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삼육대학교 융합연구센터장 (재)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전문교육원장

1988년 Devane등이 3중수소-표지된 CP-55,940(칸나비노이드 진통제)와 뇌 분자의 특이적 결합실험에 기초하여 쥐 뇌에 있는 CB-수용체의 존재와 특성을 발표한 이래 내인성칸나비노이드(Endocannabinoid, EC)나 대마류가 생체 내에서 작용하는 1차 기전이 CB1-과 CB2-수용체와 결합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러므로 대마류의 생리활성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CB-수용체의 특성과 반응을 이해하여야 한다. CB1-수용체는 주로 중추에 분포하여 통증 조절과 학습-기억, 발작, 신경보호, 식욕-대사 등의 기능 조절에 관여하며, CB2-수용체는 CB1-수용체에 비해 말초 분포율이 높고 염증과 면역, 대사, 퇴행성 변화 등의 기능 조절에 관여한다.

표1. 활성형 또는 비활성형 CB-수용체의 3차 구조 [출처: 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 5: 127 (2020)]

CB1-과 CB2-수용체는 G-단백연결수용체(GPCRs)의 Class A [rhodopsin(Rho) family]에 속한다. Class A GPCR은 7개-막횡단영역 구조로서 바깥 쪽에 N-말단, 안쪽에 C-말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간적 개념에서 Class A GPCR의 리간드(ligand)는 세포 외 공간에서 수용체 안쪽 공간으로 들어가서 수용체 결합 pocket에 결합한다.

최근 단백질 3차구조 연구, 즉, 결정학적(crystallographic) 및 초저온투과전자현미경(Cryo-EM) 활용 연구에서 CB-수용체의 활성 상태와 비활성 상태의 3차구조가 확인됨으로써 수용체 경유 신호전달 원리와 그 응용 연구를 촉진하고 있다.

CB1-과 CB2-수용체의 아미노산 서열을 비교하면 44%의 상동성을 보인다. 이번 컬럼에선 CB1-수용체 매개 반응을 정리하여 질병의 예방·개선·치료의 표적으로서 CB1-수용체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 CB1-수용체의 특성과 신호전달 기전

표2. CB-수용체 경유 신호전달 모델. [출처: Current Mol. Pharmaco., 2019, 12(3): 239-248

 CB-수용체 효능제의 결합은 수용체의 세포 안쪽 영역의 구조적 변화(conformational change)를 일으켜서 G-단백 α-나선이 수용체 내부로 이동할 공간을 형성한다. 그 결과 수용체-G단백 복합체가 형성되어 세포 내 신호전달이 시작된다.

세포에 따라 신호전달 인자들은 조금씩 다르게 작동한다. CB1과 CB2 수용체는 Gi/o 단백과 연계되어 있다. Gi/o 단백이 활성화 되면 adenylyl cyclase가 억제되어 세포 내 cAMP level이 감소한다.

또 다른 세포에서 CB1 수용체는 Gs 단백과 연계되어 adenylyl cyclase가 활성화되어 세포 내 cAMP level이 증가한다. CB1 수용체-Gs 단백 연계 체계는 선조체와 CHO 세포에서 확인되었다.

신호를 전달하는 분자들로 G단백수용체 kinases(GRKs), β-arrestin1 또는 β-arrestin2가 있다. CB1과 CB2 수용체는  세포외신호조절인산화효소(ERK)1과 2의 생성을 촉진하는데 여기에 Gβγ나 β-arrestin이 관여한다.
 
▶ CB1-수용체의 분포
 뇌에서 가장 풍부한 GPCR 중 하나가 CB1-수용체이며, 기저핵과 해마, 대뇌피질, 소뇌에 다량 분포한다. 뇌에서 CB1-수용체 분포 정도는 운동기능, 인지와 기억, 동통과 연관된다.

신경단위에서 보면, Glutamate성 신경에 비해 GABA성 신경에 분포도가 높다. CB1수용체는 성상세포에도 분포하고 이는 신경절 전달과 신경가소성 기능과 관련 있다.

이들 신경부위에서 CB1수용체의 흥분은 신경전달물질의 유리를 억제한다. CB1수용체는 중추보다는 낮지만 말초에도 분포한다. 순환성 면역세포에서 확인되었고, 면역 활성화에 따라 발현 양이 변화한다.

그 외에 부신, 심장, 폐, 전립선, 간, 자궁, 난소, 정소, 정관, 골수, 흉선과 편도선 등에서도 확인되었다. CB1 수용체는 cholecystokinin(CCK) 양성 게재신경에 많이 분포한다.

CB-수용체가 주로 세포막에 분포하지만, 세포 내 분포에 관한 보고들이 있고 CB1 수용체는 미토콘드리아와 endosome과 lysosome 분획에서도 확인되었다. CB1-수용체의 활성에 따라 그림과 같은 생리 기능들이 변할 수 있다.

▶ 평활근에서 CB1-수용체의 역할

표3. 인체에서 CB1 수용체의 기능 [출처: Int J Mol Sci. 2018, 19(3): 833]

시험관 시험과 동물 시험에서 CB1-수용체의 흥분으로 정관평활근이 수축하고, 뇌혈관 평활근을 이완하였으며, 위평활근의 운동을 조정하고 자궁평활근을 이완시켰다. CB1-길항제가 설사를 유도하였고 강력한 효능제가 소장과 대장 운동능을 줄였다.

▶ 대사에서 CB1-수용체의 역할
CB1-수용체는 간세포의 분화를 촉진하고 간 세포 내 대사과정에 cAMP 생성을 줄여서 PKA의 활성을 감소시키고 PKA-매가 대사 반응을 억제한다. CB1-수용체 길항은 AMPK 인산화와 활성을 증가시킨다.

CB1-수용체 발현과 미토콘드리아 biogenesis의 조정에 따라 지방세포 분화도 조정된다. CB1 수용체는 에너지 이용을 줄이고 미토콘드리아의 크기와 기능을 억제하여 지방 축적을 증가시키는데 주 역할을 한다.

또한  CB1 수용체 흥분으로 adiponectin 발현이 감소하고 지방 축적이 증가하였다. 대사 조절에 있어서 CB1-수용체의 역할이 중요하며 그 내용을 아래 표에 정리하였다.

표4. 대사조절에서 CB1-수용체의 역할 [출처: Int J Mol Sci. 2019, 20(9): 2109]

▶ 신경계에서 CB1-수용체의 역할
 CB1-수용체는 뇌의 GABA성 신경과 글루타민성 신경, 세로토닌성 신경, 노르아드레날린성 신경, 성상세포 등에 분포하는데, 각각 다른 세포에서 CB1-수용체의 흥분이 이중적 또는 반대의 행동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저용량의 CB1-수용체 효능제가 글루타민성 신경에 작용하여 항불안과 식이 증가를 유도하지만 고용량의 효능제는 GABA성 신경에 작용하여 불안 항진과 식이 감소를 유도한다.

대마 사용에 있어서 세포유형 특이 반응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실험 동물에서 성상세포에 있는 CB1-수용체 활성화가 작업기억의 부전과 연관 있고, 기억 조정 및 성인 신경생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마사용에 따른 기억부전에 미토콘드리아에 있는 CB1-수용체가 관여한다는 보고도 있다. 선조체의 성상세포에서 CB1-수용체가 행동반응의 미세조절과 연계된 신경회로 형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CB1-수용체 신경-성상세포 대사 연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THC의 진통효과는 TRP-통로를 포함한 다중표적에 대한 작용의 결과이지만, CB1-수용체도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모델에서 CB1-수용체의 발현 감소가 진통 감소와 연관있다는 보고가 있었고, CB1-수용체의 흥분이 상행성 통각신경에서 K-통로를 열고 Ca++-통로를 억제하여 신경 전도를 차단하였다. CB1-수용체의 흥분은 뇌와 척수, 말초의 신경절에서 통각전달을 억제한다.

CB1-수용체 이중자리조정제(CB1-positive allosteric modulator)가 통각억제 반응을 항진시켰다. 동물 모델에서 CB1-수용체 효능제가 세로토닌 유도 전류를 억제하였고, 내인성 아편의 생성과 유리를 증가시켰다.

미국 콜로라도의 의료적 마리화나사용 등록자의 94%가 만성통증 조절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고, 유럽신경학회는 다발성 신경경화증에서 신경병성 통증의 해소를 위해 THC의 사용을 권고하였다.

캐나다 통증학회가 신경병성 통증 치료에 제3 선택제로 THC를 권고하였고, Health Canada는 비암성 만성통증의 치료에 대마 흡연의 효과를 인정하였다.

통증연구를 위한 국제회의(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ain)는 오남용 가능성과 위해 위험성을 고려하여 신경병성 통증에 칸나비노이드의 사용을 제안하였다.

실험 동물에서 CB1-수용체 활성화가 체온하강과 진통, 자발활동 감소와 함께 근 강직을 유발하였다. 습관적 대마흡연자들에서 발작이 일어난다는 보고들이 있다. 발작 민감형 토끼와 흰쥐에서 Δ9-THC가 뇌전증성 발작을 유발하였고, JWH-018와 AM-2201 같은  CB1 효능제도 생쥐에서 발작을 유발하였다.

THC에 의한 CB1 수용체 활성화는 도파민 유리와 GABA/glutamatergic 신경전달의 혼란을 야기한다. 이로 인해 신경전달 억제/흥분 균형의 붕괴로 정신병 유사 증상이 유발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THC 또는 CB1 효능제 투여가 근강직과 수반 통증, 진전증에 유효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동물 모델에서 CB1-수용체 길항제가 NMDA-수용체 매개 흥분성 독성에 대해 신경보호효과를 나타내었다.

반면, 헌팅턴씨병 생쥐모델에서 CB1-수용체의 감소가 관찰되었고 CB1-수용체 활성의 항진으로 BDNF를 증가시켜 헌팅턴씨병의 증상을 완화하였다.

그 외에도 칸나비노이드가 신경 세포사멸을 유도하고 세포증식을 억제하며, CB 수용체의 발현은 암세포의 생존과 관련이 있고 CB1 수용체 길항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였다.

CB1-수용체가 THC의 탐닉적 약물 추구반응에 관여하며 EC의 유리 증가와 도파민신경의 보상회로에 영향을 주는것으로 보고되었다. CB1-수용체 길항작용은 항-nicotine 반응을 나타내었다.

이상의 결과들은 CB1-수용체가 신경·정신 질환과 대사장애 등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표적으로서 가능성을 충분히 제시하고 있고, 천연 칸나비노이드 외에도 다양한 CB-수용체 효능제와 부분효능제, 길항제들이 합성되었으나. 아직까지 의약품으로 허가 받은 새로운 구조의 합성물질은 Rimonabant가 유일하다.

수백종이 합성되었지만, 대 다수의 합성품들은 오락용 불법 약물로 블랙마켓에서 유통되고 있다. 의료에 활용하기 위하여 새로운 유효 구조를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정책적으로 그릇된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과학 에너지를 인류 보건의 길로 전환하는 일도 과학자들이 수행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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