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제공=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제공=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코로나19 팬데믹을 타개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안했다. 바이러스 질환에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전 국민 검사와 항체치료제 조기 투여가 코로나19 해결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서정진 회장은 25일 열린 ‘글로벌 바이오포럼 2020(GBF 2020)’의 기조발표에서 이같은 구상을 밝혔다. GBF 2020은 민영 종합뉴스통신사 뉴스1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이 후원하는 글로벌 바이오 행사로, 올해 포럼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바이오산업의 전망’을 주제로 열렸다.

서 회장은 이날 기조발표를 통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임상 진행에 대한 소회와 앞으로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먼저 서회장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한 소회에 대해 “내 생에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임상만큼 진행이 힘들었던 적은 처음”이라며 “안정적인 임상 진행을 위해 전 직원이 국내외에서 고군분투했다. 전날 새벽 4시까지 임상 2상을 마무리하느라 모두가 고생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이날 오전 4시부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의 글로벌 2상 임상시험 투약을 완료했다. 임상2상 중간결과가 나오는 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이번 임상2상에서는 총 32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CT-P59를 투여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한다. 피험자를 위약 투여군과 저용량·중간용량·고용량 투여군으로 분류해 투약했다. 

서 회장은 이번 임상에서 가장 힘들었던 요소로 ‘환자 모집’을 꼽았다. 그는 “감염된 환자는 많지만, 치료 효과 확인에 필요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남아있는 환자는 많지 않았다”며 “중증환자의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남아있다기보다는 바이러스로 인한 장기 손상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바이러스가 없어 항체치료제 효과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 직원 40명이 미국과 유럽으로 나가 적합한 환자를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앞으로 CT-P59에 대한 의약품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의약품 조건부 허가는 임상2상 단계에서 임상3상 진행을 전제로 식약처에서 별도 심사해 의료현장에 우선 투입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제도다.

서 회장은 “현재 이미 10만 명분을 만들어뒀고, 연간 최대 150만~200만 병을 생산할 수 있다”며 “내년에 공장 1개를 통째로 코로나19 치료제 전담 생산에 배정할 계획이다. 우리는 이번 치료제를 공공재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가 400만 원 대로 비싸지만, 셀트리온은 폭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 회장은 코로나19도 바이러스 질환인 만큼 바이러스 질환에 맞는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항체치료제가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는 전제 하에 확진자에게 증상이 심해지기 전 선제적으로 투여해야 한다는 것.

서 회장은 “현재 렘데시비르 등 코로나19 치료제를 중증 환자에게 투여하는데, 바이러스 치료제는 감염 초기에 투여해야 그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증상이 약하다고 해서 격리치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항체치료제 등 치료제를 투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한 발짝 더 나아가 ‘전 국민 검사’를 통해 코로나19를 일망타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진단키트를 수급할 수 있는 나라”라며 “전 국민에 대한 진단검사를 진행해 코로나19 환자를 조기발견하고 항체치료제를 투여해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확진자가 전 국민의 0.2~0.3%가 있을 확률이 있다. 이들에게 항체치료제를 조기 투여한다면 2021년 봄이 오기 전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청정국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제와 백신을 확보하면 코로나19는 센 독감 정도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청정국가로 필요충분을 갖춘 국가는 우리나라뿐이다. 조기진단 및 조기치료를 통해 전 세계에서 코로나19를 가장 잘 극복한 나라로 거듭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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