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확산 초기, 국내 제약사들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았다. 특히 대형 제약사들은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어 너도나도 식약처의 임상 승인을 받았다. 팜뉴스가 코로나19 촉발된 ‘제약사 춘추전국시대’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했다.

지난 6월 코로나19 치료제 현황(6월 22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부광약품의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는 코로나19 치료에 사용 중인 칼레트라와 유사한 효과를 보인다는 이유로 4월 식약처의 임상 2상 관문을 뚫어냈다.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도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을 근거로 지난달 임상2상 승인을 얻어냈다. 부광약품과 신풍제약이 당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서 막강한 ‘선두그룹’을 형성한 까닭이다.

하지만 100일이 훌쩍 지난 ‘현재’, 코로나19 치료제의 쌍두마차는 셀트리온과 GC녹십자로 바뀌었다.

특히 셀트리온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영역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6월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CT-P59’는 전(동물실험)임상 수준에 머물고 있었지만 7월부터 놀라운 추격 속도로 기존의 선두그룹을 따라붙기 시작했다.

셀트리온은 7월 25일 식약처로부터 ‘건강한 피험자’들이 참여하는 임상 1상을 승인받았고 '경증환자' 대상 임상 1상을 위한 환자 모집에도 나섰다. 셀트리온은 결국 임상 1상 결과를 토대로, 경증 및 중증도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CT-P59를 투여하는 임상 2·3상을 승인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셀트리온은 최근 밀접 접촉자 및 무증상 확진자 대상 임상 3상도 승인받았다.

임상 과정에서 항체치료제 투약과 동시에 체내에 항체가 형성되는 점을 활용해 초기 바이러스 사멸 효과를 확인할 예정이다. 부광약품과 신풍제약이 주춤하는 사이, 셀트리온이 임상 2상을 넘어서서, 임상 3상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녹십자도 다르지 않다.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 ‘GC5131A’을 살펴보면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당시 GC5131A는 코로나19 후보물질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GC녹십자는 지난달 27일 GC5131A에 대한 임상 2상 과정에서 첫 환자 투여를 마쳤다.

최근 의료 현장의 실제 확진자 치료 목적용으로 두 번째 배치 생산도 완료했다. 임상은 물론 코로나19 치료제 생산을 위한 공정에 돌입한 것.

‘다크호스 그룹’에도 변화가 있었다. 약 100일 전, 일약약품의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가 러시아에서 임상 3상 승인을 받으면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러시아 백신 안전성 논란’이 촉발된 이후 세간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진 상태다.

일양약품이 머뭇거리는 사이, 대웅제약의 니클로사마이드 성분 치료제 ‘DWRX2003’가 새로운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DWRX2003는 전임상을 거친 이후 지난 9월 임상 1상 그룹에 합류했다. 최근 호주 식품의약청(TGA)과 필리핀 보건당국이 DWRX2003에 대한 임상 1상을 승인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반면 지난 6월경 JW중외제약의 표적항암제(CWP291)와 동화약품의 천식치료물질(DW2008)은 각각 ‘세포실험’과 ‘전임상’ 단계에 있었지만 지금은 임상 1상 절차를 밟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기간 동안 셀트리온, GC녹십자, 대웅제약이 무서운 속도로 임상 허가를 받은 점과 차이가 있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치료제 ‘춘추전국시대’의 옥석이 드러나고 있다는 반응이 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약물 재창출 방식의 경우 1상 없이 2상 임상에 진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다른 약제에 쓰였으니 식약처가 따로 안전성 확인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약물재창출 방식인데도 세포실험이나 전임상 단계에 머물고 임상 2상에 진입하지 못하는 것은 개발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을 방증한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옥석이 가려지고 있는 느낌이다”라고 강조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