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를 약국이나 편의점 등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주장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로 시중에서는 HPV나 HIV 등을 검사할 수 있는 자가진단키트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보건 당국은 일부 품목에 한해 예외적으로 허가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폭증하는 확진자를 감안해 신속진단키트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이 지속하는 가운데 확산세가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 형국이다. 지난 12일 발생한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총 1030명이며, 이는 지난 1월 20일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깜깜이 환자’가 속출하고 있고 검사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자발적이고 선제적인 코로나19 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된 만큼,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해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며 “한시적으로라도 국민들이 진단키트를 손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그러면서 “이미 편리한 진단키트가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전국민 누구나 약국에서 진단키트를 구입해 자가검사 후 이상이 있을 때 선별진료소를 찾아가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행법상 검체 채취와 진단 등의 과정은 의료 행위로 분류돼 있다. 실제로 원창묵 원주시장은 지난달 30일, 신속진단키트를 개인이 구입해 자가진단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 완화와 법령 정비를 요구하는 건의서를 중앙정부에 발송했다.

원창묵 시장은 “원주시는 신속진단키트를 활용해 전 시민이 자가진단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원주시를 시범 실시지역으로 선정해서, 시민들이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신속진단키트를 구입해 스스로 검사하는 방안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팜뉴스는 취재 도중, 한 가지 의아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미 시중에서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에이즈) 등의 바이러스를 자가로 검사할 수 있는 진단키트가 판매 중이라는 것이었다.

사진-1. HPV진단키트, G 제품

약국이나 편의점 등에서 ‘자궁경부암 진단키트’로 판매 중인 ‘G 제품’은 자궁경부암의 주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여부를 확인하도록 돕는 키트다.

사용자는 생리대 형태의 패드를 4시간가량 착용한 후에, 패드에 붙어있는 필터를 분리한다. 이렇게 채취된 검체를 동봉된 보존 용기에 담아 해당 제조업체에 발송하면, 병·의원에서 검사를 진행해 2~3일 안에 결과가 나오는 방식이다.

사진-2. HIV 진단키트, O 제품

이뿐만이 아니다. ‘에이즈’라고 알려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도 있다. 약국과 온라인 쇼핑몰들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O 제품’은 앞서의 제품과는 달리 소비자가 직접 검체를 채취하고 결과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키트의 검사기구를 입안에 넣어서 윗잇몸과 아랫잇몸을 훑어 구강 점막을 통해 검체를 채취한 후에, 전개액 용기에 담아 놓으면 20~40분 후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업체는 해당 제품의 정확도가 99.8%에 달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 당국은 ‘제한적으로 판매 중인’ 진단키트라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약국이나 편의점 등에서 일부 체외진단의료기기가 제한적으로 판매 중인 것은 사실이다”며 “대표적인 예가 임신진단키트다. 또한 앞서의 자궁경부암 진단키트는 엄밀히 말해, 진단을 하는 기기가 아니라 검체만 채취하는 기기에 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판매가 불가한 것이 원칙이며, 일부 지정된 제품에 한해서만 판매가 허용된 상태다”라며 “다만,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와 관련해서는 아직 어떠한 것도 확답할 수가 없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그 어떤 것도 ‘절대’라고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폭증하는 확진자를 감안해 가정용 신속진단키트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민감도와 특이도가 높은 PCR 검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일반적으로 4~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라며 “확진자가 적게 나온 코로나19 초기 때는 이러한 검사 방법이 유효했지만, 요즘과 같이 감염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항원항체 반응을 통한 신속진단키트를 활용해 1차의료기관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일차적으로 선별하는 스크리닝 검사로 활용한다면 어느 정도 유용성은 확보될 것”이라며 “다만, PCR 검사 대비 민감도가 낮은 것을 고려해, 좀 더 주의 깊은 관찰이 요구된다”라고 덧붙였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