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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속진단검사, 속도 챙기려다 ‘폭탄’ 초래할 수도
코로나19 신속진단검사, 속도 챙기려다 ‘폭탄’ 초래할 수도
  • 신용수 기자
  • credit@pharmnews.com
  • 승인 2020.12.1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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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원 신속검사, 양성인데 음성 나오는 ‘위음성’ 확률 30% 육박
의료진 “감염 위험성 있다면 신속검사 음성 나와도 PCR 추가 검사 필요”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13일에 이어 16일 다시 한 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돌파하면서, 검사 확대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약국과 의원, 한의원 등에서 전 국민 신속진단을 추진하고, 신속항원검사 방식의 자가 검사 키트도 허가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음성’의 함정에 빠질 수 있어 신속검사 확대 및 자가 검사 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방역당국은 14일부터 수도권에서 임시 선별검사소 150여 곳을 순차적으로 운영함과 동시에 익명검사 및 신규 검사법을 도입했다. 휴대전화 번호만 제출하면 익명으로도 검사를 받을 수 있고, 검사 방법을 기존 비인두 도말 PCR 검사 외에 타액을 통한 PCR 검사와 신속항원검사 등 3가지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정치권에서는 신속검사를 넘어 자가 검사도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동안 신속검사와 자가 검사에 대한 목소리는 주로 야권에서 나왔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이번에는 여권에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월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사용해 선제적 코로나19 방역에 나서야 한다”며 “가격이 PCR 방식의 8분의 1에 불과하고 검사시간도 15분 정도로 짧다”며 “한 달에 4억 개까지 생산할 수 있어 한두 달 안에 전 국민 검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14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위기에는 기존 체계를 뛰어넘는 비상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국민 누구나 손쉽게 신속진단키트로 자가 검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추가검사를 받도록 하면 어떨지 논의할 시기가 됐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자가진단을 하려면 본인 스스로 검체 채취가 가능한 제품 개발이나 도입이 전제돼야 한다. 기존 방식으로는 일반인이 집에서 검체 채취가 어렵다”고 말하면서 자가 검사 도입에 대해 선을 그었다.

현장 의료진은 자가 검사뿐만 아니라 신속검사의 확대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위음성’이 나올 확률이 기존 알려진 것보다 높다는 이유다.

진단키트의 성능은 크게 민감도와 특이도, 2가지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민감도는 실제 감염자를 양성으로 판정할 확률을, 특이도는 비감염자를 음성으로 판정할 확률을 뜻한다.

예를 들어 어떤 진단키트의 민감도와 특이도가 각각 90%라고 하면, 이 제품은 감염자를 음성으로 잘못 판정할 가능성과 비감염자를 양성으로 잘못 판정할 가능성이 각각 10%가 된다는 뜻이다. 이를 가리켜 위음성과 위양성이라 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여러 종류의 신속항원키트를 허가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SD바이오센서 제품 한 종류밖에 없다”며 “회사에서는 민감도가 90% 이상이라고는 하지만, 실험실 환경이 아닌 현장에서는 성능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SD바이오센서 제품 관련 해외 여러 논문을 살펴보면 약 70~75%의 민감도와 92%의 특이도를 갖고 있다. 위음성이 나올 확률이 25~30%로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이 문제는 사실 제품의 문제가 아니라 신속진단키트라는 플랫폼 자체의 한계다. 상용 중인 인플루엔자 진단키트의 경우에도 민감도가 70~80%에 불과하다”면서 “인플루엔자 검사 키트의 경우 특이도가 95% 이상으로 높은 편이라 양성 판정이 나오면 바로 타미플루를 처방하기도 하지만 코로나19의 경우 특이도가 다소 낮은데다 치료보다 전파 방지가 중요한 상황이라 경우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신속항원검사로 위음성이 나오게 되면 해당 환자는 바이러스도 전파할 수 있는 데다 자신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다고 안심하게 된다. 방심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위음성이 ‘슈퍼 전파자’라는 폭탄으로 돌아올 경우의 수를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검사를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취지는 환영하지만, 타액 검사나 신속검사·자가 검사 등 불확실성이 큰 검사의 확대는 조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의 김 교수는 “조금 늦기는 했지만 정부가 지금이라도 검사를 확대하겠다고 나선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하지만 타액 검사나 신속항원검사, 자가 검사키트 등은 충분한 검증도 모자랄 뿐만 아니라 위음성의 확률도 크다. 15분 이내의 빠른 검사나 가격적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이들 검사는 단순 스크리닝 수준을 넘어설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위양성의 경우 추가 PCR 검사를 통해 최종 판정을 하는 방식으로 선별할 수 있지만, 위음성의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며 “증상이 조금이라도 있거나 감염 위험성이 조금이라도 있었다고 판단되면, 신속항원검사가 음성으로 나와도 PCR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신속항원검사의 한계를 명확하게 알고 활용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신속검사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전 요양병원이나 집단감염 상황에서 신속검사와 PCR검사를 병행해 성능검사를 마친 뒤 일반인에게 투입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진은 또 정치권 등 비전문가가 코로나19 정책 수립에 대해 첨언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방역은 과학적 접근이 중요하다. 전문지식을 갖춘 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며 “이번에 정치권에서 나왔던 자가 검사 키트도 질병관리청에서 안된다고 못을 박지 않았는가. 정치권의 첨언이 식약처 등 관계부처에는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다. 과학에 근거해 판단해야 하는데 자칫하면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이번에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할 때 FDA가 먼저 백신생물제제 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허가하고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예방접종자문위원회에서 검토해 권고사항을 만든 뒤에야 우선순위를 나눠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며 “모든 과정이 과학적 근거를 확인하는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쳤고 유튜브 중계 등으로 이를 투명하게 공개했다. 정치적인 메시지가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우리나라도 이런 부분을 본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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