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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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일 GC(녹십자홀딩스) 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GC 녹십자의 여성 부사장 승진 발표를 향해 업계의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궁현 마케팅 본부장과 김진 의학본부장이 주인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남궁현 본부장 합류 이후 일반 의약품(OTC) 실적이 고공행진을 찍고, 김진 전무도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임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들린다.

GC(녹십자홀딩스)는 1일 계열사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녹십자홀딩스는 허용준(사장), 장평주(부사장) 정진동(전무)를 임명했다. GC녹십자는 남궁현·김진(부사장)과 신웅(상무)을, GC녹십자웰빙은 김상현(부사장)과 김상규(상무)를 임명했다. 이 외에도 GC녹십자지놈 등 3개 계열사의 임원 명단도 공개됐다. 내년 1월 1일자 발령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여성 2명이 GC녹십자 부사장 자리를 꿰찼다는 점이다.

GC녹십자 전무급 임원은 현재 이인재, 사공영희 등 총 5명이다. 이중 남성 임원들을 제치고 남궁현 마케팅 본부장과 김진 의학 본부장이 부사장 반열에 오른 것. 제약업계의 시선이 GC 녹십자 부사장 인사에 불어닥친 ‘여풍’에 쏠리고 있는 까닭이다.

그렇다면, 여풍의 결정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는 “최근 남성 고위 임원들의 갑질, 성폭력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 이는 음주 문화와 무관치 않다”며 “반면 여성들은 비교적 음주 문화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담당할 수 있어 오너 리스크가 적은 편이다. 이쪽 업계에서는 여성이 고위 임원으로 올라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데 녹십자에서 여성 2명을 부사장을 앞세운 것은 이런 경향성 과 연관이 크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환경적’인 요인뿐 아니다. 이들이 지금껏 보여준 ‘퍼포먼스’가 부사장 명패를 차지했다는 평도 들리고 있다. 앞서의 관계자는 “부사장급 승진 인사는 성과가 중요한데 이런 부분에서 두 여성이 보여준 실적이 이번 승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임원 인사의 배경은 녹십자 홀딩스, 즉 지주사의 최고위급 임원들만이 알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른 속단은 금물일 수 있다. 하지만 두 여성 부사장의 합류 이후 GC 녹십자는 마케팅과 임상 영역에서 안정적인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부분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사진=남궁현 마케팅본부장

먼저 남궁현 마케팅 본부장의 ‘저력’은 ‘실적’에서 단번에 알 수 있다.

2018년 당시 GC 녹십자는 마케팅 본부를 신설하고 남궁현 신임 전무를 전격 영입했다. 남궁현 전무는 이화여자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받은 마케팅 전문가다. 아스트라제네카 영업본부장 출신으로 마케팅과 영업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었다.

녹십자는 기존 일반의약품(OTC) 본부를 CHC(Consumer Health Care) 본부로 확대 재편한 이후, 남궁현 본부장이 펼친 공격적인 영업 마케팅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남궁현 본부장이 CHC의 중요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맡으면서 일반의약품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GC 녹십자의 일반의약품 매출은 남궁현 본부장이 합류한 2018년 전후로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왔다. 12일 금융감독원 금융공시시스템에 의하면, GC 녹십자의 일반의약품 매출은 2016년 768억원, 2017년 814억원에 불과했지만 2018년을 기점으로 950억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1153억원에 도달했다.

OTC 부문이 단기간에 1000억 규모를 돌파한 것. 녹십자의 유일한 약점으로 여겨진 일반의약품 매출 상승에 남궁현 본부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여성 부사장 ‘급행열차’에 올라탈 수 있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사진=김진 의학본부장
사진=김진 의학본부장

김진 의학본부장은 임상 전문가로 GC녹십자 R&D 조직의 수장을 맡고 있다. GC 녹십자 R&D 본부는 개발본부, 의학본부, 종합연구소 등 6개 조직으로 이뤄져있는데 각 조직의 핵심 연구 인력 중 전무급 임원은 김진 본부장이 유일하다. 그만큼 GC녹십자의 ‘무한 신뢰’를 오랫동안 받아온 인물이 김진 본부장이다.

김진 본부장은 중앙대 약대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대학(University of Georgia)에서 약학박사 학위를 받은 임상 전문가다. 2016년 11월 GC녹십자가 김진 본부장을 스카웃한 이후 임상시험 전략 수립과 운영을 총괄해왔다.

흥미로운 사실은 녹십자 그룹이 전력투구 중인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의 핵심 인력 역시 김진 본부장이란 점이다.

GC녹십자는 지난 8월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GC5131A’의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 약물 재창출 방식이 아닌 ‘신약’으로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두 달 뒤 칠곡 경북대병원에서 GC5131A의 첫번째 치료목적사용 승인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전부 10건의 승인을 받았다. 최근에는 의료 현장의 공급을 위해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의 세 번째 배치 생산을 마쳤다. 시간이 지날수록 크고 작은 성과들이 나오고 있는 중이다.

업계 일각에서 김진 본부장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임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점이 이번 부사장 승진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들리고 있는 까닭이다. 앞서의 관계자는 “코로나19 대확산 이후 GC녹십자의 항체 치료제를 향한 기대가 정점에 이르고 있다”며 “그런 점이 이번 부사장 승진과 무관치는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김진 본부장에 거는 회사의 기대가 상당히 남다른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GC녹십자가 이들의 ‘여풍’을 앞세워 내년에 OTC 마케팅과 항체 치료제 개발에 사활을 걸어 코로나19 펜데믹에 정면승부를 걸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승진 인사를 전격 단행한 녹십자 그룹의 ‘묘수’가 내놓을 성과를 향해 업계의 시선이 한동안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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