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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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대한 의문이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학계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시험 과정 중 1차 접종에서 절반 용량만 맞았을 때 왜 효과가 더 좋았는지에 대한 해석이 나왔다. 이 해석에 따르면 효과가 좋다는 것은 결코 낭보라 할 수 없다. 차후 항체 유지를 위해 다회 접종 시 백신 효과가 급감할 수 있는 까닭이다. 자칫하면 1년도 못가는 임시방편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1월 23일 자사의 코로나19 백신 ‘AZD1222’의 임상효과가 평균 70%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따르면 1·2차 접종 중 1차 접종에서 1회 접종량의 절반을, 2회 접종시에는 1회 접종량을 사용한 집단(n=2741)에서 면역효과가 90%로 가장 뛰어났다.

사진. 아스트라제네카 CI
사진. 아스트라제네카 CI

하지만 팜뉴스는 11월 26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과정의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최초 보도했다. 2회 모두 정상 투여량을 접종한 집단(n=8895)의 효과는 62%에 그쳤을 뿐만 아니라, 용법이 다른 두 임상 데이터를 합산한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또 90% 효과가 나온 집단의 경우 참가자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 3만 명보다 너무 적다는 문제점도 함께 제기했다.

팜뉴스 보도 이후 뉴욕타임스 등 국내외 매체들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과정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가 잇따랐다. 이후 세계보건기구(WHO)는 27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데이터가 부족해 추가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계는 설령 아스트라제네카의 데이터를 모두 믿는다고 해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그저 임시방편에 그칠 수 있다는 것.

바이러스 백신 전문가인 김정기 고려대 약대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이 바이러스 벡터(운반체) 기반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ZD1222는 백신 운반체로 침팬지에게 감기를 유발하는 아데노바이러스를 사용한다. 아데노바이러스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를 삽입해 인체에 투여하면, 삽입된 유전자가 세포 속에서 스파이크단백질을 생성하고 면역체계가 이를 인식해 항체를 만드는 방식이다.

문제는 면역체계가 아데노바이러스도 외부물질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백신 운반체인 아데노바이러스가 운반 중이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정보를 전달하기도 전에 면역체계로부터 공격받아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인체 면역 체계가 아데노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항체도 생성한다는 점이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기반 백신이 그동안 상용화되지 못한 가장 큰 원인”라며 “결국 전달체에 대한 항체 반응을 최대한 덜 일어나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러스 벡터에 대한 면역반응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 과정에서 1차 접종 시 용량을 적게 했을 때 효과가 더 좋았던 이유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 교수는 “1차 접종에서 적은 용량을 접종하면서 운반체인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유도가 덜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바이러스 벡터 백신은 독성을 없애기 위해 바이러스 벡터가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없앴다. 1차에서 적은 용량을 접종하면서 상대적으로 면역세포와의 접촉이 덜하면서 항체가 적게 생성됐고, 이로 인해 면역 효과를 더 본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학계는 만약 아스트라제네카의 임상 결과가 바이러스 벡터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인한 것이라면,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은 임시방편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차 이상의 접종이 사실상 불가능한 까닭이다.

앞서의 김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자들을 살펴보면, 항체 지속기간이 3~5개월로 짧은 편이다. 백신으로 항체를 유도할 경우 항체 지속기간은 더욱 짧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반면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생성능력은 그 유지기간이 상대적으로 길다. 운반체인 아데노바이러스가 유전자를 전달하기도 전에 항체의 공격을 받고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론상으로는 바이러스 벡터 백신이 2~3회 접종까지는 그래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하지만 백신 접종 이후 항체 생성능력이 떨어지거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3회 이상 추가 접종을 해야 할 경우에는 백신의 효능이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외에도 여러 백신들을 입수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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