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대형 제약사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GC녹십자와 종근당이 기록한 ‘트리플’ 호조가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당초 코로나19 악재로 실적 악화가 예상됐지만, 이들 제약사들이 오히려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승승장구’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종근당과 GC녹십자가 트윈데믹 공포가 초래한 ‘백신 서프라이즈’ 효과를 누렸다는 분석이 들리고 있다.

사진. 종근당CI
사진. 종근당CI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종근당의 3분기 매출은 35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019년 3분기) 2805억원 대비 27.5% 증가한 것. 1~3분기 누적 매출은 지난해 7808억원에서 9635억원으로 23.4% 급증했다. 지난해 기록한 매출 1조 원에 달하는 실적을 3개월 만에 갈아치운 셈이다.

단순히 매출이 증가한 것만이 아니다. ‘수익성’ 에서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종근당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4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3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139.5%가 증가한 수치다. 누적 영업이익 역시 작년 1~3분기 560억원에서 올해 1109억원으로 98.1% 늘었다.

수익성 개선에 또 다른 지표인 당기순이익에서도 ‘호성적’을 달성했다. 회사의 1~3분기 누계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380억원에서 775억원으로 103.9% 뛰어 올랐다.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에서 ‘트리플’ 실적 호조를 보인 것. ‘매출 1조 클럽’ 가입도 가시권이다.

업계에서는 종근당이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13’ 판권을 사들인 것이 ‘선견지명’이었다는 지적이 들리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프리베나13 완판 사례가 이어지는 중”이라며 “지금도 프리베나는 없어서 못 판다. 코로나19 감염시 폐렴이 위험한 기저질환이자 합병증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프리베나를 찾는 환자들의 문의가 줄을 이었다. 특히 화이자와 판권 계약을 맺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코로나19를 예상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정도”라고 밝혔다.

실제로 종근당은 2017년 12월 한국화이자제약과 프리베나13 성인용 제품의 국내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이듬해 5월 제휴 범위를 공동 마케팅과 영업 분야까지 확장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코로나19 확산이 트윈데믹 공포를 초래한 결과 3분기 동안 프리베나13의 ‘완판’ 사례가 이어지면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것.

한국화이자제약의 원조 파트너인 유한양행이 프리베나 유통계약을 연장했다면 트윈데믹의 ‘파이’를 선점할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종근당의 전략적 선택이 업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는 배경이다.

코로나19 악재를 이겨낸 ‘백신 서프라이즈’ 한복판에 종근당이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의 관계자는 “프리베나13은 마땅한 경쟁 제품도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가 향후 지속된다면 종근당의 실적 호조는 4분기에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사진. GC녹십자 CI
사진. GC녹십자 CI

‘트리플’ 실적의 또 다른 주인공은 GC녹십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GC녹십자는 올 3분기 매출은 4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019년 3분기) 3665억원 대비 14.5% 늘어났다. 1~3분기 누적 매출은 지난해 1조 60억원에서 1조 874억원으로 8.1% 급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507억 원으로 전년 동기 370억원 대비 37.1% 증가했다. 누계 영업이익도 586억원에서 724억원으로 23.6% 늘었다. 회사의 1~3분기 누계 당기순이익 역시 133억원에서 73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450.1% 올랐다.

주목할만한 사실은 3분기 백신 사업 부분 매출이 1270억원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가량 증가한 수치로, 다른 사업(혈액제제 1034억원, 일반제제 737억원, 소비자헬스케어 391억원)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 트윈데믹 공포가 초래한 국가예방접종(NIP) 사업의 확대가 백신 사업 매출을 견인했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는 까닭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녹십자 독감 백신이 지난해보다 다소 비싼 가격에 출하가 됐다”며 “트윈데믹으로 인한 NIP 확대로 독감백신 한 바이알당, 약 2000원~3000원 정도 이득을 봤다. 녹십자 백신 제품이 품질이 좋다는 소문이 돌면서 너도나도 비급여로 백신을 맞았다. 코로나19가 호재로 작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GC녹십자의 주력 제품이 경구제가 아니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의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의료기관 방문이 줄면서 경구제를 취급하는 제약사들은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다”며 “하지만 녹십자의 주력은 백신과 혈액제제다. 다른 제약사에 비해 경구제 제품이 적은 편이어서 코로나19 위기를 무난히 돌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GC녹십자와 종근당의 ‘백신 서프라이즈’ 효과가 올해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들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영업사원은 “코로나19 국면에서 ‘메인스트림’, 즉 주력은 백신이다”며 “보통 한 두 달 정도 회전율이 있는데 독감과 폐렴 구균 백신은 당월 수금이 가능한 상황이다. 바로 수금할 정도로 회전이 빠르다는 얘기다. 종근당과 녹십자로 현금이 빠르게 흘러 들어가고 있다. 올해 말에는 이들 두 기업이 더욱 깜짝 놀랄만한 성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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