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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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약 메트포르민을 취급하는 제약업계에게 2020년은 악몽 같은 한 해였다. 일부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NDMA가 검출돼 판매 중단된 까닭이다.

하지만 2021년은 메트포르민 취급 업체에게 기사회생의 해가 될지도 모른다. 아직 데이터 연구 수준에 머물러있기는 하지만, 메트포르민이 코로나19 치료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는 것. 작년 말 여성의 치사율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에 이어, 이번에는 성별 상관없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밍엄 앨라배마대 연구팀은 메트포르민을 처방받아 복용한 당뇨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프론티어 인 엔도크리놀로지(Frontier in Endocrinology) 1월 13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앨라배마대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2만5346명의 피험자에 대한 후향적인 건강 기록 데이터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특히 양성을 나타낸 피험자 604명의 사망률과 함께, 피험자의 특성과 동반 질환과의 연관성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당뇨가 특히 다른 특성이나 질병 못지않은 코로나19 위험 요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확인한 위험요인으로는 당뇨 외에도 연령, 인종, 비만, 고혈압 등이 있었는데, 당뇨는 이들과는 상관없이 독립적인 위험요인으로 작용했다.

당뇨는 특히 감염에 대한 위험성뿐만 아니라 사망률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에 걸렸을 경우 그러지 않을 경우보다 사망할 위험성이 3.62배 높았다. 604명의 확진자 중 약 67%가 당뇨를 앓고 있었다.

이후 연구팀은 당뇨 치료 요법이 코로나19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메트포르민 복용이 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감염 이전 메트포르민을 처방 받았던 당뇨병 환자의 코로나19 사망률은 11%로 일반적인 코로나19 확진자 사망률과 비슷했다.

반면 메트포르민을 처방받지 않은 환자의 사망률이 23%로 2배 이상 높았다. 인슐린 투여의 경우 메트포르민과 달리 코로나19 사망률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아나스 샬레브 앨라배마대 의대 내분비‧당뇨‧대사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당뇨가 코로나19 관련 사망에 대한 독립적이고 매우 심각한 위험 요인이라는 사실과 함께, 메트포르민이 코로나19에 걸린 당뇨 환자의 사망률를 극적으로 낮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메트포르민과 코로나19 간 연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과거에도 있었다. 미국 미네소타대 의대와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H) 등의 공동 연구팀은 메트포르민이 여성 코로나19 환자의 사망 위험을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해 12월 2일 국제학술지 ‘랜싯(Lancet)’을 통해 발표한 바 있다.

공동 연구팀은 UNH의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코로나19로 입원한 당뇨 및 비만환자 6000명을 대상으로 메트포르민이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과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평가했다. 그 결과 메트포르민을 처방받은 여성 당뇨 및 비만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사망률이 21~24%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남성 환자의 경우 메트포르민 복용이 코로나19 사망 간 연관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의 샬레브 교수는 “현재 우리 연구와 유사한 결과의 연구가 전 세계에서 나오고 있다. 중국과 프랑스에서도 우리와 같은 주제로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메트포르민이 당뇨병 환자가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하는 것을 막는다고 일반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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