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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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정부는 서울·경기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 조치했다. 하지만 일부 보수 유튜버는 코로나19가 크게 위험하지 않은 질환인데 정부가 공포심을 조장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로나19는 충분히 위험한 질병이라면서, 음모론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했다. 

지난 14일부터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이날 이후 확진자 수는 꾸준히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에 발생한 지역감염 수만 930명으로 이들 중 절반 수준인 457명은 사랑제일교회에서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담임목사인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회장은 15일 광화문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 참석한 뒤 다음날인 1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일부 보수 유튜버는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한 공포 분위기를 조장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사태를 이용해 보수 진영에 속하는 전 회장과 사랑제일교회를 탄압하고 있다는 것.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주필 겸 대표는 17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버 채널인 펜앤드마이크TV에 출연해 “코로나19가 실제로 위험한 질병인지 의심이 든다”며 “사망자가 300여명으로 사망자가 2000명 이상 나온 감기나 인플루엔자, 폐렴 합병증보다 적다. 코로나19는 계절 감기 수준의 질병에 불과한데 정부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정규재 팬앤드마이크 주필 겸 대표, 출처=팬앤드마이크TV 유튜브 캡처

그는 또 “8월 확진자가 폭발했는데도 사망자는 0명에 불과했다”며 “서양의 경우 이미 방치를 통한 자연면역을 유도하고 있다. 대구에서도 코로나19 감염자보다 이미 면역을 갖춘 면역자 비율이 훨씬 높았다”고도 말했다.

이외에도 이은재 한기총 대변인이 운영하는 ‘이은재tv 한국교회방송’이나 시사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등 여러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에서 전 회장의 입장을 대변하는 방송을 적극 업로드하면서 정부가 코로나19를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들을 ‘음모론’으로 규정하면서 이들의 주장이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는 충분히 위험한 질환이고 일각에서 제기하는 음모론은 코로나19 방역에 구멍을 뚫는 무책임한 행위라는 것.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국내 치명률 2%로 수치상으로는 낮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마어마한 수치다. 전 세계로 눈을 돌리면 치명률은 3~5%까지 뛴다”며 “독감의 경우 치명률이 0.05~0.1% 내외고, 감기는 100만 명당 1명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실제로는 독감이나 감기보다 매우 치명적인 질환이라는 뜻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노년층 환자를 살펴보면 치명률은 훨씬 올라간다. 일부 통계를 근거로 코로나19가 위험하지 않다는 주장이야말로 아주 위험한 주장”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는 서양에서 자연적인 집단면역을 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앞서의 김신우 교수는 “자연적인 집단면역 형성 전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스웨덴 등에서 처음 주장한 전략인데, 그 결과는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듯 참담하다”며 “자연면역은 이미 실패한 정책이다. 절대 따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서 집단면역이 형성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근거가 부족하다. 정 주필의 발언은 대한의학회지 7월 15일자에 실린 논문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이는데, 해당 연구는 국내 회사의 간이 항체 검사로 진행한 연구로 실험방법에 대한 신뢰성이 확립되지 않았다”며 “이 논문 하나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의료계는 코로나19에 관한 위험한 음모론 제기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의 김우주 교수는 “바이러스에겐 여야, 좌우, 종교의 구분이 없다. 누구든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라며 “전 세계가 재난에 빠진 비상시국이다. 코로나19 퇴치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총력전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에 엉뚱한 음모론으로 에너지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고 당부했다.

앞서의 김신우 교수도 “일부 유튜버들이 체리피킹(자신이 원하는 부분만 취하는 행위)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누구든 감염자도, 피해자도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무책임한 혹세무민을 하느니 차라리 아무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일갈했다.

의료계의 이같은 지적이 나오자, 해당 주장을 펼쳤던 정규재 주필은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정 주필은 팜뉴스 취재진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단순히 문제를 제기한 것일 뿐”이라면서 “학설을 주장할 위치에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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