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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칼럼] 의료와 건강증진에 대마를 활용하기 위한 접근 ⑪
[정재훈칼럼] 의료와 건강증진에 대마를 활용하기 위한 접근 ⑪
  • 삼육대학교 약학대학 정재훈교수
  • 승인 2020.12.0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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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nabidiol(CBD) 사용의 위험성과 유용성에 관한 논의
사진. 정재훈 삼육대학교 융합연구센터장 (재)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전문교육원장

몇 년 전 ‘현직 의사가 자녀의 뇌전증 치료를 위해 해외 직구를 통해 CBD오일을 구입하다가 세관에 적발되어 검찰 조사 후 기소 유예 처분된 일’이 있었다.

관련자들과 다수의 전문가들이 ’의료용 대마 또는 CBD는 국내 환아들에게도 꼭 필요한 치료제‘라고 주장한다. 2018년 11월, 대마류를 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마약류관리법이 일부 개정된 이래 대마 성분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대마소재 의약품이 없고 그 구입 절차가 복잡하지만,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하여 구입할 수 있다. 2018년 6월 WHO 약물의존 전문가위원회가 발표한 ’Cannbidiol(CBD) Critical review Report‘ 에서  CBD는 의존성을 나타내지 않고 남용위험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Cannbidiol(CBD) Critical review Report’에서 의존성과 남용성(사람) 부분 발췌

오히려 CBD는 THC-유도 다행감과 주의력 장애, 인지 장애를 줄이며, 일반 대마 사용자들에 비해 CBD 고함량 대마 사용자들에서 정신분열 유사증상과 기억장애, 정신병적 증상이 줄어들었다. 오히려 의존성을 평가하는 THC 10mg/kg에 의한 장소선호도 시험에서도 CBD 병용투여는 THC에 의한 장소선호 반응을 억지하였다.

Wistar 흰쥐 시험에서 THC 0.75mg/kg 투여는 조건장소선호와 미각회피시험에서 양성반응을 나타낸 반면 CBD는 THC-유도 조건장소선호와 미각회피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CBD의 광학이성질체

대마에 함유된 CBD는 (-)CBD이고 (+)CBD는 유기합성을 통하여 생성된다. 자연형CBD는 (-)-trans-(1R,6R) 절대입체형이다. C-2와 C-6의 수산기(-OH)가 활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C-4 사슬은 GPR12 매개 cAMP축적을 감소시키고 사슬의 길이도 중요하다.

CBD는 지질친화성구조를 가지고 있고 THC와 유사한 PK 피로필을 나타내므로 이전 컬럼의 THC PK 내용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경구투여 시 생체이용률이 약 6%로 낮고, CYP2C19과 CYP3A4가 주요 대사 효소이다.

혈액에서 단백결합율이 높고 지방조직에 축적되는 경향도 THC와 유사하다. 경구 투여 후 혈장 최고 농도에 이르는 시간이 2.3시간이고 이중적 소거반응을 나타내는데, 초기 반감기는 6시간 후기 반감기는 18-32시간이다.

CBD는 다중 표적에 작용하는 대표적인 천연 성분으로서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G-단백-연계수용체55(GPR55) 길항 작용, ▷FAAH 억제, ▷내인성칸나비노이드인 anandamide 재섭취 억제, ▷α1과 α1β glycine 수용체의 positive allosteric modulation, ▷μ와 δ-opioid 수용체의 positive allosteric modulation, ▷일시적 수용체 전위 양이온 통로(TRPA1, TRPV1, TRPV2)에 효능 작용, ▷TRPM8에 길항작용, ▷Adenosine 섭취에 상경적 길항, ▷PPARγ에 효능작용, ▷5-HT1A수용체에 효능작용 ▷세포 내 Ca++조절, ▷T-type Ca++통로 억제, ▷Tryptophan 분해 억제, ▷5-lipoxygenase와 15-lipoxygenase 억제, ▷phospholipase A2 변조, ▷항산화 작용을 통하여 약리작용을 나타낸다. 이는 다양한 유용성과 함께 다양한 부작용이 유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CBD의 작용 기전 정리 [출처: Antioxidants(Basel). 2020, 9(1): 21]

CBD의 항경련 활성도 다중 작용 즉, glutamate 신경신호에 GABA-매개 억제, TRPV1과 같은 이온 통로에 작용하여 세포내 칼슘 이동을 조정, adenosine 재섭취 억제, GPR55에 대한 직접 효과, TNF-α 유리 조정, 항염작용, 5-HT1A와 5-HT2A 수용체에 대한 작용 등에 기인한다.

그 개략적인 작동기전을 아래 그림에 제시하였다. GPR55는 신호전달 과정에 Gq 또는 G12, G13을 이용하여 세포내 칼슘 농도를 증가시켜서 신경 흥분을 유발하는데, 뇌전증이 있는 동물의 해마에서 GPR55의 발현이 증가해 있었다.

CBD는 GPR55에 길항작용을 나타내는데, 세포시험에서 1μM 수준이 GPR55의 기능을 억제하였다. 뇌전증 쥐의 해마절편에서 GPR55의 기능이 증가하였는데 CBD처치로 그 반응이 감소하였다.

뇌전증 해소에 있어서 CBD의 작용기전 [출처: Epileptic Disord. 2020, 22(Suppl. 1): S10-S15]

Adenosine도 신경흥분성 조절에 관여하여 항경련과 신경보효 효과를 매개하는데, 항경련 효과는 A1-수용체를 경유한 신경절전/절후 신경에서 Gi/o-단백과 연계되고 절전신경의 칼슘유입을 억제하며 절후신경에서 칼륨매개 과분극을 유도한다.

A2a-수용체는 항염작용을 통하여 항경련작용의 발현에 기여한는 것으로 추정된다. Adenosine의 대사 효소인 adenosine kinase가 뇌전증 유발요소로 작동한다는 보고들도 있다.

CBD는 친화력이 낮지만 A1-과 A2a-수용체의 효능제로 작용하고 adenosine의 재섭취를 억제하여 세포외액의 adenosine의 양을 증가시켜서 adenosine의 반응을 강화한다.

뇌전증을 가진 사람에서 TRPV1 발현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TRPV1이 대뇌피질 흥분성 조절에 기여한다는 보고들이 있다. 세포시험에서 CBD가 농도의존적으로 TRPV1을 활성화하고 신속하게 탈감작시켰다. TRPV1-부재 생쥐에선 CBD가 시험 동물의 50%에서 발작을 유발하였다. 그 외에, 경련 억제의 대표적 신경 표적인 전압의존성 나트륨통로와 GABAA-매개 반응에도 관여한다는 보고들이 있다.

CBD는 최대전기충격과 pentylenetetrazol, pilocarpine, penicillin-유도 발작, 소리 유도 발작, 피하 metrazol 역치 시험, cobalt-이식 시험 모델 모두에서 항경련 효과를 나타내었다.

CBD 복강내 투여가 최대 전기충격 발작으로부터 보호하였고 6 Hz, 44 mA 발작과 각막-발화 모델에서도 유효하였다. SCN1A-부재 생쥐 모델과 열-발작 모델에서도 발작을 경감시켰고, 저용량 CBD는 자폐-유사 모델에서 발작을 억제하였으나 고용량에선 효과가 없었다.

뇌전증 소아 대상 여러 연구에서 CBD 추출물 투여로 84-86% 환자의 발작 빈도가 감소하였고, 11-16%는 발작이 사라졌으나 5%는 발작이 악화 되었다. Lennox–Gastaut syndrome과 Dravet syndrome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50%가 발작 감소를 나타내었다.

CBD:THC=20:1 혼합물 투여 시 52% 환자에서 발작빈도의 50% 이상이 감소하였고, 7%에서 발작 악화가 관찰되었다. 대마유 치료로 45% 환자에서 발작빈도의 50% 이상이 감소하였고, 10%에서 발작이 소실되었다. 순수 CBD 추출물(Epidiolex) 시험에서 36.5 % 환자가 운동발작의 중간값 감소를 나타내었다.
 
12주와 96주 연장시험에서 심각한 위해효과가 없었으나, 25%에서 졸리움, 19%에서 식욕 감퇴, 19%에서 설사, 13%에서 피로, 11%에서 경련, 3%는 약물 투여를 중지하였다.  CBD 10 mg과 20 mg/kg·1일 투여시 대조군에 비해 발작이 유의적으로 감소하였으나, 72%가 위해 반응을 보고하였고 그 중 89%는 경미한 반응이었다.

간 transaminases의 상승이 보고되었고, valproic acid와 병용시 더 심하였다. 650명의 소아와 성인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위해 반응을 관찰한 결과 다른 뇌전증 치료제와 유사한 수준의 안전성 프로필을 나타내었다. Ali 등이 보고한 위해 효과들의 발현율을 아래 그림에 소개하였다.

CBD 10 & 20 mg/kg/d 투여에 따른 위해효과 [출처: Developmental Medicine & Child Neurology 2019, 61: 13–18], URTI: 상기도 감염

미국 FDA는 2018년 6월 영국의 GW Pharmaceuticals Plc.에서 개발한 경구용 액제 Epidiolex(100 mg CBD/mL)를 2세 이상 Dravet Syndrome및 Lennox-Gastaut Syndrome 환자의 뇌전증 치료제로 허가하였다. 유럽에서도 2019년 9월 허가되었다. 타 임상 시험에서 순수 CBD(i.e. Epidiolex) 뿐만아니라 CBD-다함량 대마유 추출물도 Lennox–Gastaut syndrome과 Dravet syndrome 포함 발작에 유효하였다.

그러나 CBD에 다른 칸나비노이드가 첨가되면 CBD의 대사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하여야 한다. THC 관점에서 실시한 THC+CBD 투여 시험에서 CBD가 THC의 대사를 억제하여 약효를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최적의 치료 설계를 위해선 CBD 관점에서 다른 칸나비오이드들의 영향을 추적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2020년 1월 GW Pharmaceuticals Plc. CEO Gover의 CNBC 인터뷰에 따르면 2019년 Epidiolex의 판매액이 약 3조3천억원(29억6천만달러; 4/4분기 10억2백만 달러)이였고, 2022년엔 약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매우 놀라운 시장의 반응으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의약품시장이 에피디올렉스의 유효성과 가치를 신뢰하는 결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한해동안 희귀의약품센터가 수입하여 환자들에게 제공한 대마 성분의약품도 주로 CBD성분의 에피디올렉스(100ml/1병)로 606건이었다.

에피디올렉스 1병의 수입가격이 164만원이었는데, 30kg 소아 기준 뇌전증 증상개선을 위해 한달에 1병을 복용하는 것과 장기간 심지어 평생을 복용해야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치료 비용은 매우 부담스럽다.

뇌전증 치료에 CBD의 유효성이 입증된 만큼 과학자들과 정책 결정자들에게 주어진 숙제는 뇌전증 환자들이 저렴하고 편리하게 CBD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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