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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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에 이어 모더나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영국에서 승인심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코로나19 백신이 선물처럼 쏟아지길 기대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설령 이번 달에 백신이 출시한다고 해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각 백신마다 약점을 안고 있는데다, 백신 접종 이후 오히려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

모더나는 11월 30일(현지시간) FDA에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FDA에 백신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 사례는 11월 20일 화이자에 이어 2번째다. 모더나 측은 백신 방어 성능은 94.1%, 중증 예방률은 10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유럽의약품청(EMA)에도 백신 사용승인 신청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져, 빠르면 이달 내로 미국과 유럽에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도 영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시장 출시를 노리고 있다. 영국 정부는 11월 27일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에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승인 검토를 요청한 상황이다. 보리즈 존슨 영국 총리는 11월 30일 웨일스의 한 의료시설 방문 중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크리스마스 내로 승인받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인을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

이처럼 전 세계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코로나19 백신 출시를 기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소 달랐다. 백신이 나와도 안심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모두 어느 정도 약점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이 가진 가장 큰 약점은 ‘플랫폼’이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mRNA 백신 기반으로 그동안 한 번도 상용화된 적이 없다. 인체에 제대로 적용한 적이 없다는 뜻이다.

김정기 고려대 약대 교수는 “백신으로 주입된 mRNA가 체내에서 생성된 DNA나 RNA와 호몰로지 시퀀스(homology sequence)이 있을 수 있다”며 “서열이 일치하는 체내 DNA나 RNA와 결합해 기능을 억제하는 ‘RNA 사일런싱(RNA silencing)’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물론 DNA를 직접 넣는 것보다는 영향이 덜 미치겠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중요한 유전자와 결합해 사일런싱이 일어난다면 바로 부작용이 드러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장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남재환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도 “지금 당장 문제는 나오고 있지 않지만, 대규모 임상 이후 임상 참가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가 현재 하루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긴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처럼 하루 수만 명씩 쏟아지는 대위기 상황은 아니다. 미국과 유럽이 먼저 접종을 시행할 가능성이 크니, 이 부분을 잘 지켜본 뒤에 별다른 부작용이 드러나지 않으면 그때 접종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임상 데이터에 대한 의문점과 3차 접종 시 효과가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코로나19 백신이 모든 의문점을 해소하고 정상적으로 출시한다고 해도, 마냥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트로이 목마 효과’로 인해 백신 접종 이후 오히려 일시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질 수 있는 까닭이다.

트로이 목마 효과는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점으로부터 시작하는 현상이다. 앞서의 김 교수는 “백신을 접종받았다고 해서 코로나19를 100% 방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백신을 접종받은 경우 감염이 일어나도 임상적 증상을 크게 낮추는 효과는 있을 수 있다.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19에 걸려도 걸린 줄 모르는 ‘무증상 감염자’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이라면 자신은 더 이상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 안심하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등 개인방역에 소홀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에게 급속하게 전파할 수 있다. 이렇게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후 오히려 전염병의 확산세가 거세지는 현상을 트로이 목마 현상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전 국민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기 전까지는 현재 수준의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의 김 교수는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에는 집단 면역을 끌어올리기 위해 빠르게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온 국민이 접종을 마칠 때까지는 마스크 착용 등 현재 방역수칙을 유지해야 한다. 자의적으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일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래도 내년까지는 현재 방역 수칙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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