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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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제약사들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그중 항체치료제 분야에서 두 거대 제약사가 상반된 행보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치료 중 사용한 데 이어 영국 내 임상3상에서 효과를 본 환자가 나타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보인 반면, 일라이릴리는 중증 환자에 대한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로 항체 치료제 임상을 포기했다.

BBC 등을 비롯한 영국 매체들은 27일 영국 카디프의 멜라니 제임스가 코로나19로 인해 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지만, 병원에서 단일클론 항체 치료제를 투여한 뒤 빠르게 호전됐다고 보도했다.

항체치료제는 한 종류의 항원 결정기에만 결합하는 항체인 단클론항체를 이용해 바이러스 표면 내 표적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치료제를 말한다. 화학적 치료제에 비해 부작용의 가능성이 적고 예방 용도로도 사용 가능해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영국 내에서 임상이 진행 중인 치료제는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 ‘REGN-COV2’다. 트럼프 대통령의 10월초 코로나19 확진 이후 치료 과정 중 사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떨쳤다.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영국 임상3상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리제네론의 항체치료제는 순풍을 받게 됐다.
반면, 항체치료제에서 고배를 마신 기업도 있었다.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다.

26일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AID)는 성명을 통해 “일라이릴리의 항체치료제 ‘LY-CoV555’가 안전성 문제는 없지만, 입원 중인 코로나19 환자에게 치료 효과가 미비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일라이릴리는 안전성 문제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13일 임상3상을 중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라이릴리는 개발 중이던 임상3상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라이릴리 측은 “개발 중단한 치료제와는 별개로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항체치료제 개발은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제적으로도 항체치료제 개발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항체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단클론항체 치료제 ‘CT-P59’는 임상2·3상에 이어 예방임상 허가까지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셀트리온은 9월 11일 임상1상 결과를 발표한 뒤, 9월 17일 임상2·3상 동시 승인에 이어 12일 예방 임상까지 승인받으면서 치료제 현장 투입에 한 발짝 더 나섰다.

셀트리온 측 관계자는 “CT-P59는 건강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1상에서 안전성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며 “2·3상이 완료되는 대로 최대한 빠르게 현장에 투입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를 올해 내로 현장에서 만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셀트리온이 임상2·3상을 완료한 뒤 치료목적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인 까닭이다. 치료목적사용승인이란 생명이 위급하거나 대체치료수단이 없는 응급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주기 위해, 주치의의 판단에 따라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는 제도를 말한다.

앞서의 관계자는 “치료목적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은 있는데 아직 정식으로 신청한 상태는 아니다”라며 “임상2·3상을 올해 말까지는 완료할 계획이다. 임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곧바로 치료목적사용승인을 식약처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C녹십자의 경우 ‘측면 공략’ 전략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 ‘GC5131A’에 대한 치료목적사용승인을 20일 받아낸 것. 혈장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농축하는 방식으로 만든 치료제를 말한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체치료제와 혈장치료제 모두 바이러스 표면 스파이크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항체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원리는 같다”며 “항체치료제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 단클론항체를 인공적으로 합성해 만든다. 반면 혈장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장에 존재하는 항체들을 농축해 투여하는 방식이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현재 식약처로부터 혈장치료제에 대한 임상2상과 치료목적사용승인을 받은 상황”이라며 “임상의 경우 올해 내로 2상을 마무리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치료목적 사용승인으로 앞으로 칠곡 경북대병원에서 GC5131A를 치료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치료목적 사용을 대비해 이번 2차 생산에는 1차보다 4배 많은 혈장을 사용, 생산량을 대폭 늘렸다. 혈장치료제에 대한 의료계 문의가 많은 만큼 앞으로 현장에서 치료 목적으로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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