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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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에 모더나 관련주로 꼽히는 종목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모더나 ‘대장주’로 꼽히는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중간결과 발표 시점 대비 주가가 2배 이상 뛰었지만, 일부 기업들은 오히려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모더나는 지난 11월 30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3상 임상시험 결과 예방효과가 94.1%에 달하고, 특히 중증환자에게는 100%의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이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모더나 측은 “이번에 개발한 백신은 연령이나 인종, 성별에 관계없이 일관된 효과를 보였고, 심각한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며 “올해 안으로 미국에서 2천만회 분량의 백신 생산이 가능하다. FDA의 승인이 떨어지면 즉시 배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이른바 ‘모더나 관련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 들썩이고 있다. 명확한 기준에 따라 분류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더나 관련주로 꼽히는 기업에는 에이비엘바이오, 바른손, 바른손이앤에이, 소마젠, 마크로젠, 파미셀, 엔투텍 등이 있다.

이들은 모더나에 지분 투자를 했거나, 파트너십 체결, 모더나의 임원을 사내 이사로 선임한 것과 같은 직‧간접적인 이유로 인해 증시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팜뉴스는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중간결과를 발표한 시점과, 이번에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시점을 기준으로 ‘모더나 관련주’로 꼽히는 회사들의 주가 및 주식 거래량 현황을 살펴봤다.

우선 조사 기업 중에서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이른바 ‘모더나 대장주’로 꼽히는 에이비프로바이오로 확인됐다.

에이비프로바이오의 주가는 지난달 16일 기준, 1365원에서 이번달 1일에는 2790원으로 104.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거래량도 폭증했는데, 회사의 주식 거래량은 같은 기간 2311만건에서 1억 4059만건으로 6배 넘게 증가했다.

이처럼 에이비프로바이오가 투자자들에게 주목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회사가 작년에 사내이사로 영입한 로버트 랭거(Robert Samuel Langer) 교수가 모더나의 창립 멤버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로버트 랭거 교수는 코넬대학교 화학공학과 학사, MIT 화학공학 박사 출신으로 지금까지 1000편이 넘는 과학 논문을 발표했고 FDA 최상위 자문단(Science Board) 위원으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현재는 MIT 코흐 통합암연구소(MIT David H.Koch Institute)에서 석좌교수직을 맡고 있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신약개발 목적으로 로버트 랭거 교수를 지난해 8월 사내이사로 영입했다. 임기는 2019년 8월 23일부터 2022년 8월 22일까지 3년이다. 또한 영입 당시, 330만주 규모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했는데 행사가는 주당 1380원, 행사 기간은 내년 10월 11일부터 2024년 10월 10일까지다.

모더나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주가가 상승한 곳도 있다.

영화와 엔터테인먼트, 뷰티 등과 같은 문화컨텐츠 제작 및 투자기업인 바른손은 지난 3월,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모더나 주식 2만 1000주를 약 7억 8000만원 가량에 사들였다. 이러한 사실이 분기보고서에 공시되며 모더나 관련주로 분류된 것.

바른손의 주가는 11월 16일에 3225원에서 12월 1일 3545원으로 10%가량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바른손의 지분 35.65%(9월 30일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 바른손이앤에이의 주가도 함께 올랐는데, 바른손이앤에이의 주가는 같은 기간 1490원에서 1525원으로 2.3%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바른손이 보유하고 있는 모더나의 주식 수는 8800주이며 공정가치는 7억 3062만원이다. 공정가치란 측정일에 시장참여자들 사이의 정상적 거래에서 자산의 판매 대가로 수취하거나 부채를 이전하면서 지급하게 될 가격을 의미한다.

한편, 이와는 대조적으로 주가가 떨어진 기업도 존재했다. 엔투텍의 경우, 지난달 16일에 7070원을 기록했던 주가가 이번달 1일에는 6110원으로 13.6%가 하락했다.

흥미로운 점은 주가가 하락한 엔투텍 역시 앞서 언급한 에이비프로바이오와 ‘비슷한 이유’ 때문에 모더나 관련주로 분류되는 것이다.

엔투텍은 지난달 6일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에서 모더나의 창립 멤버이자 에이비프로바이오의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로버트 랭거 교수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또한 사업 영역에 의료용 백신 및 치료제사업, 백신 수입 및 공급업을 추가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엔투텍은 지난 10월에 백신 유통이 가능한 국내 제약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모더나 측에 코로나19 백신 유통 제안서를 제출했다. 또한 엔투텍은 랭거 교수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모더나 측과 백신 유통과 관련된 사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자는 “에이비프로바이오의 주가는 11월 들어 급등세를 보여, 지난달에만 2번(11월 20일, 25일)이나 거래정지를 당했다”며 “하지만 엔투텍은 오히려 같은 기간 주가가 하락했다. 단기적인 이슈만으로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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