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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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산 ‘탈모약’ 핀페시아가 무차별적으로 팔리고 있다. 국내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의약품인데도 해외 직구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핀페시아의 주성분인 피나스테리드를 의사의 처방 없이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식약처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탈모 치료제로 쓰이는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오리지널 약은 프로페시아다. 하지만 프로페시아는 국내에서 비급여 전문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의사 처방이 필요하다. 접근성이 떨어지고 가격부담도 만만치 않다. 수년 전부터 탈모인들 사이에서 ‘가성비’ 좋은 인도산 탈모약을 암암리에 복용해온 이유다.

인도산 탈모약의 정체는 핀페시아다. 인도의 제약사 씨플라(Cipla)가 프로페시아의 특허 만료 이후 생산한 제네릭 의약품이다.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약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해외 구매대행 쇼핑몰 찾거나 현지 사이트를 찾고 있다.

핀페시아 제품 사진
핀페시아 제품 사진

현재 A 사이트에는 핀페시아 600정을 100달러(약 12만원)에 판매 중이다. 프로페시아를 처방받아 사면 90정에 약 16만원이다. 핀페시아 한 정당 약 200원, 프로페시아는 약 1700원으로 8배 정도의 가격 차이가 난다.

문제는 핀페시아를 무분별하게 복용할 경우 효과성과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비뇨기과 전문의 A 씨는 “기본적으로 피나스테리드 성분은 남성호르몬 수치를 떨어뜨리는 작용을 한다. 사정액 감소, 성욕저하, 발기부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탈모를 위한 오리지널약도 부작용이 있는데 의사의 처방 없이 무허가 제품을 복용할 경우 심각한 성기능 관련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부과 전문의 B 씨는 “피나스테리드 성분은 모든 탈모증에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다. 안드로겐성(남성호르몬)으로 인한 탈모에만 효과가 있다”며 “남성호르몬 중 탈모를 유발하는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호르몬을 막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트레스성 탈모에는 효과 없다”며 지적했다. 의사의 진단 없이 피나스테리드 성분을 복용하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핀페시아는 FDA 승인을 받은 제품이다.

FDA는 씨플라의 핀페시아를 2014년에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제네릭 제형에 대한 약식 허가신청(ANDA) 절차를 통해 허가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문의약품으로 허가를 내줬기 때문에 미국에서 복용하는 경우에 용법용량에 대한 전문의 조언이 반드시 필요한 의약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의료계는 핀페시아 같은 무허가 제네릭 제품은 불순물 혼입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앞서의 비뇨기과 전문의는 “국내 의약품은 KGMP 인증을 받은 시설에서 검증된 것만 허가를 받는다”며 “아무리 인도라고 하더라도, 제네릭 설비 시설을 신뢰할 수 없다. 중국산 ‘짝퉁’ 의약품이 자주 나오는 이유가 설비과정에 대한 검증이 부족해서 그렇다. 식약처의 적극적인 단속이 긴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묵묵부답이다. 팜뉴스는 10일부터 이틀간 식약처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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