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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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마스크 면세법이 국회에서 무산된 지 두 달이 넘게 흘렀는데도 정부는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한약사회가 마스크 면세 문제를 직접 언급한 가운데, 약사 사회는 공적마스크 면세법 무산도 서러운데 약국이라는 이유로 재난지원금도 못 받는 상황이라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는 여전히 서로 미루기로 일관하고 있다.

1월 26일 김대업 약사회장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고위직, 당시 원내대표, 여러 의원이 공적마스크 면세를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며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인데 정부가 이러면 옳지 않다.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는데 나라가 어려울 때 단체가 개인이 나서기 힘들어진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공적마스크 면세가 실행이 안 되는 점은 정말 유감스럽지만, 다른 방안을 찾고 있다”며 “당정청 협의를 통해 면세에 상응하는 결과물을 5월 소득세 신고 전까지 보여 주겠다”고 덧붙였다. 공적마스크 면세법 무산에 대한 약사 사회의 서운함을 토로한 것.

공적마스크 면세법은 약사들의 공적마스크 판매분에 대한 소득세와 부가세를 감면하자는 법안이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발의하면서, 여야 모두 입법을 추진했다. 하지만 두 법안 모두 지난해 11월 26일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기획재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계류된 상황이다.

당시 조세소위에서는 부대 의견으로 코로나19 극복에 공헌한 약사, 의사, 간호사 등 민간부문에 대한 재정 및 세제를 통한 지원‧보상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회 현장은 면세법은 사실상 폐기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반응이다. 서 의원 측 관계자는 “현재 계류 중인 상황이지만 계류라기보다는 폐기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11월 이후 법안에 대한 논의가 더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도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세금 감면에 반대하면서, 면세법 대신 약국 현장에 예산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굳어졌다. 면세법을 다시 논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적마스크 면세법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3차 재난지원금은 약사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약국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데도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한 까닭이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약사는 “우리 약국은 연 매출 4억 원 이하의 작은 약국이다. 매출도 공적마스크를 포함해도 소폭 감소했다”며 “우리도 여느 소상공인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전문직이라는 이유로 3차 재난지원금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코로나19 극복이라는 사명감으로 공적마스크 사업에 적극 협조했는데, 세금 지원도 없고 다들 받는 재난지원금도 못 받게 되니 이제는 회의가 들 지경이다. 소외감이 심하다.”고 말했다.

약사 사회는 정부가 이제는 공적마스크 면세법에 상응하는 대안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일갈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공적마스크 면세법은 공적마스크 제도 시행 당시 정부와 국회뿐만 아니라 대통령까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약속을 했던 법안”이라며 “약속을 지키기 어렵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안이라도 제시해야 하는데, 공적마스크 면세법이 무산된 지 두 달이 넘게 지났는데 정부는 아직 뚜렷한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처럼 약사 사회가 분통을 터뜨리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면세법에 반대했던 기재부와 약국 관련 주무부처인 복지부는 모두 책임을 회피하는 모양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약사 관련 문제는 기재부가 아닌 복지부 소관이다. 복지부에 문의하길 바란다”고 답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재부는 항상 이런 식으로 대응한다”며 “주무부서인 약무정책국에서 논의 중인 대책이 있는지 문의한 뒤 답하겠다”고 했지만, 취재진은 이후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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