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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여건 ‘우호적’, 국내 제약바이오회사 ‘빅찬스’ 잡아야”
“모든 여건 ‘우호적’, 국내 제약바이오회사 ‘빅찬스’ 잡아야”
  • 최선재 기자
  • 승인 2020.12.07 06: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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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기획]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제약·바이오 산업 ‘생존전략’
김선식 인트라링크스 한국지사 대표 인터뷰
“제약산업에 ‘돈’이 몰리고 있다”
사진. 김선식 인트라링크스 한국지사 대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상이 뒤집혔다. 세계 각국 정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산업 전반에 극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항공, 여행 등 직격타를 맞은 산업은 구조조정 여파로 암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면 산업, 즉 사람의 접촉을 전제로 하는 산업이 코로나19로 그야말로 폭격을 맞은 것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도 다르지 않다. 본질적으로 환자들이 의사를 만나 약을 처방받아야 성장하는 산업이지만 이제 병원을 찾는 것조차 두려운 세상이다. ‘코로나19’라는 거대 변수가 초래한 위기 속에서 국내 제약사들이 ‘미래 먹거리’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한 이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제약·바이오 산업의 희망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코로나19가 산업 전반의 대변혁을 초래한 지금, 제약사들은 어떤 영역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야 할까. 이런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릴 수 있는 제약사 오너가 있다면, 느긋하게 여유를 부리면서 TV에 앉아 코로나19 확진자 수만 매일매일 확인하면서 마스크로 일상을 버텨내면 그만이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뚜렷한 대안이 없는 것이 대다수 제약사들의 현실이다. ‘팜뉴스’가 송년 기획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제약·바이오 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준비한 까닭이다. 코로나19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전략을 각계각층의 전문가로부터 심층적으로 들어봤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김선식 인트라링크스 한국지사 대표다. 본지는 김선식 대표를 서울 여의도의 인트라링크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인트라링크스는 미국 포춘 1000대 기업의 99%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글로벌 금융 솔루션 기업이다. 인수 기업과 피인수기업이 기업정보와 관련된 핵심 문서를 편리하면서도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가상데이터룸(VDR) 서비스로 널리 알려져 있다.

김선식 대표는 “인트라링크스는 1996년 미국 뉴욕에서 JP모건 은행의 신디케이트론 담당자들이 설립한 가상데이터룸(Virtual Data Room)의 개척자이며 현재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 회사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상데이터룸은 M&A(기업 인수·합병)와 파이낸싱, 라이센스 아웃 딜, 펀드레이징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는데, 가치 평가에 꼭 필요한 실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협업이 편리하면서도 보안이 철저한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포춘 1000대 기업의 99%, 인트라링크스의 고객”

김선식 대표는 “실사를 진행하는 문서들은 경영 정보나 R&D 등 기업의 기밀 자료들이며, 경우에 따라 다수의 바이어들과 실사를 진행할 수도 있기 때문에 외부로 누출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며 “최악의 경우 딜은 성사되지 않고 기업의 핵심 정보나 연구 결과, IP 관련된 사항들이 상대방에 넘겨질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려면 ‘공유’는 할 수 있지만 ‘보안’이 아주 잘 갖춰진 플랫폼이 필요하다. 인트라링크스의 가상데이터룸이 바로 그런 플랫폼이다”고 덧붙였다.

김선식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인트라링크스 가상데이터룸을 통해 진행된 딜의 총 거래금액은 40조 달러(4경원)에 이른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9000건 이상의 M&A 거래에 데이터룸을 제공하고 있으며, 2019년 기준으로 글로벌 Top 100 M&A 딜 중 54건이 인트라링크스 데이터룸을 통해 실사가 진행했다.

국내에서도 올해 상반기 Top10 딜 중 7건이 인트라링크스 데이터룸을 사용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9년 전 세계에서 모집된 사모펀드 금액의 절반이 인트라링크스의 데이터룸을 통해 이뤄졌고 전세계 20대 대형 사모펀드 중 16개, 그리고 20대 빅파마 모두가 인트라링크스의 가상데이터룸을 사용하고 있다.

김선식 대표는 “한국지사는 2015년 3월에 설립됐다”며 “그때부터 제약회사들이 라이센스 아웃(기술 수출)을 위해 가상데이터룸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최대 바이오시밀러 회사도 가상데이터룸을 사용하면서 수요가 급격하게 늘었다”며 “이듬해인 2016년 제약바이오 담당 직원을 채용했고 지금은 제약바이오 섹터가 한국지사의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잡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트라링크스 자료에 의하면 국내 제약바이오 고객사는 점점 늘어 지금은 40여곳이 넘는다. M&A와 라이센스 아웃은 물론 R&D 및 임상자료의 내외부 공유, CRO, CMO 및 해외 파트너와의 편리하면서도 안전한 협업을 위해 인트라링크스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펜데믹, 라이센스 아웃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

그렇다면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제약바이오사들의 라이센스 아웃은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김선식 대표는 “인트라링크스 가상데이터룸을 이용한 라이센스 아웃 건수는 지난해에 비해 50% 정도 증가했다”며 “국내 제약바이오회사들의 전체 라이센스 아웃 건수 및 금액도 전년도 대비 증가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굉장히 좋은 기술력을 갖춘 바이오회사들도 많고, 기존 제약회사들도 그동안 진행해온 임상시험들에서 성과들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변수와 상관없이 선순환 구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이유”라고 진단했다.

김선식 대표는 “최근 수년 동안 바이오 산업이 주목을 받은 이후 우수한 인재들이 몰렸고, 엄청난 투자도 함께 들어왔다”며 “핵심 기술을 갖춘 회사들이 많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속됐고, 외부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의 견고한 기초를 닦아 놓았기 때문에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선식 대표는 또 “라이센스 아웃 관점에서 보면, 코로나19는 곧 위기이자 기회다”며 “국내 제약사들이 좋은 기술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마켓에서 저평가된 면이 있었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 수준이 잘 알려짐으로써 라이센스 아웃 딜에 유리한 환경이 형성됐다. 팬데믹이 진정되는 내년부터는 기술 수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므로, 제약바이오사들이 기술수출 전략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제약바이오사들의 라이센스 아웃 소식은 올해 내내 화제를 뿌렸다. 유한양행은 미국 프로세사 파머수티컬과 위장관 질환 치료 신약 후보물질(YH12852)의 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무려 4억 1050만달러(약 5,000억원)이었다.

최근에는 얀센에 기술수출한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의 2차 기술수출료 6,500만 달러(약 723억원)를 수령했다. 바이오사인 알테오젠 역시 올해 상반기 4조 7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기술 수출 소식을 알렸다. 코로나19 펜데믹이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의 기술수출 과정에 치명타를 가하지 않았다는 것.

즉,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 제약·바이오사들이 지금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기술수출 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이 김선식 대표의 핵심 논지다. 그동안 축적해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로 쌓인 ‘K-방역’ 이미지를 활용한다면 과거보다 더욱 큰 ‘잭팟’들을 터트리면서 펜데믹을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

“글로벌 사모펀드, 제약바이오산업 주목”

김선식 대표가 주목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사모펀드’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위탁받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올리는 펀드를 말한다.

김선식 대표는 “사모펀드는 전통적으로 성숙기의 산업에 투자하여 집중적인 운영 효율화와 경영 선진화를 통해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가치를 높여왔다”며 “따라서 과거에는 10년 이상의 신약개발 기간이 필요한 제약·바이오산업와 사모펀드가 서로 맞지 않는 것으로 생각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로 인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사모펀드 투자가 가속화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제약산업에 전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선식 대표는 “특히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크고 기대수익이 높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인식의 전환이 이뤄졌다”며 “전 세계 수많은 사모펀드들이 제약바이오 산업에 관심을 쏟고 투자를 늘리면서 조인트벤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하고 있는 이유”라고 전했다.

이어 “향후 사모펀드들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제약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려나갈 것”이라며 “그것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국내 제약회사들의 위기이자 기회다”고 강조했다.

김선식 대표는 “외부의 풍부한 투자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연구개발 등 부족한 역량을 강화하여 회사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키는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사모펀드들이 투자하는 돈의 흐름에 더욱 민감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올해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서울제약의 경영권을 인수하였고, IMM프라이빗에쿼티도 한국콜마의 제약사업 부문과 콜마파마를 인수하였다. 두 사모펀드 운용사 모두 의약품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여 바이아웃을 결정했고, 신사업 진출 및 R&D 역량 강화,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할 예정이다. 따라서 코로나19를 계기로 유사한 사례들이 제약바이오업계에 더욱 많아질 수 있다는 게 김선식 대표의 의견이다. 

그는 “장기 투자가 늘어나는 것도 제약바이오사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연기금이나 국부펀드, 생보사들의 자금은 장기적 투자를 필요로 하는데, 현재는 채권 등 저수익 자산에 대한 투자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대체투자 비중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고, 사모펀드들 또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익 극대화를 위해 상대적으로 기대수익이 높은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어 “사실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사모펀드들의 투자는 몇년 전부터 증가하고 있었지만 팬데믹 이후 그 추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산업 전반에 대한 인식 자체가 변했다. 연기금이나 국부펀드들이 사모펀드를 통해 제약바이오 및 헬스케어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다. 이런 트렌드를 먼저 파악해서 제약사들이 맞춤형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취약한 파이프라인 보완을 위한 과감한 전략이 필요”

그렇다면,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김선식 대표는 “기업의 인수합병은 정체상태(status quo)에서는 일어나기 어렵다”며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언택트 산업과 컨택트 산업의 희비를 갈랐지만 각 산업 내에서도 승자와 패자를 나누며 시장 변동성을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들이 산업간 또는 산업 내 구도를 재편하고 M&A를 촉진시키고 있다. 제약바이오 산업 내에서도 올해 큰 변화가 있었는데, 코로나바이러스의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들에 투자가 몰렸다는 점이다”고 밝혔다.

김선식 대표는 “작년까지만 해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진단키트 업체들도 급성장하면서 커다란 지각 변동이 있었다. 투자 여력이 생긴 기업들이 R&D를 강화하고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거나 인수합병에 나선다면 내년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지형도는 다시 그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국내 헬스케어의 전통강자, 즉 연 매출 ‘1조 클럽’의 주인공은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GC녹십자, 종근당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진단키트 대형 업체 씨젠이 3분기 매출 6,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올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공격적으로 개발 중인 셀트리온의 3분기 누적 매출도 1조원을 훌쩍 넘겼다.

김선식 대표는 “의약품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신약개발의 기대수익은 점점 낮아지는 상황에서 팬데믹 까지 맞게 된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욱 과감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특허 만료를 앞둔 블록버스터 신약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므로 기존의 신약개발뿐 아니라 새로운 파이프라인의 확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글로벌 빅파마들은 조금이라도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성장이 둔화된 사업은 가치를 높게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서 과감히 매각하고, 여기서 생긴 자금으로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식 대표는 “이 과정에서 국내 제약바이오회사들도 라이센스 아웃, 사업양수도 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추가하여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은 중장기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고, 하나의 큰 M&A 딜 보다는 기존의 제품 라인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들을 전략적으로 인수하면서 투자 대비 효과를 극대화해야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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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환 2020-12-07 09:22:52
혜안이 돋보이는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