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에 있어 가장 영향력 있는 지수로 손꼽히는 MSCI 한국 지수에 SK바이오팜과 SK케미칼이 신규 편입됐다. 또한 지난 8월에는 씨젠과 알테오젠, 신풍제약이 새롭게 추가되면서 올 하반기에 편입된 6개 종목 중 5곳을 제약‧바이오 종목이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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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던 MSCI 한국 지수에 SK케미칼과 SK바이오팜 그리고 두산중공업이 새롭게 편입됐다. 지난 8월에 이어 신규 추가된 기업 3개 중 2곳이 바이오 섹터에 해당하는 것이다.

MSCI 지수란 세계적인 투자기업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이하 MSCI)’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다.

FTSE, S&P, 다우존스 지수와 함께 ‘세계 4대 지수’로 꼽히는 MSCI 지수는 투자자들이 자금 운용에 있어 가장 많이 참고하는 지수로 유명하다. 지수에 신규 편입되기 위해서는 MSCI 측에서 마련한 시가총액과 유동시가총액(실제 거래 가능한 유동주식의 시가총액), 유동주식비율 등을 충족해야 한다.

이번에 신규 편입된 종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하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손꼽히던 SK바이오팜은 상장 4개월 만에 MSCI 지수 편입에 성공하며 뉴페이스의 저력을 과시했다.

SK바이오팜은 그간 MSCI 지수 편입 조건 중 시가총액과 유동시가총액은 만족했으나, 유동주식비율이 다소 부족하다는 이유로 편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 10월 초에 기관투자자들이 갖고 있던 ‘의무보유’ 주식 170만주가 시장에 풀리면서 유동주식비율 기준인 15%를 넘겼고, 이번 MSCI 지수 편입에 성공하게 됐다.

‘의무보유’란 기관투자자가 공모주를 상대적으로 많이 배정받는 대신에 상장 이후 일정 기간 동안 공모주를 보유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SK바이오팜의 경우, 기관투자자들은 총 1320만주의 공모주를 배정받아 이중 절반가량인 631만주는 상장 당시에 발행됐다. 나머지 689만주는 상장일로부터 15일에서 6개월까지 순차적으로 풀리게 된다.

SK바이오팜과 함께 ‘SK바이오 형제’로 언급되며 최근 독감백신과 CMO 사업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SK케미칼도 이번 지수 편입에 성공했다.

SK케미칼은 지난 7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시가총액이 2조원에도 미치지 못해 MSCI 지수 편입 가능성이 낮았다.

하지만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ZD1222’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한 직후 수직 상승하며, 장중 상한가와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7월 21일 기준 17만8500원이던 SK케미칼의 주가는 AZ와의 계약 체결 이후에 급등세를 보였고 1달 후인 8월 24일에 40만원을 돌파하며 2배가 넘게 올랐다. 이로 인해 회사의 시총은 단숨에 5조원 가까이 치솟았고 지수 편입 조건을 충족하게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트윈데믹에 대한 우려로 독감백신 매출이 증가하며 이번 3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호재로 작용했다.

실제로 SK케미칼의 올 3분기 실적은 매출 3521억원, 영업이익 523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독감백신 매출액이 전년보다 3배가량 증가하면서 376억원(전년 동기 대비 318%↑)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달미 SK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에 반영된 독감백신 매출이 다음 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돼, 올 4분기에도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더해 내년 1월부터는 CMO 설비 생산량 증설 효과가 반영되면서 코로나19 백신 추가 수주와 CMO 매출 확대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이번에 MSCI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은 어떤 ‘수혜 효과’를 누리게 될까.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면서 개별 종목당 최소 1000억원 이상의 매입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투자 자금은 크게 액티브(Active)와 패시브(Passive)로 구분되는데 전자의 경우는 공격적인 자금 운용을 통해 벤치마크(투자성과를 비교하기 위한 비교지수)보다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자금이고, 후자는 MSCI 지수나 코스피 지수 등을 따라가며 비교적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운용되는 자금이다.

SK바이오팜과 SK케미칼이 MSCI 한국 지수에 편입되면서 ‘지수’ 자체를 보고 투자하는 외인들의 패시브 자금이 해당 종목에 흘러들어올 것이라는 셈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새롭게 편입된 종목의 패시브 자금 유입 예상 규모는 종목당 1064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고,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수 편입에 따른 패시브 매입수요는 SK바이오팜 1684억원, SK케미칼 2182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지수가 발표된 이후 두 회사의 주가는 모두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SK바이오팜과 SK케미칼의 주가는 각각 16만 9500원, 45만 6000원이었으나 12일에는 16만 3500원(6000원↓), 39만 9500원(6만 1000원↓)으로 하락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두 종목 모두 MSCI 편입이 유력했던 터라 차익 실현을 위해 미리 매수한 투자자들이 발표일에 일제히 매도하며 주가가 하락했을 수도 있다”며 “실제로 지난 8월에 MSCI 지수에 신규 편입된 알테오젠과 씨젠은 발표일 당일(8월 13일)에 주가가 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MSCI 지수 발표일은 11일이었으나 재조정을 거쳐 정식으로 지수에 반영되는 시기는 12월 1일이다”며 “남은 기간 동안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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