인 40일 거래일 중 40일간 공매도 거래가 이뤄졌었다. 특히 한국콜마(22.12% 코스피), CMG제약(20.75%, 코스닥), 유한양행(20.58%, 코스피), 파미셀(20.04%, 코스피) 등은 공매도 거래 비중이 20%를 넘겼다. 그 다음으로 엔케이맥스(17.21%, 코스닥), 코스맥스비티아이(16.62%, 코스피), 동성제약(16.52%, 코스피), 강스템바이오텍(15.09%, 코스닥) 등이 따랐다.

공매도 과열 종목에 적출된 61개사 중 주가 수익률이 공개된 것은 51개사다. 이들의 평균 주가 수익률을 보면 마이너스(-12.21%)를 기록했다. 공매도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금감원은 과열 종목 지정 기준에 따라 유형1, 유형2, 유형3으로 나누고 있다.

유형1은 당일 공매도 비중·주가 수익률, 거래대금 증가율 요건을 고려한다. 특히 거래대금 증가율이 코스피는 기존 6배에서 3배로, 코스닥은 5배에서 2배로 완화했다. 유형2는 주가가 10% 이상 급락한 경우 적용하며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만 적용한다. 이 기준에 따라 거래대금 증가율 기준이 코스피는 기존 6배에서 3배로, 코스닥은 5배에서 2배로 강화했다. 유형3은 주가가 20% 이상 하락한 종목에 적용한다. 거래대금 증가율 기준은 코스피는 2배, 코스닥은 1.5배이다.

작년 공매도 과열 종목에 지정된 유형을 보면 유형2(43회), 유형3(27회), 유형1(9회) 순으로 많았다. 이는 주가가 10% 이상 급격히 떨어지고 40거래일간 공매도 비중이 꾸준히 높았다는 이야기다. 공매도가 급증할 경우 반대로 주가 급락 우려가 발생한다. 이에 금감원은 해당 종목을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적출하고 그 다음 거래일 하루 동안은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다.

이는 약 한달 뒤 공매도 세력이 막대한 물량을 쏟아낼 것이라는 전망과 연결되고 있다. 공매도 거래 금지 조치가 풀린다면 주가 하락을 노린 공매도 세력이 활성화 할 것이란 분석이 들리고 있다. 코로나19와 연관된 치료제·백신·건기식 등 주가에 일종의 거품이 반영됐다고 판단한 탓이다.

현재 미국 게임소매업체 '게임스톱' 사태로 헤지펀드와 개미(개인)투자자 간 벌어진 공매도 전쟁으로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에 국내에서도 오는 3월 15일 금감원의 공매도 거래 금지가 풀리면 단기 차익을 노리는 세력이 대거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과열 종목으로 지정된 제약바이오주 선례에서 보듯 공매도 세력의 주요 타깃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작년 1월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2~3월 코로나19 유행이 가속화하면서 의약품 관련 주가도 20% 이상으로 급락했다. 공매도가 주가 급락에 주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후 공매도 금지 등 정부의 주가 부양 조치와 함께 마스크·진단키트 등 코로나19 관련 제품 수출 확대가 더해지면서 백신·치료제·건기식 등 업체 주가 상승 호재로 이어졌다. 여기에 동학개미열풍이 불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제약바이오주에 뛰어들며 주가를 크게 띄웠다.

업계에 따르면 의약품 업종 코스피 지수는 3월 이후 97%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등 백신 개발 업체를 비롯해 셀트리온, 부광약품, 신풍제약, 코미팜, 엔지켐생명과학, 유틸렉스, 강스템바이오텍 등 치료제 개발 업체가 많은 관심을 모았다. 앞서 가장 많은 과열 종목에 지정됐던 씨젠의 경우 코로나19 진단키트로, 파미셀은 진단시약 원료 매출 확대로 주가 상승 효과라는 후광을 업었다.

공매도는 특정 기업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한 다음 주식을 빌려와서 높은 값에 팔고, 주가가 떨어지면 낮은 값에 다시 매수해 차익을 보는 전략이다. 단기 매매차익을 노리는 전략 특성상 공매도 거래 금지 조치가 풀리면 코로나19 수혜 기대감이 떨어진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그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다.

예로 지난 1년간 에이치엘비 공매도 잔고는 4977억원에서 3078억원으로 줄었다. 셀트리온도 작년 2월 3일 공매도 잔고 물량이 1236만9572주였으나 올해 1월 28일에는 615만7879주로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공매도 잔고가 줄어든 것은 공매도 거래를 금지한 영향으로 여기고 있다. 시장조정자가 가진 물량 등으로 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거래 제한이 풀리면 코로나19 기대감이 반영됐던 제약·바이오주 공매도가 쏟아질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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