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확산으로 제약산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는 분위기다. 일부 대형 제약사는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반면 중소형 제약사는 진단키트, 마취제 수출로 알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팜뉴스가 상위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로 촉발된 ‘제약사 춘추전국시대’의 ‘현재’를 진단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먼저 글로벌 승자는 ‘길리어드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길리어드의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에 대한 사용 승인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이 단숨에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하면서 길리어드의 매출은 ‘초대박’을 예상 중이다.

팜뉴스 분석 결과, 국내 주요 제약사 30곳 중 14곳이 코로나19 관련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광약품, 신풍제약, 종근당은 약물재창출 형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동물실험(비임상)을 넘어선 뒤 최근 식약처로부터 임상2상을 승인받았다.

이들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의 ‘잠룡’으로 꼽히고 있다. 부광약품의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는 코로나19 치료에 사용 중인 칼레트라와 유사한 효과를 보인다는 이유로 4월 식약처의 임상2상 관문을 뚫어냈다.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도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을 근거로 지난달 임상2상 승인을 얻어냈다.

종근당은 뒤늦게 잠룡 그룹에 합류했다. 췌장염치료제인 '나파벨탄'의 주성분인 '나파모스타트'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과정에 주된 역할을 하는 단백질 분해효소 ‘TMPRSS2’를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가졌다는 이유에서다. 종근당은 코로나19로 폐렴 확진을 받은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을 진행할 전망이다.

물론 이들 외에 JW중외제약의 표적항암제(CWP291), 동화약품의 천식치료물질(DW2008), 대웅제약의 니클로사마이드 성분 치료제(DWRX2003),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CT-P59),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GC5131A)도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세포 실험 또는 동물실험(전임상)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잠룡’ 그룹에서 제외됐다.

일양약품의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가 ‘다크호스’로 급부상 중이다.

슈펙트는 실험실 연구를 통해 48시간 안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0% 감소시켰다는 점을 이유로 러시아에서 임상3상에 착수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최초로 코로나19 치료제의 해외임상을 승인받았다는 점에서 시선을 받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일부 제약사들은 ‘K-바이오 열풍’을 계기로 알짜 수익을 얻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GC녹십자엠에스는 K-바이오 수혜를 누리고 있는 ‘실속왕’이다. GC녹십자엠에스는 최근 유럽 중동 등과 진단키트 ‘제네디아(GENEDIA)’ 시리즈에 대한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금액은 무려총 3000만 달러(약 363억원)이다. 이는 GC녹십자엠에스의 지난 1분기 매출(약 216억 원)을 웃도는 수치로 그야말로 ‘잭팟’을 터트린 것.

일동제약, 대원제약, 동국제약, 하나제약 역시 K-바이오의 훈풍을 체감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최근 싱가포르 측에 항생제 ‘아지탑스’를 수출했다. 대원제약은 룩셈부르크와 스웨덴에 프로포폴 성분 정맥마취제 프리폴MCT주를 공급했다.

동국제약도 코로나19 진정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프로포폴 성분의 주사를 유럽과 아시아 주요 4개국에 수출했다. 하나제약은 마취나 수술에 사용되는 근이완제 아트라주, 강심제인 하나도부타민염산염주사 등을 룩셈부르크에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반면 셀트리온은 최근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을 위한 집중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하지만 아직 치료 후보물질은 동물실험 단계에 그치고 있고 있다. 항체 신속진단키트, 면역진단키트도 곧 출시될 예정이지만 수출 계약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잠룡그룹과 다크호스 그리고 실속 그룹 명단에도 이름을 올릴 수 없었다.

국내 제약사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앞 다퉈 코로나19 치료 효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후보물질 관련 소식이 쏟아지면, 주가가 급등하고 주식시장은 들썩이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눈을 ‘밝히고’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주목하면 ‘춘추 전국시대’의 옥석을 가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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